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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폰 투약 혐의 한겨레 기자 “사회적 사형당한 느낌”

[중앙포토]

[중앙포토]

지난달 16일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한겨레 기자 허모씨가 “기자의 본분을 잊고 쾌락과 일탈의 막장을 달리다 입건된 것은 아니다”라고 5일 밝혔다. 허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한겨레신문에도 큰 누를 끼쳤음을 인정하고 황망할 정도로 죄송함을 표한다”면서도 허씨의 해고 결정에 유감을 표한 한 단체의 성명을 공유하며 “사형수에게도 인권이란 게 있다는 평범한 사실과 진리를 새삼 상기시켜준 이 단체에 고마움과 미안함을 함께 느낀다”고 했다.
 
허씨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와 조직 내에서의 노동소외와 인간소외의 오랜 과정을 거치며 생긴 우울증을 제때 치유하지 못한 채 오랜 기간을 보냈다”며 “사회의 부조리를 바로잡겠다며 뛰어다닌 11년간 정작 제 자신의 병들어감을 돌아보지 못한 게 후회스럽다. 저의 경험을 통해 많은 약물범죄 입건자들이 악마 같은 별도의 존재들이 아니라 실제로는 ‘아픈 사람’들임을 알게 됐다”고 적었다.  
 
그는 “약물범죄 혐의 입건자가 된 순간부터 사회적으로 사형당한 느낌으로 살고 있다”며 한 단체가 ‘한겨레신문의 허씨 해고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한 글을 언급했다. 이 단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약물 이슈 접근은 처벌·해고·격리에서 인권과 건강의 관점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허씨는 “부끄럽게도 전 이전에 약물 범죄자의 인권문제를 고민하고 연구하는 이런 단체가 있는지도 몰랐다”며 “우리 사회에 존재해온 여러 일탈을 두고 혹여 지나친 혐오적 시선으로 개인이 가진 존엄성 자체를 무시하고 박탈해온 것은 아닌지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이 단체에서 이러한 성명을 낸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씨는 “속죄하고 반성하겠다”며 “제게 가해지는 비난과 비판, 형벌을 달게 받을 생각이다. 상황이 안정되면 다시 자세히 속죄와 용서를 구하는 글을 쓰겠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경찰과 한겨레에 따르면 허씨는 지난 3월 서울 성동구에서 한 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겨레는 지난달 22일 인사위원회에서 ‘법령 및 질서 존중 의무 위반’ ‘품위 유지 및 회사 명예 훼손’ 등의 이유로 허씨를 해고했다. 허씨는 회사에 재심을 요청했으나 지난 1일 열린 재심에서 원심은 확정됐다. 2007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한 허씨는 동성애와 노동자 인권 등과 같은 분야를 주로 취재했다.
 
허씨가 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저의 엄격하지 못한 행동에 대한 반성과 속죄의 기간이어야 하기에 지금껏 아무런 말씀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저에 대한 사법적 판단과 죄값을 스스로 치른 뒤 모든 것을 자세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다만, 외부에 인식된 것처럼 제가 기자의 본분을 잃고 쾌락과 일탈의 막장을 달리다 입건된 것은 아니란 점만 오늘 말씀 드리겠습니다.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와 조직내에서의 노동소외와 인간소외의 오랜 과정을 거치며 생긴 우울증을 제때 치유하지 못한 채 오랜 기간을 보냈습니다. 사회의 부조리를 바로잡겠다며 뛰어다닌 11년간 정작 제 자신의 병들어감을 돌아보지 못한게 후회스럽습니다. 저의 경험을 통해, 많은 약물범죄 입건자들이 악마같은 별도의 존재들이 아니라 실제로는 '아픈 사람'들임을 알게 됐습니다.
 
저는 약물범죄 혐의 입건자가 된 순간부터 사회적으로 사형당한 느낌으로 살고 있습니다. 부끄럽게도 전 이전에 약물범죄자의 인권문제를 고민하고 연구하는 이런 단체가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사형수에게도 인권이란게 있다는 평범한 사실과 진리를 새삼 상기시켜준 이 단체에 고마움과 미안함을 함께 느낍니다. 제가 한겨레신문에도 큰 누를 끼쳤음을 인정하고 황망할 정도로 죄송함을 표합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 존재해온 여러 일탈을 두고, 혹여 지나친 혐오적 시선으로 개인이 가진 존엄성 자체를 무시하고 박탈해온 것은 아닌지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이 단체께서 이러한 성명을 낸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속죄하고 반성하겠습니다. 제게 가해지는 비난과 비판, 형벌을 달게 받을 생각입니다. 제 상황이 안정되면 다시 자세히 속죄와 용서를 구하는 글을 쓰겠습니다. 다들 건강하십시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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