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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 간 기증했던 아들들, 간이식팀 의사ㆍ간호사 됐다

자신의 간을 아버지에게 기증한 아들들이 이제는 이식수술을 한 서울아산병원의 다른 간 이식 환자를 돌보는 의사와 간호사가 됐다. 오른쪽이 최진욱 임상강사(외과 전문의), 형민혁 간호사. [서울아산병원 제공]

자신의 간을 아버지에게 기증한 아들들이 이제는 이식수술을 한 서울아산병원의 다른 간 이식 환자를 돌보는 의사와 간호사가 됐다. 오른쪽이 최진욱 임상강사(외과 전문의), 형민혁 간호사. [서울아산병원 제공]

말기 간질환을 앓는 아버지에게 간을 기증한 아들이 수술 받은 병동의 간 이식 전문의와 간호사가 돼 다른 환자를 돌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외과 병동에 근무하는 의사 최진욱(31·외과 전문의)씨와 간호사 형민혁(25)씨가 주인공이다. 여기서 간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회복을 돕는 역할을 한다. 간 이식은 중증 간질환 환자에게는 최후의 치료 수단이다.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받은 후 거부 반응이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두 사람은 항상 긴장 상태에서 일한다. 

고 3, 대학 1년 때 아버지에게 간 기증
지금은 외과전문의와 간호사로
간 이식 병동에 근무하며 다른 환자 돌봐

 최씨는 2006년(고교 3년) 1월 간경화를 앓던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 일부를 떼줬다. 형 간호사는 대학 1학년이던 2014년 1월 말기 간암 환자이던 아버지에게 간을 기증했다. 아버지들은 당시 병세가 악화될 대로 악화돼 사경을 헤매던 상황이었다. 수술은 이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서울아산병원 이승규 교수팀이 맡았다. 두 사람 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아버지들은 지금까지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다. 최씨의 아버지는 지난 1월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 문제가 없다고 나와 5년 후 검사하기로 했다. 혈액 검사에서도 효소나 황당 수치가 정상이었다. 형 간호사 아버지도 '이상 무' 진단을 받았다. 
 두 사람은 간을 기증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고 한다. 최 전문의는 "형제가 없는데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혈액혈이 달라 내가 나섰다. 이식 조건이 안 맞을까봐 걱정했다"고 말한다. 형 간호사는 "누가가 둘 있었지만 남자인 내가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게다가 누나들과 어머니는 아버지와 혈액형이 맞지 않았다"고 말한다. 
 최 전문의, 형 간호사 둘 다 병 때문에 고생하는 아버지를 보고 의료인이 되려고 결심했다. 형 간호사의 아버지는 젊은 시절부터 B형간염을 앓았고 간경화 진단을 받았다. 이후 간암까지 발병해 간 절제술과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1년 후 재발했다.  
 자신의 간을 아버지에게 기증한 아들이 이제는 이식수술을 한 서울아산병원의 다른 간 이식 환자를 돌보는 의사와 간호사가 됐다. 왼쪽부터 최진욱 임상강사(외과 전문의), 환자 배모씨, 환자 정모씨의 부인, 환자 정모씨, 형민혁 간호사. [서울아산병원 제공]

자신의 간을 아버지에게 기증한 아들이 이제는 이식수술을 한 서울아산병원의 다른 간 이식 환자를 돌보는 의사와 간호사가 됐다. 왼쪽부터 최진욱 임상강사(외과 전문의), 환자 배모씨, 환자 정모씨의 부인, 환자 정모씨, 형민혁 간호사. [서울아산병원 제공]

 
 
 최 전문의는 2013년 울산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에서 인턴과 외과 전공의 과정을 마쳤다. 간이식외과를 지원해 올해 3월 간이식·간담도외과에서 임상강사(펠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중환자실과 병동에서 간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를 치료한다. 수술실에서는 간을 기증자에게서 떼낸 간을 다듬는 일을 한다. 떼 낸 간을 환자에게 이식하기 좋게 미리 혈관이나 조직을 다듬거나 성형을 하는 작업이다. 내년에는 간이식 수술을 본격적으로 배우게 된다.   

 최 전문의는 병동 환자를 돌보느라 거의 집에 들어가지 못한다. 지난달 태어난 딸을 두 번밖에 못 봤다. 그는 “간이식을 받은 후 회복 중인 중환자를 돌보느라 하루 2~3시간 쪽잠을 자지만 환자들이 모두 10여년 전의 아버지 같아 한시도 소홀할 수 없다”며 “아버지 이식 수술을 한 병원의 이식팀에서 오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형 간호사는 2013년 서울대 간호학과에 입학했고 4학년 때 서울아산병원 외과중환자실에서 인턴을 했고, 지난해 7월부터 간이식 병동에서 정식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형 간호사는 “간 기증 경험은 간호사로서 간이식 환자와 공감하는 특별한 자산이다. 중환자를 보살피느라 하루하루가 고단하지만, 4년 전의 아버지 생각을 하며 최선을 다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간 이식을 받은 50대 환자 정모씨는 “수술 후 중환자실을 거쳐 간이식병동으로 왔을 때 최진욱 전문의가 손을 잡아주며 위로의 말을 건넨 걸 잊을 수 없다. 회복을 도와준 형 간호사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수술 잘 돼서 이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 아버님도 12년 전에 이 병동에서 간 이식을 받고 잘 회복해서 지금껏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으니 아버님(환자)도 빨리 건강을 회복하실 거에요. 힘내세요." 
 최 전문의가 정씨에게 했던 말이다. 
2015년 국내에서는 942명의 생체 간이식을 받았다. 이 중 457명은 아들이, 162명은 딸이 부모에게 간을 기증했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기증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자녀 다음으로 배우자 97명, 형제·자매 80명 순이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ssshin@joongang.co.kr
 
 
 
자신의 간을 아버지에게 기증한 아들이 이제는 이식수술을 한 서울아산병원의 다른 간 이식 환자를 돌보는 의사와 간호사가 됐다. 왼쪽부터 최진욱 임상강사(외과 전문의), 환자 배모씨, 환자 정모씨의 부인, 환자 정모씨, 형민혁 간호사. [서울아산병원 제공]

자신의 간을 아버지에게 기증한 아들이 이제는 이식수술을 한 서울아산병원의 다른 간 이식 환자를 돌보는 의사와 간호사가 됐다. 왼쪽부터 최진욱 임상강사(외과 전문의), 환자 배모씨, 환자 정모씨의 부인, 환자 정모씨, 형민혁 간호사. [서울아산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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