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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최선희 회담 중, 폼페이오 트윗 3번 띄워 심리전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싱가포르 이스타나 궁에서 열린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확대 정상회담에서 싱가포르 측이 준비한 자신의 생일(6월 14일) 축하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싱가포르 이스타나 궁에서 열린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확대 정상회담에서 싱가포르 측이 준비한 자신의 생일(6월 14일) 축하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있다. [연합뉴스]

세기의 담판을 하루 앞둔 11일 북한과 미국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외부 접촉을 철저히 피하고 막판 협상 전략 마련에 집중한 북측과 달리 미국은 공개적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나섰다. 그 선봉에는 정상회담 준비를 도맡아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섰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후 JW매리어트 호텔에 마련된 백악관 프레스센터에서 단상 앞에 섰다. 폼페이오 장관은 브리핑 예정 시간인 오후 5시보다 43분 늦게 등장,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마이크를 잡은 그는 회담 준비 상황부터 소개했다. “성 김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오늘 오전과 오후에 만났으며 지금도 만나고 있다”면서다. 그러면서 “협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우리 기대보다도 빨리 논리적인 결론에 이를 것 같다”며 이견을 좁혀가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폼페이오. [EPA=연합뉴스]

폼페이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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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앞서 오전부터 세 차례에 걸쳐 트위터를 통해 김 대사와 최선희의 실무협의 개최 사실을 알렸다. 판문점에서 여섯 차례 진행된 북·미 실무협의의 경우 미 당국이 사전이든 사후든 구체적으로 확인한 바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었다. 막판까지 원하는 바를 더 얻어내기 위해 북한을 압박하는 일종의 심리전을 펼친 것으로 볼 수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회담을 낙관한다”면서도 “북한은 기꺼이 비핵화를 하겠다는 의사를 보였고, 우리는 그 말들이 진정성이 있는 것인지 확인할 수 있기를 열망한다”며 공을 북한에 넘기는 듯한 발언도 했다.
 
외교가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이 마이크를 잡은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통상 미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 안보 관련 이슈를 브리핑하는 것은 국가안보회의(NSC)의 몫이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직접 등판한 것은 정상회담 준비 국면에서 존 볼턴 보좌관의 NSC가 아니라 협상파인 국무부가 핸들을 잡고 국면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 정부의 북핵 관련 연구 과정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그는 미 정부에 북한 핵무기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이날자 뉴욕타임스(NYT) 기사를 문제 삼으며 “우린 3개월 동안 수백 명의 전문가와 함께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연구해 왔다”며 “군사 전문가와 에너지부 전문가를 비롯해 미사일 엔진과 각종 생화학무기·생물학·항공우주학 등 다양한 분야를 전공한 수십 명의 박사도 있다”고 강조했다.
 
북측에서는 막판 준비에 꼭 필요한 인사들만 움직였다. 최선희가 외부에서 성 김 대사와 실무협의를 했고, 김창선 당 서기실장(국무위 부장)이 이날 낮 12시55분쯤 호텔 로비에서 목격됐다. 호텔 주변에선 “회담이 열리는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최종 점검을 하고 온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날 오후 3시쯤에는 최 부상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비롯해 경호원 30여 명을 태운 버스가 카펠라 호텔로 향했다. 앞서 김영철·이수용 당 부위원장을 비롯해 북한대표단은 오전 6시30분쯤 호텔 1층 식당에서 뷔페로 식사를 했다.
 
양측 대표단의 숙소 주변은 군부대를 연상시킬 정도로 차단과 통제가 심했다. 이날 오전 김 대사와 실무협의를 마치고 돌아온 최 부상이 탑승한 차량도 호텔 입구에서 검문을 받았다. 호텔 투숙객은 검색대를 통과한 뒤에야 입장이 가능했다. 검색 과정은 김 위원장의 경호원(974부대원)들이 지켜봤다. 검은색 정장을 한 북한 경호원들은 한쪽 귀에 이어폰을 낀 채 호텔 출입구는 물론이고 엘리베이터 앞, 2층 난간 등을 오가며 주변을 경계했다. 김창선 당 서기실장이나 최선희 부상 등 간부들이 복귀할 땐 이들을 따라가며 엘리베이터 앞까지 안내했다.
 
이들은 일체의 사진 촬영을 허용치 않도록 호텔에 요구했고 사람들이 주머니에 손을 넣지 못하도록 강요했다. 자기들끼리 말할 때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말하거나, 암호화된 것으로 보이는 눈짓과 손짓으로 의사소통했다.
 
그러나 오후 1시30분 호텔 로비의 프런트에서 큰소리가 들렸다. 건장한 북한 관계자가 한국인 호텔 직원을 향해 “밥곽!”“밥곽!”을 외친 것이다. 밥곽은 ‘도시락’를 지칭하는 북한 말인데 도시락을 주문하는 상황에서 직원이 알아듣지 못하자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아 도시락?”이라고 하자 사내는 “밥곽 두 개를 하는데 빵, 빠다(버터), 냉주스(아이스주스)로…만들어 놓으면 가져가겠다”고 했다.
 
삼엄한 경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체류 중인 샹그릴라 호텔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호텔 별관(밸리윙)에 묵고 있어 호텔 본관까지는 접근이 가능했다. 회담이 열리는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의 경비는 더욱 삼엄해 취재진의 접근이 어려웠다. 회담장 주변과 도로 등의 경비에는 ‘세계 최강 용병’으로 이름난 네팔 구르카족이 투입됐다는 소문도 있다.  
 
싱가포르=김현기 특파원, 정용수·유지혜 기자 luckyman@joongang.co.kr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특별취재팀
김현기·정효식 워싱턴 특파원, 예영준·신경진 베이징 특파원, 정용수·이철재·전수진·유지혜·박유미·윤성민 기자, 강민석 논설위원, 김민석 군사안보연구소장, 오영환 군사안보연구소 부소장, 이영종 통일문화연구소장, 정영교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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