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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회담 깰 의도로 ‘리비아 모델’ 들먹였다 아예 밀려나”

지난 1일(현지시간)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백악관에 도착하는 모습을 창문으로 내다보고 있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

지난 1일(현지시간)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백악관에 도착하는 모습을 창문으로 내다보고 있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

 
6·12 북·미 정상회담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미국 정부 안팎에서 제한적이되 실질적인 성과에 주력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매파 중의 매파로 불려온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아예 회담 추진 절차에서 배제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CNN은 6일 국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볼턴 보좌관이 북핵 관련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것은 회담을 깰 의도였으며 이에 격분한 대통령과 국무부의 조치로 그가 현재 회담 절차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볼턴은 지난 1일(현지시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하는 자리에 보이지 않았다. 그가 백악관 건물 창문을 통해 김영철이 도착하는 것을 바라보는 모습만 외신 카메라에 포착된 바 있다.  
 
CNN에 따르면 문제가 된 볼턴의 발언은 북·미 회담이 한창 추진 단계이던 지난 4월29일 무렵 폭스뉴스 인터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볼턴은 “2003~2004년 리비아모델에 대해 많이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핵폐기 방법론을 본격 거론했다. 
 
나아가 그는 지난달 13일 ABC방송 인터뷰에선 “북한 핵무기를 폐기해 테네시주(州) 오크리지로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북한이 극도로 거부감을 갖는 카다피의 최후를 상기시킨 격이 됐고 김계관 북한 외무성 1부상이 “북·미 회담을 재고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빌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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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관리들은 볼턴의 이 같은 발언이 회담을 깰 의도였다고 파악한다고 CNN은 전했다. 볼턴은 북한이 부정적이고 극단적인 반응을 보일 것을 알았지만 회담 추진을 “난장판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도”로 일부러 리비아 모델을 꺼냈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볼턴은 북·미 대화가 궁극적으로 미국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그것이 “북한의 게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는지, 미국이 대화를 좌지우지할 능력이 없다고 봤는지는 관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것과는 다른 의도라는 해석이다. 트럼프와 펜스에겐 ‘김정은이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리비아 모델로 끝날 수 있다’는 경고 성격이 강했다. 실제로 백악관은 김계관 담화 이후엔 “리비아 모델이 아니라 트럼프 모델로 할 것”이라며 대북 달래기에 나선 바 있다.  
 
지난 4월 9일(현지시간) 존 볼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나란히 자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지난 4월 9일(현지시간) 존 볼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나란히 자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앞서 CNN은 전날 “볼턴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대북 접근법을 두고 백악관에서 한바탕 붙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폼페이오를 신뢰해서 그에게 대북 문제와 관련한 상당한 재량권을 줬지만 볼턴과는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어 볼턴이 아예 북·미 회담 절차에서 배제돼 있다는 보도까지 나온 것이다.
 
볼턴은 지난 2003년 북핵 6자회담 때도 미국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여했다가 중도에 배제된 바 있다. 당시 볼턴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으로서 회담에 참여했다. 그가 북한을 지옥이라고 칭하며 김정일에 대해 “폭군 같은 독재자”라고 원색적 비난을 하자 북한은 “그런 인간쓰레기에다 흡혈귀는 회담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고 반발했다.
 
볼턴은 김계관 담화 때도 자신의 리비아 발언을 철회하지 않으며 오히려 김계관을 “문제 있는 인간(problematic figure)”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후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대미 비난 담화 등으로 북·미 관계가 악화하고 회담 취소 사태까지 빚어지면서 더 이상 볼턴은 TV 인터뷰 등에도 나오지 않고 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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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