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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 마당발 배해선 “재능이 달리니 더 달릴 수밖에 …”

배우 배해선은 ’스타는 항상 좋은 말만 해야 한다“는 스승 김효경 교수의 가르침을 늘 가슴에 담고 산다. ’난 스타는 아니지만...“이라면서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배우 배해선은 ’스타는 항상 좋은 말만 해야 한다“는 스승 김효경 교수의 가르침을 늘 가슴에 담고 산다. ’난 스타는 아니지만...“이라면서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배우 배해선(44)은 공연계의 팔방미인 마당발로 통한다. 뮤지컬과 연극 무대를 넘나들며 노래 잘하고 춤 잘 추는 연기파 배우의 신공을 보여준다. 2015년 ‘용팔이’로 TV 드라마에 처음 얼굴을 내비친 이후에는 안방극장에서도 친근한 얼굴이 됐다. 타고난 친화력과 재치있는 말솜씨 덕에 시상식과 발표회 등 공연계 각종 행사의 단골 사회자로도 이름이 높다. 오는 21일부터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도로시 브록 역을 연기한다. 한때 최고의 뮤지컬 스타였지만 이제는 명성을 잃은 여배우 역이다. 서울 대학로에서 연습 중인 그를 지난 8일 만났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출연이다.
“아주 유쾌하고 재미있는 작품이다. 연이어 도로시 브록 역을 맡았지만 아직도 제대로 표현하기에 내공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한물간 배우인데도 여전히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를 드러내고 싶어하는 심리를 섬세하게 보여주고 싶다. 극 중 도로시가 어린 배우 페기 소여에게 자신의 배역을 물려주면서 ‘평생 무대만이 내 삶의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다르게 사는 인생도 참 아름답고 멋있다’고 말하는 장면도 울림이 크다.”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인 그는 대학 2학년 때인 1995년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스승인 김효경(2015년 작고) 교수가 연출한 연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스칼렛 오하라 역의 언더스터디(대역배우)를 맡았다. 배우 이덕화가 레트 버틀러 역을, 김갑수가 애슐리 역을 맡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 작품이었으니 데뷔작으로선 엄청난 대작이었다. 하지만 그는 실제 공연 무대에는 서지 못했다. 스칼렛 오하라 역을 맡은 박상아 배우가 불가피하게 출연하지 못하는 일이 한 번도 생기지 않은 것이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도로시 브록을 연기하는 배해선. [사진 CJ E&M]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도로시 브록을 연기하는 배해선. [사진 CJ E&M]

그래도 그는 늘 데뷔작으로 ‘바람과 …’를 말한다. “무대에 섰다 안 섰다가 중요한 게 아니지 않냐. 출연료를 받고 연습과 리허설까지 모두 마친 첫 작품이니 데뷔작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극단 유씨어터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연기 수련을 했다. 1997년 대학로에서 공연한 장진 극본·연출의 연극 ‘택시드리블’이 그가 실제 프로 무대에 선 첫 작품이다. 뮤지컬은 1998년 극단 학전의 ‘의형제’로 시작했고, 곧이어 ‘맘마미아’의 소피, ‘시카고’의 록시 하트, ‘아이다’의 암네리스, ‘에비타’의 에바 페론 등 대형 뮤지컬의 주인공을 도맡아 하는 ‘캐스팅 0순위’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어떤 배우를 꿈꿨나.
“고민이 많았다. 부모님 반대를 무릅쓰고 시작한 연기이어서 더 그랬다. 대학 진학할 때는 부모님에게 다른 학교에 합격했다고 거짓말까지 했다. 6개월 만에 들통이 났고, ‘이런 딸 둔 적 없다’는 말도 들었다. 그렇게 고집부려 배우가 된 만큼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생각엔 노래나 춤은 남보다 몇 년 뒤져도 10년 안에 따라잡을 수 있겠다 싶었는데, 연기는 안 될 것 같았다. 연기부터 배우자는 마음을 먹고 극단에 들어간 것이다.”
 
드라마 ‘용팔이’의 미스터리한 인물 ‘황 간호사’. 배해선이 처음으로 TV에서 연기한 캐릭터다. [사진 SBS]

드라마 ‘용팔이’의 미스터리한 인물 ‘황 간호사’. 배해선이 처음으로 TV에서 연기한 캐릭터다. [사진 SBS]

그는 “나는 타고난 게 별로 없어서 심하게 노력을 하는 편”이라고 털어놨다. 출연 작품을 고를 때도 “내가 잘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라 지금 내게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는 작품”이 기준이 된다. 연극 ‘그을린 사랑’을 준비할 때는 새로운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3개월 동안 체중을 12㎏나 불리기도 했다. 스스로 “나 자신을 치열하게 몰아붙인다”고 말할 만큼 자기계발에 몰두하면서도 그는 “이제 어떤 배우가 되겠다는 목표는 없다. 그냥 조금 재미있고, 조금 보탬이 되는 그런 괜찮은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 “멀리 보이는 사람을 위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 채 기다려주는, 일상적인 배려심을 갖고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TV 데뷔가 늦은 셈인데도,‘용팔이’‘질투의 화신’‘죽어야 사는 남자’‘이판사판’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신스틸러’로 자리 잡았다.
“데뷔 이후 20년 동안 공연 하나 하기도 벅차서 드라마나 영화는 못 하고 살았다. 2015년에는 메르스 여파로 예정됐던 공연이 미뤄져 시간이 났다. ‘용팔이’ 제작진이 그동안 한 번도 방송에 노출되지 않은 신선한 인물로 ‘황 간호사’ 역할을 그리고 싶다며 제안을 해왔다. 50대 중반 이후에는 방송이나 영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고 있었는데, ‘그 나이에 카메라 처음 보면서 버벅대느니 지금 촬영장 구경이나 한번 해보자’ 하며 출연을 결정했다. 드라마 연기는 그동안 내가 했던 연기와는 완전히 색다른 세계였다. 그래서 나를 긴장시켰고, 더 고민하게 만들었다. 새로운 마음으로 나를 다잡게 해주는 기회가 됐다.”
 
앞으로의 계획은.
“원래 계획을 세우지 않는 성격이다. 그냥 내가 가고 싶은 길로 가본다. 작은 배역이라도 내게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면 기꺼이 출연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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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