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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 음악 듣고 책도 읽고 … 아트 캠핑 즐겨볼까요

KT&G가 운영중인 ‘상상마당 논산’ 캠핑장. 가족 단위로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분수대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이소아 기자]

KT&G가 운영중인 ‘상상마당 논산’ 캠핑장. 가족 단위로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분수대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이소아 기자]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야외에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몇 년 사이 캠핑 문화가 대중화한 데다 최근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주말인 지난 9일 충청남도 논산시 상월면. 쏟아지는 물줄기 사이로 아이들의 자지러지는 웃음소리가 한낮의 열기를 시원하게 갈랐다. 엄마들은 햇볕을 가리느라 얼굴을 찡그렸지만 오늘만큼은 온 몸이 흠뻑 젖어 뛰노는 아이들을 혼내는 대신 흐뭇하게 바라봤다.
 
이곳은 KT&G가 2011년 세운 ‘상상마당 논산’이다. 당시 학생 수 감소로 문을 닫게 된 한천 초등학교 부지를 리모델링했는데, 이제는 청소년 체험공간이자 일반인들의 캠핑 명소로 자리잡았다. 이날도 아침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어 차 지붕에 싣고 온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빨간색·갈색·은은한 꽃무늬 텐트 등 각양각색이다.
 
대전에서 온 정민아씨는 “4살, 5살 연년생 아이들이 너무 활동적이라 미세먼지가 아주 나쁘지 않으면 가급적 나오려고 한다”며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걸 보니 잘 온 것 같다”고 했다.
 
인디밴드 맥거핀의 ‘상상마당 홍대’ 라이브홀 공연 모습. [이소아 기자]

인디밴드 맥거핀의 ‘상상마당 홍대’ 라이브홀 공연 모습. [이소아 기자]

실제 상상마당 캠핑장은 어린이들의 문화 체험에 최적화한 공간이다. 매달 인디밴드나 통기타 연주 등 공연형 또는 체험형으로 ‘아트 캠핑’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손선영씨는 “아이들이 9살 쌍둥이인데 캠핑하며 체험을 할 수 있어서 벌써 4번째 왔다”며 “오늘은 친구들과 미니 화분 만들기를 하고 왔다”고 했다. 캠핑장 옆 ‘아팅 라운지’ 건물에선 커피를 마실 수도 있고, 어른과 아이들이 편안한 소파에 누워 한가롭게 독서를 즐길 수도 있다.
 
손씨는 “호텔이나 리조트에 가면 가족들끼리만 지내지만 여기선 전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된다”며 “캠핑의 묘미는 정(情), 어울림”이라고 했다.
 
논산의 한천초교가 캠핑장으로 변신했다면 강원도 춘천의 어린이회관은 시민들이 부담없이 즐기는 자연 속 문화 공간이 됐다. 1980년 문을 연 춘천 어린이회관은 유명 건축가 고 김수근이 붉은 벽돌로 설계한 대표작이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의암호를 향해 나비가 날개를 펴고 있는 형상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운영주체와 용도가 바뀌다가 2014년 KT&G가 인수해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나들이족의 쉼터가 되는 ‘상상마당 춘천’의 카페 ‘댄싱 카페인’. [이소아 기자]

나들이족의 쉼터가 되는 ‘상상마당 춘천’의 카페 ‘댄싱 카페인’. [이소아 기자]

젊은 시절 저마다 한 조각씩 깃든 추억 때문일까. ‘상상마당 춘천’은 주말이나 휴일이면 호숫가 산책로를 걷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로 꽤 북적인다. 지난해에만 34만명이 찾아 4년 만에 누적 방문객이 126만명에 달한다. 건물 내 ‘댄싱 카페인’은 호수가 한 눈에 보이는 ‘전망좋은 카페’로 이미 유명하다. 어린이를 동반한 나들이족은 물론, 반려견을 데리고 나들이 나온 싱글족, 울긋불긋 옷차림의 아웃도어족들까지 찾아와 잠시 머무는 힐링 공간이 됐다.
 
30여년 전 춘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이성재씨는 “어두컴컴한 어린이 회관 램프에서 친구들 몰래 숨기도 하고 달리기 경주도 하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감회에 젖었다.
 
“숨바꼭질하는 것처럼 집안에 아늑하게 숨어있다 나오면 햇빛이 옆으로 비쳐 들어오다가 지붕에서 쏟아져 들어오기도 하고, 어느 부분에 오면 탁 트여 구름 같은 데서 호수와 산이 보이는 공간상의 해프닝을 테마로 삼았다”는 건축가의 의도가 그대로 들어맞은 셈이다.
 
저녁 무렵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한 논산 캠핑장. [이소아 기자]

저녁 무렵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한 논산 캠핑장. [이소아 기자]

호젓한 자연 덕에 상상마당 논산과 춘천은 캠핑과 나들이 코스로 유명해졌지만 사실 상상마당 시리즈는 ‘복합 문화공간’이라는 큰 테마로 운영된다. 2007년 비주류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대중들에게 문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서울 홍대에 세워진 상상마당이 1호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인디밴드로 시작했던 지원 분야도 확장됐다. 상상마당의 ‘코리아 디자인 챌린지’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해 해외 유통까지 돕는다. 독립영화를 지원하는 단편 영화제, 사진 작가들을 지원하는 ‘스코프(SKOPF)’도 젊은 예술가들에겐 오아시스같은 기회가 되고 있다. 동화 작가로 활동중인 서현(36)씨의 경우 ‘상상마당 캐릭터 프로젝트’에 최종 선정돼 상상마당을 상징하는 캐릭터 ‘테토와 소스들’을 만들게 됐다. 테토는 열기가 식지 않는 감자로, 예술에 대한 열정과 상상력을 대변한다.
 
조민서(23) 작가는 상상마당의 장애 작가 전시인 ‘오버 더 레인보우’를 통해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고 뛰어난 회화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 전시는 오는 17일까지 상상마당 홍대에서 열린다.
 
KT&G 지효석 문화공헌부장은 “상상마당은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언제나 기댈 수 있는 ‘마음의 고향’같은 곳”이라며 “단순한 사회공헌을 넘어 문화를 통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더 많은 문화예술인에게 기회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부산 진구 부전동 지역에 상상마당 중 최대 규모(지하 5층, 지상 12층)인 ‘상상마당 부산’을 오픈하고 공연장과 디자인스퀘어, 청년라운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논산·춘천=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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