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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도발에 대처하는 신태용호의 자세

신태용 감독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연습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신태용 감독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연습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한동안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던 축구대표팀이 러시아 입성 이후 냉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자신감이 살아나면서 웃음도 되찾았다.
 
13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스파르타크 훈련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기자회견과 인터뷰의 화두는 ‘도발’이었다. 앞서 열린 스웨덴대표팀의 인터뷰가 도화선이 됐다. 러시아 겔렌지크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스웨덴은 첫 경기 상대인 한국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안네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은 “한국의 전력에 대해 분석할 생각이 없다. 독일전, 멕시코전 등 첫 경기 이후 대진에 집중하고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미드필더 빅토르 클라에손도 “한국 경기의 영상을 아직 보지 않았다. 이번 주중에 한 번 정도 볼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거들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러시아에서 첫 훈련이 13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주장 기성용이 훈련을 마친 뒤 훈련장을 찾은 팬들에게 사인을 해 주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러시아에서 첫 훈련이 13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주장 기성용이 훈련을 마친 뒤 훈련장을 찾은 팬들에게 사인을 해 주고 있다. 임현동 기자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스웨덴에게도 한국은 간절한 첫 승 상대다. 한국전에 활용할 전술과 선수 기용이 노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앞서 훈련장과 숙소에 한국 취재진이 방문했을 때 스웨덴측이 노골적으로 경계의 뜻을 드러낸 것 또한 한국전의 중요성을 감안한 행동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감독과 선수가 ‘한국은 안중에도 없다’는 식으로 입을 맞춘 건 의도적인 도발이라 볼 수 있다.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특유의 위트를 담아 맞받아쳤다. 훈련장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웨덴에서 우리 팀을 분석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는데,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도 말로는 스웨덴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다. 스웨덴 감독이 어떤 의도로 그렇게 이야기했는지 모르겠지만, 경기 잘 하시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취재기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러시아에서 첫 훈련이 13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이승우가 훈련을 마치고 팬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러시아에서 첫 훈련이 13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이승우가 훈련을 마치고 팬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임현동 기자

 
스웨덴 훈련장이 보안이 취약해 스웨덴대표팀 관계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소식에 대해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는 잘 모르겠다. 스웨덴 캠프를 취재하는 우리 기자들 중에서 도와줄 분들이 있다면 (스웨덴 훈련) 사진과 영상을 찍어서 보내주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한국에 대해 분석하지 않고 있다’는 스웨덴 감독의 말을 유쾌하게 비틀어 꼬집은 표현이었다. 기자회견장이 또 한 번 웃음소리로 물들었다.
 
대표팀의 ‘당돌한 막내’ 이승우도 스웨덴의 도발을 유쾌하게 받아쳤다. “스웨덴은 우리가 잘 준비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로 파악하고 있다”며 운을 뗀 그는 특유의 시크한 표정과 함께 “스웨덴이 우리와의 경기에 대해 준비를 안 했다고 하는데, 우리한테 지고 우리가 즐기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러시아에서 첫 훈련이 13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손흥민(오른쪽)이 동료들과 패스게임을 하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러시아에서 첫 훈련이 13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손흥민(오른쪽)이 동료들과 패스게임을 하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임현동 기자

 
모두가 심리전에 가세한 건 아니었다. 주장 기성용, 에이스 손흥민 등 어깨가 무거운 선수들은 특유의 신중한 발언으로 무게 중심을 잡아줬다. 기성용은 “분석 안 하면 자기들만 손해아닌가”라며 뼈 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손흥민은 “스웨덴이 우리 영상을 보는지의 여부는 신경쓸 일이 아니다. 잘 준비했으니 안 보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우리가 더 칼을 갈고 경기장에 나서야 한다. (스웨덴의 도발) 하나하나까지 선수들이 머릿속에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평가전과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초반을 거치며 잔뜩 가라앉았던 축구대표팀 분위기는 ‘해 볼만하다’는 자신감과 함께 빠르게 살아나는 분위기다. 대표팀 관계자는 “선수들이 냉정과 열정을 함께 끌어올리는 과정에 있다”면서 “훈련장 분위기는 더욱 진지해졌고 그라운드 밖에서는 웃음 소리가 커졌다. 이 모든 변화를 긍정적인 사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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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