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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미훈련을 죄악시하듯 묘사 … 굉장히 충격적”

역사적인 첫발은 뗐지만 비핵화 해법에선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지켜본 전문가들의 평가다. 미국이 강조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 약속이 어떤 식으로든 정상 간 합의에 반영되리라던 예상이 빗나가면서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훈훈한 분위기에서 회담을 마친 만큼 신뢰를 쌓는 초석을 마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후속회담이 더욱 중요해졌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위성락 서울대 정치외교학 객원교수, 신각수 전 주일대사,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이정철 숭실대 정치외교학 교수,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 교수 등 전문가 6인의 얘기를 들었다.
 
①“제일 중요한 부분 빠졌다”=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냈던 천영우 이사장은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CVID 문구가 빠진 것과 관련, “공동성명만 봐서는 미국이 생각하는 CVID와 같은 내용이 담긴 것인지 알 수 없다”며 “공동성명 문구가 사실상 CVID의 의미라고 해도 북한이 그 CVID 표현을 명시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각수 전 대사는 “정상 간에 최소한 ‘검증’에 대한 내용이라도 합의하길 기대했는데 제일 중요한 부분이 빠졌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평화교섭에 처음 나왔는데 미국이 기선을 제압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정철 교수는 “공동성명에 판문점 선언의 ‘완전한 비핵화’를 확인하고 인용했다는 점은 우리 정부로서는 의미가 크다”며 “북·미 후속회담에서 세부 논의들이 진행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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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위성락 교수는 “발표된 합의문만 보면 주고받기가 깊숙하게 들어간 것은 아닌 듯하다”며 “그럼에도 정상 간 신뢰를 만들고 후속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 놓은 만큼 우리는 냉정하게 2라운드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②“북한, 국제적 위상 확보”=북·미 관계 개선과 체제안전 보장은 공동성명의 1, 2항에 담겼다. “새로운 미·북 관계를 수립하기 위해 노력”하며,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체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하기로 했다. 천영우 이사장은 “북한은 트럼프가 만나서 영광스럽다고 했을 정도로 국제적 위상을 확보하고, 체제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받은 반면 미국이 무엇을 얻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동엽 교수는 “CVID도 빠졌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완전한 체제 보장(CVIG)’도 빠졌다고 볼 수도 있으니 이번엔 서로 한 발씩 양보하면서 신뢰 관계를 만드는 공감대를 구축했다고 보면 된다”고 호평했다. 서정건 교수는 “근본적인 문제는 미국과 북한 간의 뿌리 깊은 불신이었다는 점에서 향후 트럼프와 김정은의 껴안기가 지속된다면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말했다.
 
공동성명에 전쟁포로, 전쟁 실종자들의 유해 문제가 포함된 건 미국 내 여론을 겨냥한 조치로 봤다. 김동엽 교수는 “웜비어 사건 등으로 격앙된 미국 내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전환하는 데 효과가 있고, 종전선언을 하기 위해서도 유해 송환은 선행돼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③“북한 논리 받았다”=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을 놓고 “도발적”이라며 중단을 거론했다. 서정건 교수는 “한·미 군사훈련을 ‘전쟁 놀이(war games)’로 보는 것은 북한의 논리인데 트럼프가 그런 표현을 받아썼다. 미 국무부나 국방부에서 한·미 군사훈련의 의미와 역사를 제대로 보고했는지 의심이 들 정도”라며 “주한미군 철수도 다음 합의에 들어가 있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천영우 이사장은 “트럼프가 한·미 연합훈련을 죄악시하는 것처럼 묘사해 굉장히 충격적”이라며 “트럼프 입에서 한·미 동맹을 부정하는 언급을 직접 받아낸 것은 북한 입장에선 대성공이고 엄청난 성과”라고 우려했다. 
 
박유미·윤성민·정진호 기자 yumip@joongang.co.kr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특별취재팀
김현기·정효식 워싱턴 특파원, 예영준·신경진 베이징 특파원, 정용수·이철재·전수진·유지혜·박유미·윤성민 기자, 강민석 논설위원, 김민석 군사안보연구소장, 오영환 군사안보연구소 부소장, 이영종 통일문화연구소장, 정영교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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