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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회담 결과 지지", 日 전문가들 "불가사의할 만큼 부실"

일본의 시선 역시 12일 하루 내내 싱가포르로 쏠렸다.   
NHK는 물론 TV아사히를 비롯한 민영 방송 모두가 사실상 하루 종일 특보체제를 이어갔고, 신문들은 호외를 발행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2일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2일 총리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북·미 회담 일정이 마무리된 오후 6시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를 다시 한번 문서의 형태로 확인했다. 북한 관련 현안의 포괄적 해결을 위한 일보(한걸음)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과 일본사이의 핵심 현안인 납치문제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거론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납치문제는 물론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결의도 재차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날 밤 9시30분쯤엔 싱가포르에서 미국으로 돌아가는 귀국길의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 아베 총리는 통화 뒤 "지금 상세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납치문제에 대해 내가 말했던 걸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제대로) 전달했다"고 했다. 또 비핵화에 대해서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명확하게 약속한 의미는 크다","김 위원장이 명확하게 트럼프 대통령에게 확약했다는 게 중요하다. 신속하게 비핵화를 진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지만 사실 이날 회담 결과는 일본 정부의 기대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었다. 12일 오전 고노 다로(河野太郎)외상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관방장관은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대량살상무기, 모든 사정거리의 미사일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폐기)를 향해 북한으로부터 명확한 약속을 끌어낼 수 있느냐가 회담의 초점”이라고 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지금까지 북한은 아무 것도 약속하지 않고 있다. 결코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회담의 성공여부를 평가하는 일본 나름의 가이드라인을 CVID로 설정한 것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기대했던 내용은 북·미 정상이 서명한 문서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도 언급되지 않았다.  
 
CVID가 문서에 포함되지 않는 등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이 전혀 언급되지 않은데 대해 일본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실망감이 강하게 표출됐다.
 
NHK에 출연한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慶應)대 명예교수는 “공동성명 내용을 보면 그동안 판문점에서 몇 차례나 이뤄진 북ㆍ미간 실무협의에선 도대체 무슨 논의가 이뤄졌는가 의문이 든다"며 "북·미 양쪽 모두에게 ‘이 정도 내용으로 괜찮을까’싶을 정도로 불가사의하다”고 말했다.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중앙포토]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중앙포토]

오코노기 교수는 이어 “부시 정권이나 오바마 정권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인가 딜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갖고 있었는데 무엇과 무엇을 딜을 했는지 구체성이 전혀 없다”며 “북한에 대해 최대한의 압력을 그만 둬도 될지 의문이 남고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성명도 당초 기대에서 후퇴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NHK의 한반도 전문기자는 “CVID가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은 북한이 미국의 강한 (핵 포기)압박을 잘 버텨냈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일본 정부는 북·미 회담 결과에 대한 평가와는 무관하게 북한과의 독자적인 접촉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아베 총리가 말했듯 납치문제 해결을 위해선 북한과의 직접적인 협상외엔 길이 없기 때문이다. 
 
14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리는 국제 회의에 외무성 관계자들이 파견돼 북한측 당국자들과 접촉할 예정이다. 
 
또 8월초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각료회의에선 고노 외상과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선 아베 총리와 김정은 위원장이 만날 가능성이 있다.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을 지렛대로 납치문제를 움직이겠다는 게 일본 정부의 전략이지만, “납치문제는 이미 해결이 끝났다”는 북한이 태도를 바꿀지는 미지수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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