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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체제 보장? … 트럼프 “난 미군 철수 원해, 지금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예고하며 비핵화 대장정에 예상치 못했던 파장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이웃 국가에서 이런 것(훈련)을 한다면 매우 도발적(provocative)인 상황일 것”이라며 “전쟁연습(war games)을 하는 것은 부적절(inappropriate)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연습을 중단할 것이고 그에 따라 굉장한 양의 돈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단 “한국과 협상을 할 것”이라고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체제 안전을 보장했는가”라는 질문에 “현재 3만2000명의 미군이 한국에 주둔 중이고 나는 그들의 철수를 바란다”고 답했다. 다만 “(철수가) 지금은 아니다”고 밝혔다.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주한미군 규모는 3만2000명이 아니라 2만8000명 안팎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왼쪽 둘째)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북·미 정상 공동합의문을 교환하고 있다. [싱가포르 AFP=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왼쪽 둘째)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북·미 정상 공동합의문을 교환하고 있다. [싱가포르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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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을 포함해 해외주둔 미군에 대해 비판적이다. 지금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에 국방예산을 늘리라고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016년 미국 대선을 치를 땐 이미 한국을 안보무임승차국으로 공격했고 한국이 내는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도 ‘껌값’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번엔 그 의미가 다르다.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에 미국 정부가 유지해 왔던 주한미군의 한·미 연합군사훈련 성격에 대한 입장을 사실상 무너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북한이 핵실험 중단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 유예의 대가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할 때마다 미국 행정부는 “북한의 핵실험 등은 유엔 등 국제사회의 명령을 거부하는 위반이자 도발 행위인 반면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비하는 방어적 훈련인 만큼 절대 교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도발적”이라며 마치 북한의 손을 들어주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 게임(전쟁 놀이)’이라는 용어를 쓰면서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비난해 온 표현인 “전쟁 놀음”과 유사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주한미군 감축·철수 가능성까지 열어놓아 향후 북한 비핵화에 한·미 군사동맹의 완화 카드를 사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대장정을 시작하는 이날 한국을 상대로 안보와 무역 양쪽에서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예산과 지출, 무역에 대해서는 계속 한국과 새로운 거래(deal)를 하고 있다”며 “연합훈련은 비용 부담이 크다. 괌에서부터 전투기가 6시간30분을 날아오고 폭격기들이 한반도 주변으로 배치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비행기에 대해서는 잘 아는데, (이동 비용이) 아주 비싸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매우 포괄적인 거래를 협상하고 있다”며 “우리는 돈을 아주 많이 절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대한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주한미군을 거론한 것을 놓고 일부 대미 전문가들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한 유인 카드”로 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를 염두에 두고 지지층 챙기기 발언을 했다는 설명도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도발적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거론해 오히려 대북 협상력을 떨어뜨리고, 주한미군 철수·감축을 거론해 한·미 동맹 약화 불안감을 낳는 것 아니냐는 우려 역시 있다.
 
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과 곧 국교를 수립할지에 대한 질문에 “곧 되기를 바란다”면서도 “앞으로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해 비핵화 진척이 전제임을 시사했다.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 논의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면서도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군사 옵션 등을 고려할 수 있느냐는 질문엔 “위협적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만 말했다.  
 
싱가포르=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특별취재팀
김현기·정효식 워싱턴 특파원, 예영준·신경진 베이징 특파원, 정용수·이철재·전수진·유지혜·박유미·윤성민 기자, 강민석 논설위원, 김민석 군사안보연구소장, 오영환 군사안보연구소 부소장, 이영종 통일문화연구소장, 정영교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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