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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 약관' 삭제 열흘뒤…400억원 해킹당한 코인레일

한 달여 만에 비트코인 800만원선이 무너졌다. 11일 오전 10시 현재, 24시간 기준으로 시가총액 10위권 암호화폐(일명 가상화폐)를 포함해 전체 암호화폐가 전날보다 10% 안팎 폭락하고 있다. 
 
미국 금융당국의 조사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국내 거래소가 400억원 규모의 해킹 사고를 당하면서다.
출처: 코인레일

출처: 코인레일

 
11일, 암호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급락세는 국내 7위권 거래소인 코인레일이 해킹 피해를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10일 오전 1시쯤 코인레일이 보유한 암호화폐 계좌(핫월렛)에서 펀디엑스ㆍ엔퍼ㆍ애스톤ㆍ트론ㆍ스톰 등 9종 36억 개 가량이 40분에 걸쳐 인출됐다. 해킹으로 가격이 급락하기 전 시세로는 400억 원대에 이른다. 규모로만 보자면 국내 최대 해킹 사고다.  
 
코인레일 측은 이날 새벽 2시부터 거래를 중단하고 서버 점검에 들어갔다. 회사 측은 홈페이지에 “전체 코인ㆍ토큰 보유액의 70%는 안전하게 콜드월렛(인터넷과 물리적으로 분리된 해킹에서 안전한 지갑)으로 이동해 보관 중”이라며 “유출이 확인된 코인의 3분의 2는 각 코인사 및 관련 거래소와 협의를 통해 동결ㆍ회수에 준하는 조치가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머지 가상화폐도 회수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출처: 코인레일

출처: 코인레일

일부 투자자들은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며 “코인레일은 대략 10일 전에 손해배상조항을 삭제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4월 초 공정거래위원회는 12개 암호화폐 거래소의 이용약관을 심사해 총 14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조항을 발견해 시정 권고했다. 
 
공정위가 특히 문제 삼은 부분은 12개 거래소 모두가 지나치게 광범위한 면책조항을 규정해 업체의 중대한 과실로 생기는 책임을 회피하고 위험을 고객에게 전가하는 약관 규정을 둔 점이었다. 이에 따라 빗썸 등 거래소가 지난달 약관을 변경했다.
 
코인레일도 지난달 31일 약관을 변경했다. 그런데 변경 전 약관 ‘제 20조(손해배상 및 특약) 4항’에 있던 내용이 삭제됐다. 
 
4항에는 ‘회원이 회사에게 본 조에 의하여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경우, 회사는 회원의 의사와 관계없이 회원이 최종적으로 보유한 것으로 확인되는 전자지갑 내 가상화폐 또는 KRW 포인트를 지급하는 방법으로 회원의 손해를 배상할 수 있습니다’라고 나와 있다.  
 
공정위는 앞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고객에게 손해가 발생했을 경우 암호화폐나 포인트로 배상할 수 있다는 규정을 뒀다. 이는 민법상 손해배상을 금전으로 하는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거래소 두 곳의 불공정 약관을 지적했다. 
출처: 코인레일

출처: 코인레일

 
하지만 코인레일은 이 조항을 바꾸는 대신 아예 삭제했다. 회원의 책임을 강조하는 ‘회원의 불법 행위로 인하여 회사에게 손해가 발생할 경우, 회사는 회원에게 법률상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라는 조항은 살아 남았다. 관련한 답변을 요구했지만 코인레일 측에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당 조항을 삭제했다고 해서 회사의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삭제한 것은 보상을 현금으로 하라는 의미이지, 손해배상에 대한 회사의 책임과 해당 조항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거래소 유빗은 170여 억원어치 암호화폐를 도난당했다. 유빗은 파산 신청을 한 뒤 보험금을 받아 피해를 보상한다고 했지만 보장 한도는 30억원에 불과했다. 유빗은 상호를 바꾸기 전 ‘야피존’이던 당시에도 55억원 상당의 해킹 사고를 당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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