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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뷰엔] 통계는 공공재, 소수가 독점해서는 안 돼

 
공공재(public goods)라는 묘한 재화가 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대부분의 상품은 사적 재화(private goods)로 시장에서 거래된다. 공공재와 사적 재화를 구분하는 차이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공공재의 경우 다른 사람이 재화를 사용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비배제성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이 소비한다고 해서 그 재화가 없어지지도 않는다는 비경합성이다. 
 
사과나 빵은 누군가가 돈을 내지 않고 먹겠다면 주지 않을 수 있고, 또한 사서 먹으면 소비되어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국방이나 태풍경보 등은 대표적인 공공재로 누구의 사용을 배제하거나 누가 사용한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공공재는 시장에 맡겨 두면 아예 생산되지 않거나 필요한 양보다 적게 생산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정부가 존재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이러한 필수적인 공공재를 생산하기 위해서다. 정부가 국민에게 세금을 징수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통계생산과 그에 대한 공정한 해석의 제공은 공공재이다. 이를 위해 국가기관인 통계청에서 국민 생활과 밀접한 통계를 생산하고,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라는 공공기관에서 통계에 대한 해석을 국민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국민 생활에 필요한 통계인데도 시장에 맡기면 생산되지 않거나 적정한 만큼 생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통계라는 공공재의 생산을 대행한다고 해서 정부부처의 일부 인사가 그 통계와 해석 결과를 독점해서는 곤란하다. 통계 생산과 해석은 간단하지 않아 항상 자의성을 동반할 수 있다. 
 
표본의 대표성 문제도 있고,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통계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오해나 잘 모르고 또는 고의로 통계 결과를 자신의 의도에 맞게 해석하려는 시도들이다. 전 세계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통계를 다루는 기관들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항상 강조되는 것은 이러한 문제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한 달여 동안 화제의 중심은 2018년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소득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쟁이었다. 현 정부의 최우선 정책과제인 소득주도성장이 올해부터 16.4%라는 최저임금인상을 통해 집행되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이 과연 전체의 소득분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 영향을 분석할 수 있는 통계는 생산하는데 상당한 시차가 있어, 6월 현재에도 겨우 2018년 3개월간의 수치만 나와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최저임금이 전체의 고용이나 소득분배에 미치는 영향을 짐작은 할 수 있을 뿐, 통계수치로 제대로 보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이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이 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계 소득동향 관련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이 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계 소득동향 관련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듯이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만을 보고 말하는 일들은 어찌 보면 당연한 과정이다. 틀린 이야기나 엉터리 이야기를 한 사람은 나중에 비난과 질책을 받으면 되니까 말이다.
 
그러나 통계청 통계와 그 해석을 독점하고 본인들에게 유리한 부분만을 공개하는 행위는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즉, 이번 문제의 핵심은 최저임금이 고용이나 소득분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는 설익은 주장보다, 자세한 원자료와 정부 출연연구소의 분석결과를 소수만이 독점하고, 그 결과를 선별적으로 공개하였다는 데 있다.
  
지난해부터 관련한 통계수치에 대하여 일부 정부 기관들이 유리한 결과만을 독점적, 선별적으로 사용하여 정책을 홍보하려는 시도가 나타난다. 
 
그 때문에 언론과 국민은 같은 통계를 가지고 다르게 해석하고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의심하여 정부의 발표를 믿지 않은 것이다. 
 
이를 국민이나 언론의 무지나 오해라고 주장하는 것도 부질없는 일이다. 바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면 조급해할 필요도 없고 국민 앞에 더 겸손해야 한다.  
 
통계는 공공재이기 때문에 통계기관의 독립성과 중립성의 확립은 물론, 결과물과 기본적인 분석 내용은 국민에게 공유돼야 한다.
 
 유경준 코리아 텍 교수
 
유경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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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