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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몰타 떠넘기기 … 600여명 탄 난민구조선 지중해 표류

대규모 이민자를 태운 난민 구조선이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입항을 거부당해 바다에서 대기 중이다. 반이민을 내걸고 총선에서 약진해 새 정부의 내무장관 겸 부총리를 맡은 마테오 살비니 동맹당 대표가 “몰타도 책임을 분담하라”고 요구하면서다. 하지만 몰타 정부가 이를 거부하자 난민 구조선은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불법 이민자 추방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집권 연정에 참여한 살비니 장관은 리비아 해안에서 629명을 구조해 태우고 온 난민구조선 ‘아쿠아리우스’의 입항을 거부했다고 BBC 방송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쿠아리우스에는 청소년 123명과 어린이 11명, 임산부 7명 등도 타고 있다. 50명가량은 익사 위기에 처해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아쿠아리우스는 지중해에서 6차례의 야간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이 외에 이탈리아 해군과 이탈리아 해안 경비대, 상선 등이 난민들을 바다에서 구조해 아쿠아리우스에 인계했다.
 
살비니 장관은 이탈리아 남쪽 섬나라 몰타를 향해 “몰타가 모든 구조 요청에 ‘아니오’라고 말할 수는 없다. 좋은 신은 몰타를 (이탈리아) 시칠리아보다 더 아프리카에 가깝게 만들어 놓으셨다”며 아쿠아리우스를 받아들이라고 요구했다. 살비니 장관은 이전에 난민 126명을 태운 시푸크스 구조선이 표류했을 당시 몰타 정부가 도움을 주는 것을 거절했다고 지적했다. 시푸크스 구조선은 이에 따라 시칠리아에 입항했다고 비정부기구 시워치가 밝혔다.
 
이에 대해 몰타 정부는 독일자선단체인 ‘SOS지중해’가 리비아 해역에서 이민자들을 데려왔다면서 이는 이탈리아의 관할권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SOS지중해의 마틸드 오빌랭 대변인은 북쪽으로 향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고 시칠리아로 향했는데 지금은 이탈리아 해상구조조정센터가 이탈리아에서 35해리, 몰타에서 27해리 떨어진 해상에서 대기하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살비니 장관은 이탈리아 정부가 이민자 추방을 늘려야 하고, 유럽연합(EU) 소속 다른 국가들과 망명 희망자를 분담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는 국경에서 이민자들을 밀어내고, 스페인은 무기로 국경을 방어한다”며 “이탈리아도 인신매매와 불법 이민 산업은 안 된다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살비니 장관은 해상에서 난민들을 구조하는 조직들에 대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탈리아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유럽에 도착하는 주 통로 역할을 해왔다. 2013년 이래 약 70만 명이 지중해를 건너 도착했다. 사회적·경제적 부담이 커지면서 반난민 정서가 퍼졌고, 지난 총선에서 극우 동맹당과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이 약진하는 자양분이 됐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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