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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지역 특색 살린 문화콘텐트 개발, 도시에 활력 불어넣다

서울·제주 도시재생 현장 
인적 드문 도시가 다채로운 문화예술 행사로 들썩인다. 칠이 벗겨진 곳을 페인트로 새 단장하고 높은 빌딩을 세우는 등 겉모습에 집중하는 ‘도시재생’과는 다르다. 도시 특유의 문화를 되살려 행사를 마련하고,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축제를 여는 등 참여형 콘텐트를 만들어 도시 매력을 극대화한다. 지역 주민과 방문자에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 지역 정체성까지 다지는 문화예술 기반의 도시재생 사례를 찾아봤다. 
 
지난달 19일 열린 ‘2018 낙원 플리마켓’에는 낙원악기상가 매장 상인뿐 아니라 일반인도 판매자로 참여했다.

지난달 19일 열린 ‘2018 낙원 플리마켓’에는 낙원악기상가 매장 상인뿐 아니라 일반인도 판매자로 참여했다.

지난달 19일 서울 낙원동 낙원악기상가에 늦은 저녁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4층 야외공연장에서 ‘낙원 플리마켓’이 열렸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 행사에 20년 이상 악기 매장을 운영해온 베테랑 상인부터 직접 손으로 만든 물건을 가져온 일반인 등이 판매자로 참여했다. 물건 판매 외에도 악기를 무료로 수리해주거나 우쿨렐레를 직접 만드는 코너 외에 ‘오카리나 꾸미기’라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오후 7시부터는 독일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의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방문자들은 야외에서 밤하늘을 바라보며 다니엘과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그가 직접 연주하는 피아노 선율도 들었다.
 
반려악기 캠페인, 야외공연장 인기
소수의 음악 분야 종사자와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만 찾았던 낙원악기상가가 변화하고 있다. 1969년 서울 도심에 세워진 낙원악기상가는 1970~80년대 통기타 열풍을 이끌며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노래방 기기의 보급과 반주기 등이 생겨나면서 그저 ‘오래된 건물’ ‘추억 속 공간’으로 남는 듯했다.
 
낙원악기상가 4층 야외공연장에서 독일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의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낙원악기상가 4층 야외공연장에서 독일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의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7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사랑방’으로 불린 낙원악기상가가 새로운 변화를 꾀한 건 2016년 ‘반려악기 캠페인’을 시작하면서부터다. 낙원악기상가는 현대인이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도심 속 복합문화 공간으로 진화하기 위해 문화예술 캠페인을 시작했다. 쇠퇴하는 공간을 ‘악기’라는 고유의 콘텐트로 새롭게 꾸미고자 한 것이다.
 
낙원악기상가가 진행한 ‘반려악기 캠페인’은 남녀노소 누구나 악기를 평생의 친구이자 취미로 만들어보자는 의미로 기획됐다. 캠페인에는 악기를 무료로 가르쳐주는 강습부터 중고 악기를 수리해 문화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기업의 사회적 공헌(CSR) 프로그램 ‘악기 나눔 캠페인-올키즈 기프트’ 등이 진행됐다.
지난달 19일 '제주 푸드포트 페스티벌'에서 제주형 공공레시피 음식을 시식하는 관광객과 지역 주민.

지난달 19일 '제주 푸드포트 페스티벌'에서 제주형 공공레시피 음식을 시식하는 관광객과 지역 주민.

 
낙원악기상가는 캠페인 외에도 건물 4층 옥상을 야외공연장으로 꾸며 정기적으로 음악 공연을 펼치고 영화를 상영한다. 이곳을 방문한 학생 이주연씨는 “낙원악기상가는 악기 판매만 하는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잔디로 잘 꾸며진 야외공연장이 있는 줄 몰랐다”며 “다음에는 반려악기 캠페인에 참여해 낙원악기상가의 악기 고수들로부터 무료 강습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형 레시피 선뵌 페스티벌 개최
제주에서도 문화축제를 활용한 도시재생 사례가 있다. 지난달 19~20일, 제주시 탐라문화광장 일대에 3000여 명이 모였다. 제주도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주최한 ‘제주 푸드포트 페스티벌’을 참여하려는 사람들이었다. 행사에는 제주 지역 특산물로 개발한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시간, 버스킹 공연, 플리마켓, 레몬팔삭청 만들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이곳을 찾은 이길(40)씨는 “한때 ‘제주의 명동’이라고 불렸던 장소가 다시 많은 사람으로 붐비는 모습을 보니 반갑다”며 “제주를 찾은 여행객과 한동안 발길이 뜸했던 제주도민이 이 행사를 계기로 이곳을 많이 방문해 주변 상권이 되살아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에그콜리 구 름 샌드위치.

에그콜리 구 름 샌드위치.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는 이 행사를 열기 위해 지난 3월 행사에 참여할 도내 농수축산물 생산자와 푸드트럭 사업자, 청년 등을 공모해 요리 전문가와 함께 ‘제주형 공공레시피’를 개발했다. 연구를 거쳐 ‘제주 푸드포트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메뉴는 ‘팔삭 커리산도’ ‘몰몰 함박 스테이크’ ‘벌크업 머핀’ ‘찰보리 콩도넛’ ‘에그콜리 구름 샌드위치’ ‘메리 명란 마요 주먹밥’ 등 여섯 가지였다. 팔삭·말고기·보릿가루·메추리알 등 제주산 식재료로 개발한 새로운 메뉴다.
 
2016년부터 낙원악기상가 반려악기 캠페인을 운영하고 제주 푸드포트 페스티벌을 지원한 신시아 서경애 대표는 “침체된 지역의 부활을 꿈꾼다면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할 콘텐트를 개발해야 한다”며 “지역 특색을 반영한 콘텐트는 도시재생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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