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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재건축 부담금이 뭔가요?

Q. 재건축 부담금 때문에 재건축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재건축 부담금은 무엇이고, 왜 내는 것인가요? 재건축 부담금이 시장경제의 근간인 사유 재산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맞는 말인가요? 
 
낡은 집 새로 지을 때 생기는 이익 일부를 반환하는 것이죠” 
 
A. 경제 뉴스를 꾸준히 챙겨본 틴틴 여러분이라면, 재건축 부담금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재건축은 낡은 주택을 새로 짓는 것이죠. 여기서 ‘낡은’의 기준은 지은 지 30년 이상 된 아파트를 말합니다. 
 
1987년 이전에 지어져 재건축 연한 30년을 채운 아파트는 서울에만 20만 가구 정도입니다. 올 하반기에 30년을 채우는 서울 아파트를 합하면 약 28만 가구가 재건축할 수 있습니다.
 
낡고 좁은 아파트를 새로 넓게 지으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가치가 올라가겠죠. 그래서 재건축이 될 아파트를 사려는 투자(또는 투기)가 몰리면서 집값이 급등하고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특히 지난해 중순부터 재건축 아파트값이 치솟자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해 재건축 부담금 카드를 다시 꺼냈습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재건축 부담금은 간단히 말하면 재건축으로 얻은 이득의 일부를 국가에 반환하라는 것입니다. 재건축을 하려면 해당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조합을 설립해야 하는데, 재건축추진위원회 설립을 승인받은 날부터 재건축 준공 때까지 조합원 1인당 평균 이익이 3000만원을 넘으면 초과 이익의 10~50%를 내야 합니다.
 
부담금 산정 방식은 복잡합니다. 기본 공식은 ‘초과이익X부과율(0~50%)’입니다. 초과이익은 재건축이 종료되는 시점, 그러니까 새 아파트로 탈바꿈하는 준공 시점의 집값에서 재건축을 시작한 시점의 집값과 정상주택 가격 상승분, 개발 비용을 더한 값을 빼면 됩니다.
 
실제 사례를 보겠습니다. 최근 서초구청은 반포현대 아파트의 재건축 조합원 1인당 예상 부담금이 1억3500만원이라고 통보했습니다. 조합원들이 자체 계산한 것과 큰 차이가 났지요. 
 
애초 이 단지 조합원들은 재건축 부담금을 850만원으로 추정했다가, 서초구청이 다시 계산해 제출하라고 해서 7000만원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예상 부담금 통보액은 2배 정도 늘었습니다. 주택정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자료를 내고 부담금 산출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국토부는 정상 주택가격 상승분(연평균 4.1%)과 개발비용 401억원을 인정해 주고도 반포현대 조합원들이 1인당 얻는 이익이 3억4000만원가량 발생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부담금 1억3500만원을 내고도 조합원당 2억원 정도 이익을 가져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죠.
 
부담금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조합원이 가져가는 이익이 크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재건축 단지 주민들은 왜 반발하는 것일까요. 지난 3월 서울 8곳 재건축 단지 주민들은 재건축 부담금의 근거가 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냈습니다. 
 
이들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헌법에 명시된 행복추구권과 재산권, 환경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4월 헌재는 위헌 확인 소송을 각하했죠. 
 
헌재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법상 준공 인가 이후에 청구인들이 재건축 부담금의 부과 대상일지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소송을 제기한 조합들이 현재 기본권을 침해받고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헌재의 판단대로 라면, 아파트 재건축이 준공되고 부담금 부과 대상이 확정되면 위헌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습니다. 특히 재건축 부담금이 ‘미실현 이득에 세금을 매기는 일’이라는 목소리가 큽니다. 
 
앞서 말한 반포현대 아파트의 재건축 부담금은 어디까지나 ‘예상 금액’입니다. 재건축이 종료되는 3~5년 후의 집값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준공 시점에 집값이 예상보다 더 오르면 부담금이 더 늘어나고, 그 반대면 줄겠죠. 
 
그런데 집값이 수억원 오르더라도, 집을 팔고 이사를 하지 않으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없습니다. 그런데도 부담금을 내야 한다니, 반발하는 것입니다. 별다른 소득 없이 집 한 채만 있는 가구라면 재건축 부담금이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미실현 이익에 대해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1994년 헌재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와 유사한 토지 초과 이득세 위헌 소송과 관련, “실현된 이득에만 세금을 부과할지, 미실현 이득에 대해서도 부과할지는 입법 정책의 문제로, 헌법에 저촉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정부가 재건축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집값 안정의 목적도 있지만, 재건축을 통해 얻은 이익을 불로소득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토지 공개념’입니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에 토지 공개념이 포함돼 뜨거운 논란이 됐죠. 개헌안에 반대하는 야당이 5월 말 열린 국회 본회의에 불참하면서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습니다.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권은 인정하되, 토지의 소유와 처분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정부가 제한할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토지공개념은 미국의 정치경제학자 헨리 조지(1839~1897)가 그의 책 『진보와 빈곤』에서 주장한 지공주의(地公主義, Georgism)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한정된 자원인 토지를 일종의 공공재로 보는 것이죠. 언뜻 개인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헌법에 맞지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미 우리 헌법에는 토지공개념이 녹아 있습니다. 헌법 23조 2항은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헌법 122조는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발전과 보전을 위해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그에 관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그린벨트 지정이나 토지거래 허가제, 종합부동산세 등이 토지공개념을 반영한 정책입니다. 
 
재건축 부담금은 사유 재산권이나 불로소득에 대한 철학이나 이념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이에 대한 다양한 견해와 주장이 공존하죠. 부동산 투기를 잡기 위해 정부가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우리 사회가 어떤 합의에 이르게 될지, 틴틴 여러분도 함께 지켜보시죠.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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