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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행기 빌려 타고 싱가포르 도착…김정은 하늘길 연막작전

 
10일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도착한 북한 김정은 위원장(왼쪽)을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무장관이 맞이하고 있다. [사진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페이스북]

10일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도착한 북한 김정은 위원장(왼쪽)을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무장관이 맞이하고 있다. [사진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페이스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오후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1호가 평양 공항에서 이륙했으나 그가 실제로 타고 온 비행기는 중국민항기인 에어차이나(중국국제항공ㆍCA)여객기였다. 2000년대 중반까지 중국 고위층의 해외 순방 때 전용기로 활용되던 비행기를 임대해 날아온 것이다. 참매 1호가 노후기종이며 장거리 비행경험이 없다는 점의 이유를 들어 김 위원장이 보다 안전한 중국 민항기를 임대해 탑승한 것이다.
참매1호의 비행 경로를 표시한 항공궤적 사이트 flightradar24 화면

참매1호의 비행 경로를 표시한 항공궤적 사이트 flightradar24 화면

 
김 위원장은 창이 공항 활주로에서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무장관의 영접을 받은 뒤 함께 공수해온 전용 승용차편으로 싱가포르 시내 숙소인 세인트레지스 호텔로 향했다. 차는 벤츠S클래스와 마이바흐등이 목격됐다. 
김 위원장은 12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이 회담에 앞서 10일 오후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먼저 회담하는 것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일정을 시작한다.  

지난달 초순 중국 다롄 방문 당시 전용기 참매 1호에 탑승한 김정은 위원장 [중앙포토]

지난달 초순 중국 다롄 방문 당시 전용기 참매 1호에 탑승한 김정은 위원장 [중앙포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가 평양 상공으로 날아오른 것은 10일 오전 9시 30분쯤이다. 참매1호와 같은 IL-62M 기종의 항공기가 전세계 항공기의 궤적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다24’화면에 나타난 것이다. 출발지는 평양 순안공항의 부호인 FNJ, 도착지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뜻하는 SIN으로 표기됐다. 이 항공기는 평양에서 산동반도까지 직선으로 비행한뒤 기수를 서남방향으로 돌렸다. 하지만 이 비행기에는 김 위원장이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중국 다롄 공항을 출발하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 전용기 참매 1호. [교도=연합뉴스]

9일 중국 다롄 공항을 출발하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 전용기 참매 1호. [교도=연합뉴스]

참매 1호에 앞서 먼저 순항비행장을 이륙해 싱가포르로 향한 비행기가 있었다. 오전8시39분에 이륙한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소속 보잉747기의 최종 목적지 역시 싱가포르였다. 이 비행기는 2000년대 중반까지 중국 고위층의 해외 순방 때 전용기로 활용되던 비행기였다. 평소에는 여객기로 활용되지만 내부 개조를 거치면 언제든지 해외 순방용 전용기로 활용할 수 있다.
 
 이 비행기의 궤적은 보통의 정기편 항공기와 달랐다. 이날 오전 5시18분(한국시간 기준) 베이징을 떠나 오전 7시20분 평양에 도착했고 1시간 가량 뒤  이륙했다. 이때까지 CA122편명을 사용하다 베이징 상공을 지나면서 편명을 CA61편으로 바꿨다. 베이징을 상공을 거친 CA기의 항로는 허난성-하이난 상공을 지난 참매 1호와 달랐다.  
 
이 비행기는 8일에도 수상한 비행을 했다.  베이징과 평양을 왕복 비행하면서 CA121과 122란 정기여객 편명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승객은 태우지 않았다. 이로 인해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행에 대비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 일으켰다.    
 
참매 1호는 CA기 보다 약 한 시간 뒤에 창이공항에 착륙했다. 김 위원장이 참매 1호에 탑승하지 않은 것은 안전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참매1호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항공기를 개조한 것으로 제원상 비행 거리가 1만㎞에 달해 4700㎞ 거리인 싱가포르까지 재급유 없이 비행할 수 있지만 결정적으로 장기 비행 경험이 없다. 때문에 ^‘최고존엄’이 외국 항공기를 빌어 탄다는 체면손상과 ^외국 비행기 내에서의 도청 우려 등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중국 대륙 상공을 지나는 동안에는 중국 공군이 경호 비행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 정상급이 자국 영공을 통과할 때에는 적당한 거리에서의 경호 비행을 통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 국제 관례다. 국빈 방문의 경우에는 자국 전투기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외국 정상의 전용기와 나란히 비행하는 의전을 베풀기도 한다.  
 
싱가포르=예영준 특파원, 정용수 기자 yyjune@joonag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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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