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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2035] 춤추기에 늦은 때는 없다

민경원 대중문화팀 기자

민경원 대중문화팀 기자

지난 주말 상명아트센터를 찾았다. 훌라 공연에 참여하기 위함이었다. 전국의 크고 작은 단체와 동아리가 모여 함께 하와이 전통춤을 추는 자리인 만큼 모두가 한껏 치장한 모습이었다. 벨벳 드레스를 맞춰 입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팀이 있는가 하면, 이국의 섬에서 갓 도착한 것 마냥 섹시한 몸매를 드러내고 있는 팀도 있었다.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속한 ‘룰루랄라합창단’이었다. 1940년생부터 98년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멤버로 구성된 그들의 모습은 꽤나 이질적이었다. 그 공간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은 여성, 그것도 젊은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암 파인 땡큐’로 첫 무대를 여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이들은 모두 암을 극복한 환자들로 “나는 괜찮다”는 말로 “암(癌)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음악감독 겸 가수 이한철은 “암 치료 과정도 힘든 시간이지만 투병을 마치고 다시 사회 구성원 일부로 돌아오는 것 역시 중요한 문제”라며 노래를 만든 배경을 밝혔다.
 
힘든 시간을 함께한 나와 우리를 위해 소박한 행복을 노래하자는 ‘나우프로젝트’의 뜻처럼 가사는 정겹고 귀여웠다. “일 분이라도 한 뼘이라도 더 웃을 수 있게 서로 마주 보자 행복이 달아나지 않게”라니, 과연 “괜찮아 잘 될 거야”(‘슈퍼스타’)라고 전 국민을 응원한 그다운 발상이었다.
 
후회했다, 편견 가득한 시선을. 그리고 반성했다. 무대 위에서 더 예뻐 보이는 데 급급한 나의 마음가짐에 대해. 사실 동작이 서툴고, 박자가 엇나가는 것이 뭐가 중하겠는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기술이 아니라 진심이 담긴 표현인데 말이다. 훌라 또한 함께 살아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수화로 표현하는 춤임을 간과했다.
 
음악이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 쉽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우프로젝트는 “조금 다르게 생겨도 조금 느리게 걸어도 가까이”(‘가까이’)라며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노래하고, “이 나이에도 장미꽃을 사본다 유행가를 부른다”(‘이 나이쯤에’)고 선포했다. 몸이 불편하면, 나이가 들면 마땅히 어떠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시원하게 걷어차 버린 셈이다.
 
청춘은 젊은이의 전유물이 아님을 새삼 깨달았다. 열린 사고를 가진 그들이 여전히 청춘이라면, 여러 색안경으로 닫힌 사고를 지닌 사람들이 노인이 되는 것이다. 사실 정해진 때라는 건 애초에 없는 게 아닐까. 도전하기 좋을 때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지금 춤추고 싶다면, 그것이 춤추기 가장 좋은 때인 것처럼 말이다.
 
민경원 대중문화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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