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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보장 안 되는데 … 투자자 속이는 크라우드펀딩

크라우드펀딩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발행 기업의 ‘원금보장형 채권’이라는 공지를 믿고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자칫 원금을 떼이는 것 아닌가 불안해한다.
 

“게임·영화 등에 투자하면 고수익”
돈 모아놓고 잇따라 만기상환 미뤄
투자 한도 500만 원서 2배 늘었지만
규제 느슨해 마땅한 보호장치 없어

지난달 29일 모바일 게임 ‘부루마블M’의 제작 업체인 I사는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 와디즈 홈페이지 등에 ‘채권 만기상환을 연기한다’는 공지를 띄웠다. 지난해 12월 I사는 와디즈를 통해 770명의 개인 투자자로부터 7억원을 투자받았다. 원래 만기일은 15일이다.
 
I사는 공지를 통해 “매출 부진으로 만기일 상환이 어렵다”며 “채권 만기를 1년 연장하거나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10일 열릴 간담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I사 프로젝트는 ‘연 10%+α’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6개월 만기 상품이다. 게임이 히트하면 최대 연 200% 수익이 가능하다. 게다가 I사 측이 원금 보장을 약속했다는 게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크라우드펀딩은 예금이 아니라 투자 상품이다. 원금 보장이 안 된다. 이 회사의 창업주는 지난해 11월 투자 모집 과정에서 와디즈 홈페이지 게시글을 통해 “6개월 만기 원금보장형 채권이므로 원금과 연이율 10%는 상환이 보장된다”고 밝혔다. 와디즈는 고객센터를 통해 “와디즈는 중개업자로서 투자자와 발행기업의 게시물을 임의 삭제할 권한이 없다. 향후에는 오해 소지 있는 문구 작성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프로젝트에 100만 원을 투자한 투자자 A 씨는 “원금보장을 강조해서 믿고 투자했는데 이제 와선 발행기업도, 와디즈도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환 문제로 투자자와 갈등을 빚은 채권형 크라우드펀딩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보그전시프로젝트 주식회사의 경우 전시회 손실로 만기(올 1월) 상환이 어렵게 되자, 10차례에 걸쳐 상환 예정일을 미뤘다.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국내 극장에서 재개봉한 벤자민크라우드펀딩은 애초 3월이던 상환일을 5월 말로 미룬 끝에 -23%의 수익률로 투자금을 돌려줬다. 실제로는 78%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투자금 모집 때 최악의 경우 손실률을 23%로 예시한 탓에 발행 기업이 손실분 55%를 물어냈다.
 
증권형(주식형+채권형) 크라우드펀딩은 금융당국이 ‘창업기업의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한다’며 활성화에 힘쓰는 금융 분야다. 2016년 1월 25일 시행 뒤 지난 2월까지 총 299개 기업(239건)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508억 원을 조달했다. 지난 4월부터는 일반투자자의 연간 투자 한도가 동일 기업 500만 원, 총 1000만 원으로 뛰었다.
 
문제는 크라우드펀딩 정책이 스타트업의 투자금 유치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정작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가 미비하다는 점이다. 그나마 지난 5일 발표한 제도 개선방안에 투자자 보호 장치를 추가했지만 미흡하다는 평가다. 투자 적합성 테스트를 도입해 불합격하면 투자를 제한하고, 최소 청약 기간(10일)을 도입한 정도다.
 
강영수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크라우드펀딩과 같은 신기술 금융산업의 경우 투자자를 보호한다며 지나치게 규제하면 유명무실해지고, 활성화를 한다고 규제를 느슨하게 하면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며 “양쪽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크라우드펀딩에 원금보장이란 건 없다”며 “불법 영업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과 긴밀히 협력해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크라우드펀딩
대중(Crowd)으로부터 자금을 모아(Funding) 사업이나 아이디어에 투자하는 제도. 국내에서는 2016년 1월 시행됐다. ‘집단지성’을 통해 사업 계획을 검증하고 다수에 의한 십시일반(十匙一飯) 투자를 지향하는 증권형(주식형+채권형) 상품이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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