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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동영상 어떻길래···"전형적 부동산업자 홍보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연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여줬다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기회가 왔을 때 잡으라고 북한에 제안·권유하는 내용의 4분 30초 분량 동영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김 위원장뿐 아니라 북한 대표단 8명에게 아이패드로 보여줬다고 밝혔다.   
 
동영상은 미사일 발사 및 전투기 이륙 장면과 이에 확연히 대비되는 대형마트와 첨단 기술을 연이어 보여주면서 선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북한이) 전 세계의 투자, 의학적 난관의 돌파, 풍성한 자원, 혁신적 기술, 새로운 발견이 있는 곳이 (되는 것이) 가능하다”며 “문제는 선택이며 세계는 지켜보고 기대하고 희망할 것이다”라는 것이다. 
 
또 “결과는 2가지, 후퇴하는 것과 전진하는 것밖에 없다”며 “새로운 세계가 오늘 시작될 수 있다. 우정·신뢰·선의가 있는 곳, 그 세계에 합류하라”고 내레이션을 통해 당부했다. 
새로운 선택을 한다면 번영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는 독려이면서, 변하지 않을 경우 재앙을 면치 못할 것이란 협박이기도 하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영상에 대해 외신들은 전형적인 사업가의 홍보 문법을 따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외교적 해법을 찾으려는 국가 정상이 제작했다기보다는 부동산 업자가 강매하려 만든 것 같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군축·비확산 담당 선임 국장을 지낸 존 울프스탈은 “동영상은 부동산 업자가 잠재 고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드는 영상과 정확히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의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이 알고 있는 걸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선임 부소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비즈니스 방식을 외교에 적용하고 있다”며 “거래 실패가 전쟁이나 충돌로 이어질 것이라고 대놓고 협박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 평가했다.
 
동영상의 ‘문법’ 뿐 아니라 내용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USIP) 북한 전문가는 “동영상은 경제 개발에 초점을 맞췄는데, 김정은이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건 자신의 체제 보장”이라며 “이 때문에 비디오 자체가 (김정은에게) 결정적인 설득력을 발휘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린 부소장 역시 동영상이 담고 있는 경제적 번영이 북한이 원하는 바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 “북한은 자신들이 그 영향력을 직접 통제할 수 없는 투자 개방을 원하지 않으며, 단지 엘리트를 위한 부자 나라가 되는 경험을 얻기에 충분할 정도만 개방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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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은 동영상 외에도 기자회견의 여러 대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가의 본성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해변 발언을 인용하며 “마치 다음 (투자) 기회를 찾고 있는 것처럼 들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부동산 제국의 경영을 두 아들에게 넘기기는 했지만 어떤 사업도 처분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꼬집으면서다. 
 
기자회견 질의응답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서 아주 아름다운 해변과 콘도들을 볼 수 있었다”며 “해변에 대포를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관광지로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북한에)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은 중국과 한국 사이에 있기 때문에 굉장히 좋은 입지를 갖고 있다”라고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이그나티우스는 12일 칼럼에서 “북·미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도유망한 ‘빅 가이(김정은)’의 멘토 역할을 하는 '어프렌티스: 북한 독재자' 편처럼 보였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장에선 김 위원장의 등을 두드리고, 기자회견장에선 “26세의 나이에 이런 상황(북한)을 물려받았고 통치했다”며 호평한 것이 마치 “당신은 고용됐다(You're hired)”고 말하는 것 같았다는 관전평이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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