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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요청한 우병우 "무죄 밝혀야 하는데 내가 왜 도주하겠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뉴스1]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뉴스1]

국가정보원에 민간인·공무원을 불법 사찰하라고 지시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1)이 12일 법원에 보석을 요청했다. 증거인멸과 재판 지연, 도주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면서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김연학)는 우 전 수석에 대한 보석 심문기일을 열었다. 지난 7일 우 전 수석은 법원에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을 청구했다.
 
검찰 "지금도 범죄사실 부인하고 증거 인멸, 도주 우려 있다"
검찰 측은 '불가 방침'을 내세웠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은 지금도 범죄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며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의 일방적인 보고라고 하거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라고 하는 등 자신의 책임을 위·아래로 전가하고 있다"며 "보석으로 풀려나면 증거를 인멸할 충분한 사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남은 증인 중에는 청와대에 파견돼 우 전 수석과 함께 근무했던 직원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높은 증인이 많다"며 "우 전 수석이 객관적 자료로 인해 명백하게 인정된 사실까지 부정하는 상황에서 이들 직원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증거조작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은 증거에 대한 견해를 밝히라는 재판부의 소송 지휘에 응하지 않아 구속 후 4개월이 지나서야 첫 번째 증인신문이 이뤄지기도 했다"며 "다른 재판의 1심에선 실형을 선고받았기에 도주의 우려도 높다"고 강조했다.
 
우병우 "나야말로 신속한 재판 원해…진실 밝혀지기 전까진 도주 왜 하겠나" 
우 전 수석은 검찰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재판을 고의로 지연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저야말로 신속한 재판을 받고 싶다"며 "그동안 재판이 지연된 건 국정원에서 필요한 답변을 하지 않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혐의를 부인하고 책임을 위아래 사람에게 전가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피고인은 혐의를 부인할 수 있는 헌법상 기본권이 있다"며 "대통령의 지시로 제가 업무를 수행한 것은 사실이고, 제 밑에서 일한 사람들이 말하는 것도 부인하지 않고 인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증거인멸 우려에 대해서는 "저와 함께 청와대에 근무한 직원들이 사실대로 말을 못한 게 있다면 현직 공무원이라는 입장 때문"이라며 "그게 저 때문이라는 건 과한 말씀"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도주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23년 동안 검사 생활을 했기에 피고인의 도주는 변명의 여지 없는 잘못의 인정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무죄를 다투고 있는데, 진실이 밝혀지고 제 명예가 회복되기 전에는 어떤 경우도 도주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우병우 "청와대에선 관습적으로 일하는 것 고려해야" 
자신이 받는 혐의에 대해서 우 전 수석은 '관습적으로 업무를 진행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성문법 국가지만 업무의 근거가 없는 정부조직법으로 인해 청와대에선 관습적으로 일한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법상 근거가 아니라) 앞선 사람이 어떻게 했느냐, 상식적으로 맞느냐가 가장 큰 기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주장했다. 
 
우 전 수석 측 변호인 역시 "죄목인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는 정권교체가 이뤄진 후 전 정권의 공직자를 상징적으로 처벌하게 될 우려가 높다"며 "이렇게 처벌된다면 어느 정부의 공직자가 범죄의 위험 속에서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런 양측의 의견을 고려해 우 전 수석의 보석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우 전 수석은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등을 불법 사찰하게 하고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운용 상황을 보고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1월 추가 기소됐다. 그는 최순실(62)씨의 국정농단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도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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