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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한 세계 반도체 대부 TSMC 회장 “중국 반도체 기술 10년 내 못 쫓아와”

장중머우 TSMC 회장이 6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만 반도체의 대부’로 불리는 그는 자서전을 집필하며 아내와 여행을 다니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앙포토]

장중머우 TSMC 회장이 6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대만 반도체의 대부’로 불리는 그는 자서전을 집필하며 아내와 여행을 다니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앙포토]

새로운 생각은 세상을 바꾼다. 반도체 업계도 마찬가지다. 6일 31년간의 회사 생활을 마치고 공식 퇴임한 장중머우(張忠謨·모리스 창·86) TSMC 회장의 실험은 반도체 업계의 지형도를 바꿨다. 그의 퇴임으로 정보기술(IT)업계 최고령 최고경영자(CEO) 기록도 사라지게 됐다.
 

‘대만 반도체 대부’ 장중머우
미 하버드대 졸업 후 MIT서 석사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부사장 지내

대만 정부 러브콜 받고 TSMC 설립
반도체 설계와 제조 분리 새 발상
애플·퀄컴 등 파트너로 끌어들여
위탁생산 글로벌 점유율 절반 넘어

TSMC는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수탁가공) 업체다. 파운드리 업체는 반도체 칩 설계를 하지 않고 생산만 한다. TSMC가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반도체 업체는 설계와 생산을 함께 했다. 반도체 전문가로 현장에서 25년을 일했던 그가 이런 고정 관념에 반기를 들었다.
 
TSMC가 생기며 반도체 생산의 새로운 장을 연 ‘파운드리’와 ‘팹리스’라는 개념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설비는 ‘팹(Fab)’으로 불린다. 팹리스는 대규모 반도체 제조 설비 없이 반도체칩을 설계만 하는 업체를 일컫는다. 설계와 생산의 이원화가 이뤄지며 공장 설비가 없어도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다면 반도체를 양산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TSMC가 파운드리 업계의 ‘큰 형님’으로 대우받는 이유다.
 
쿼츠는 “1000억 달러 규모의 팹리스 반도체 산업을 만들어냈다는 측면에서 장 회장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 만큼이나 대단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제조와 생산의 분리라는 혁신적인 발상을 할 수 있었던 건 그의 개인적 경험에서 기인한다.
 
그는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서 일할 때 많은 집적회로(IC) 설계자들이 자신의 사업을 하고 싶어했지만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반도체 생산 설비를 갖추기 어려워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모든 사람이 공장 설비를 갖추기 위해 자금 조달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 업체를 키워내며 ‘대만 반도체의 대부’로 불리는 그는 1931년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에서 태어났다. 국공내전의 여파로 가족과 함께 중국의 주요 도시를 전전하다 홍콩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49년 미국 하버드대에 입학하며 미국으로 건너간 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기계공학 석사, 스탠퍼드대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58년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사에서 일을 시작했다. 부사장까지 오르는 25년간 반도체 전문가로 잔뼈가 굵었다.
 
성공한 이민자로 미국에서 지내던 그는 85년 대만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첨단산업 육성에 나선 대만 정부의 러브콜에 응한 것이다. 대만으로 건너온 그는 공업기술연구원장을 맡은 뒤 대만의 반도체 산업 강화를 주도했다. 87년 마침내 자신의 숙원사업이었던 파운드리 회사를 세운다. 바로 TSMC다.
 
반도체 설계와 생산을 분리한 TSMC 모델은 대만의 현실을 직시한 제안이기도 했다. 그는 “대만의 상황에 비춰볼 때 미국이나 일본의 대규모 제조사와 비교해 집적 회로 설계에서 강점이 없고, 판매와 마케팅, 지적재산권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유일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 포인트는 파운드리 업체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 대만 정부의 지지 속에 그는 대만정부와 필립스 전자, 사모 투자자로부터 2억20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해 공장을 세웠다.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99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의 7%에 불과했던 팹리스 업체의 매출은 2015년 29%로 4배 가량 커졌다. 퀄컴과 미디어택 등 세계 굴지의 업체가 TSMC와 일하고 있다. 애플도 TSMC의 주요 고객이다. 2016년 기준 TSMC 매출의 17%를 애플이 차지할 정도다.
 
TSMC는
●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세계시장 점유율 50~60 %)
- 449개 고객사의 9275개 제품 생산
● 시가총액 1986억 달러
● 연 매출 321억 달러
● 연구개발(R&D) 투자액 27억 달러
● 순이익률 35.1 %
[자료 : 외신종합]  
이처럼 커지는 시장에서 TSMC 위상은 압도적이다.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50~60%를 차지하고 있다. 쿼츠에 따를면 TSMC는 449개 고객사의 9275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TSMC의 연 매출은 321억 달러로, 순이익률은 35.1%에 달한다.
 
94년 상장 이후 주가는 26배나 넘게 뛰었다. 시가총액은 1986억 달러(약 213조원)에 이른다. 애플에 아이폰 부품을 공급하며 대표적인 대만 기업으로 꼽히는 훙하이(鴻海) 정밀공업(폭스콘)의 시가총액(519억 달러·약 56조원)의 4배 수준이다.
 
파운드리 업계에서 TSMC가 차지한 독점적 위상으로 인해 팹리스 업계의 볼멘 소리도 이어지고 있지만 당분간 이 구조가 바뀌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장 회장은 이날 퇴임하면서 “10년 뒤에도 세계는 지금처럼 TSMC를 필요로 할 것”이라며 “향후 5년에서 10년간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발전해도 TSMC를 뛰어넘지 못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현재 TSMC와 중국 반도체 산업의 기술 격차가 5∼7년”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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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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