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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 정부에 힘 실어주고 보수야당엔 개혁 요구했다

이변은 없었고 민의는 분명했다. 어제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제7회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표심은 문재인 정부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보수 정당들에 보다 철저한 반성과 개혁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지역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라고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르는 선거여서 중간평가의 성격을 떨치기 어려웠다. 미니 총선이라 불릴 만큼 전국 12곳에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동시에 치러졌기에 더욱 그랬다. 그런 선거에서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대신 이합집산과 내홍만 일삼았던 보수 정치권이 민심의 철퇴를 맞은 건 당연한 결과였다. 심하게 기운 운동장에서 벌어진 선거였지만 유권자들은 소중한 참정권을 지키는 성숙한 주권의식을 보여줌으로써 역대 최악의 무관심 선거라는 오명을 던져 버렸다. 1995년 첫 지방선거(68.4%) 이후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60.2%)이 이를 웅변한다.
 
참패한 야당에 대한 국민적 메시지는 분명하다. 지금의 모습은 국정 농단으로 국격(國格)을 떨어뜨린 집단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는 판정인 것이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여배우 스캔들, 다소 실망스러운 북·미 정상회담 결과가 승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만 봐도 보수 야당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상처가 얼마나 컸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이를 치유하려면 여태껏 누려왔던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는 게 먼저다. 또다시 이리저리 이해와 득실만 따지는 인위적인 정계개편으로 넘어가 보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이 땅에서 보수 정치의 재건은 요원할 것이다.
 
여당도 승리에 자만할 게 아니다. 엄밀히 말해 이번 승리는 여당이 잘해서라기보다 야당이 지리멸렬했기 때문이며 남북과 북·미 간 평화 분위기 조성,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인기에 편승한 결과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범여권 정당들과 연대하면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자칫 작은 실수나 오점에도 유권자들로부터 한순간에 외면받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시 한번 신발 끈을 동여매고 진영이 아닌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책 개발에 전념해야 한다. 그리고 행정부의 지나친 독주에 제동을 거는 정권 내의 쓴소리꾼 역할을 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선거에서도 유권자들이 판단에 어려움을 겪은 데서 드러났듯, 지방자치가 스물네 해를 맞도록 여전히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착되지 못한 현실은 안타깝다. 그것은 낮은 재정 자립도에 주민 관심이 낮은 탓도 있지만 중앙정부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지자체의 자구 노력이 미흡한 까닭도 있다. 지자체들은 중앙정부 정책을 집행하는 일선 행정기관을 넘어서 지역주민들의 요구를 실현하는 주체가 되도록 책임을 다해야 한다. 중앙정부 역시 지방분권과 주민자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과감한 권력 이양 등으로 협치를 이뤄나가야 한다.
 
청와대와 정부는 또 자기편이 아니면 배척하고 공격하는 자세를 버리고 광범위한 스펙트럼 속에서 인재를 구하고 의견을 청취하는 열린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닫힌 마음으로는 분열을 극복할 수 없고, 그런 분열을 안고서는 어떠한 성취를 얻든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개혁은 어느 한편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여당과 야당의 개혁 사박자가 맞아떨어져야 적폐도 청산되고 바람직한 방향의 국가 개조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유권자들의 표심이요, 국민의 민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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