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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이승만 대통령 머물던 충남도지사 관사 아시나요"

 
대전시 동구 소제동 시울1길. 대전역 뒤편 허름한 골목이다. 낡은 주택 사이로 눈길을 끄는 낡은 가옥이 곳곳에 보인다. 일제 강점기 철도 업무 종사자를 위해 지은 관사들이다. 철도관사는 대전의 역사와 함께 한다. 대전은 대전역이 1905년 영업을 시작하면서 생긴 도시로, 가히 철도의 도시라 할 만하다.

 
대전시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과 주변 야경.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과 주변 야경. 프리랜서 김성태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간직한 철도관사는 100여 가구 가운데 현재 40여 가구만 남았다. 대부분 목조 주택 2채가 벽을 맞대고 있는 연립 형태로 돼 있다. 일부는 다다미와 오시이레(벽장) 등 일본식 주거 형태를 띄고 있다. 철도 관사는 1970년대 대부분 개인이 매입해 리모델링한 뒤 주거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관사 가운데 한 집은 2012년부터 문학 작가 5명이 창작 활동을 하는 공간(소제 창작촌)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전시 동구 소제동 철도관사촌 전경. 대전역 인근인 이곳에는 당시 사용하던 40여개 관사건물이 남아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 동구 소제동 철도관사촌 전경. 대전역 인근인 이곳에는 당시 사용하던 40여개 관사건물이 남아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철도관사촌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이곳이 최근 도보 여행지로 관심을 끌고 있다. 대전시 임묵 도시재생본부장은 “관사촌을 걷다 보면 한적한 시골 마을에 와 있는 느낌이 든다”며 “부산 동구 초량의 이바구길 등이 연상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전시 동구 소제동에 있는 관사촌 주변 풍경. 멀리 대전역과 코레일 사옥이 보인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 동구 소제동에 있는 관사촌 주변 풍경. 멀리 대전역과 코레일 사옥이 보인다. 프리랜서 김성태

 
관사촌에서 눈길을 끄는 곳은 대창이발소다. 짙은 파랑과 빨간색으로 장식한 간판은 오래돼서 글자들간의 비례도 정확하지 않다. 주인 이종완(81)씨는 20세 때인 1956년부터 지금까지 63년간 손님의 머리를 손질해 주고 있다. 부인 송기철(75)씨는 면도를 담당한다. 이씨 부부는 이발소 운영으로 3남매를 모두 대학까지 보냈다고 한다. 이씨는 “60년대만 해도 고객이 하루에 150명 이상 찾았다”며 “당시 공무원 봉급(월 2〜3만원)보다 2배 이상 수입이 많았다”고 말했다.  
대전시 동구 소제동 철도관사촌에서 63년째 이발을 하고 있는 이종완(81)씨. 그는 대전 최고령 이발사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 동구 소제동 철도관사촌에서 63년째 이발을 하고 있는 이종완(81)씨. 그는 대전 최고령 이발사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 최고령 이발사인 이종완(81)씨가 이발소안에서 고객의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 최고령 이발사인 이종완(81)씨가 이발소안에서 고객의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이씨 이발소에는 주민은 물론 인근 열차 승무원 등 코레일 직원들도 자주 찾는다. 40년 단골손님인 김세환(83)씨는 “이씨와는 가족처럼 친해졌다”고 말했다. 충남 연기군(세종시)에서 태어난 이씨는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하는 사람이 많아야 우리 사회가 발전한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발소 운영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대전시 동구 소제동 대전역 인근에 있는 철도청보급창고.대전시 등록문화재 168호이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 동구 소제동 대전역 인근에 있는 철도청보급창고.대전시 등록문화재 168호이다. 프리랜서 김성태

소제동에서 대전역 앞 중앙로를 따라 옛 충남도청 사이 주변에는 일제 강점기에 지은 근대건축물이 많다. 중구 대흥동에 있는 옛 충남도지사 관사, 선화동 옛 충남도청 건물(1932년) 등이 대표적이다. 32년 준공된 관사(3338㎡)는 한국전쟁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임시 거처로 사용되기도 했다.       
 
대전시 중구 대흥동 옛 충남도지사 관사 건물.대전시는 이 건물을 포함해 관사촌을 문화예술촌으로 꾸민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 중구 대흥동 옛 충남도지사 관사 건물.대전시는 이 건물을 포함해 관사촌을 문화예술촌으로 꾸민다. 프리랜서 김성태

이곳에는 2012년 충남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하기 전까지 충남도청 실·국장둘이 사용하던 10개 동의 건물도 있다. 이 가운데 6개 동은 1930년대에, 나머지 4개 동은 1970년대에 조성됐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옛 관사촌이다.
대전시는 2021년까지 460억원을 들여 관사촌을 전시실, 세미나실, 공방, 아트센터 등이 어우러진 문화예술촌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관사촌 일대를 역사·문화적 가치를 담고 있는 도심 속 힐링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전시 중구 대흥동에 있는 대전여중강당. 초가 지붕을 연상케 하는 아르누보형 녹색지붕이 눈길을 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 중구 대흥동에 있는 대전여중강당. 초가 지붕을 연상케 하는 아르누보형 녹색지붕이 눈길을 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인근 대흥동에는 일명 ‘뽀족집’이 있다. 1929년 지어진 지상 2층짜리 이 건축물은 대전시 등록문화재 제377호다. 일제 강점기 당시 최고급 주택 유형으로 거실 외벽은 원형으로, 그 지붕은 뾰족하게 만들었다. 수령 80년을 넘은 향나무와 대왕송 등 수십 그루의 나무가 건물을 에워싸고 있다.    
‘뾰족집' 인근에는 초가지붕 모양을 한 건축물이 있다. 1937년 지어진 대전여중강당(370.9㎡)이다. 지붕 처마 아래는 고전주의적인 수법(치형쌓기)으로 벽돌을 쌓아 처마선을 받쳐주고 있다. 지붕은 마름모형의 망형 슬레이트를 파도치는 모습으로 이어서 생동감 있게 연출했다. 지금은 갤러리로 쓰고 있다.  
 
대전 원도심 근대문화유산인 천주교 대흥동 성당.프리랜서 김성태

대전 원도심 근대문화유산인 천주교 대흥동 성당.프리랜서 김성태

이와 함께 중구 목동의 거룩한 말씀의 수녀회 성당(1921년), 동구 삼성동 한밭교육박물관(1938년), 은행동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 충청지원(현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 등 눈길을 끄는 근대건축물이 꽤 있다. 대전 토박이인 김영숙(75·중구 용두동)씨는 “원도심에 남아있는 근대문화유산이 대전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중구 목척교 야경.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 중구 목척교 야경.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는 원도심에 있는 근대문화 유산을 둘러보는 탐방로를 만든다. 철도 관사촌에서 옛 충남도청과 관사촌, 옛 산업(1937년)·조흥은행(1915년) 대전지점 등 10여 개의 유산을 잇는 4㎞ 구간의 순환형 탐방로를 올해 안에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보행로를 특색있게 꾸미고 그림자 조명, 야간경관시설 등을 설치한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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