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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일본’의 망신…"고베제강 70년대부터 품질 데이터 조작"

 ‘제조업의 강국 일본’의 이미지를 땅에 떨어뜨린 고베제강(神戶製鋼) 품질 데이터 조작 사건의 파문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고베제강 홍보영상[사진=고베제강 홈페이지 캡쳐]

고베제강 홍보영상[사진=고베제강 홈페이지 캡쳐]

일본의 도쿄지검 특수부와 경시청이 5일 고베철강의 도쿄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면서다. 
 
지난해 10월 알루미늄과 구리 제품에서의 데이터 조작이 자체 조사결과 확인됐고, 이후 자동차 부품의 재료가 되는 금속 제품에서도 내열성과 강도 데이터 등의 조작이 추가로 드러났다. 
 
결국 올 4월 당시의 사장과 부사장 등 최고 경영진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당초 이 사건이 불거진 직후 일본 검찰은 “수사에 돌입할 경우 안전성 등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등 '2차 피해'의 우려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수사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문제의 제품들의 납품된 곳이 600곳을 넘고, 신칸센과 항공기 등에도 사용됐음이 확인되며 충격을 낳았다. 여기에 미국 법무부가 수사의 고삐를 죄는 등 국제 문제로 비화하면서 일본 검찰도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아사히 신문 보도에 따르면 고베제강의 2016년 매출액 1조6958억엔 중 해외를 상대로 올린 매출이 3분의 1에 달한다. 
제품은 미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사 등에도 판매됐다. 지난해 10월 중순 미 법무부는 미국의 고객들에게 판매된 제품 관련 정보를 고베제강에 요구하기도 했다. 
 
미국이 수사에 나선 마당에 일본 검찰이 뒷짐만 질 수는 없었다.  
일본 검찰 내부에선 “일본 기업의 신용과 일본 제품 전체에 대한 신뢰회복의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강제 수사가 불가피했다”는 말이 나온다.
부적절한 데이터 조작을 사죄한다는 내용을 담은 고베제강의 입장발표.[사진=고베제강 홈페이지 캡쳐]

부적절한 데이터 조작을 사죄한다는 내용을 담은 고베제강의 입장발표.[사진=고베제강 홈페이지 캡쳐]

 
6일자 산케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고베제강의 데이터 조작은 1970년대부터 이뤄졌다. 이 회사는 검사 데이터를 조작한 제품들을  ‘도쿠사이(特採)’라는 은어로 부르며 관리해왔다. 원래는 ‘특별채용’을 뜻하는 말이지만,이 회사에선 '고객의 동의 없이 검사 데이터를 조작한 제품을 합격품으로 출하하는 것'을 도쿠사이로 불렀다. 이런 행위를 '메이킹(making)'이라고 불렀다는 증언도 나왔다. 
 
도치기(栃木)현 모오카(真岡) 공장에서 반년에 한 번씩 열렸던 회의에선 회사 간부들이 도쿠사이 제품의 비율을 체크하기도 했다. 
 
또 일부 공장에선 데이터 조작 제품을 납품한 고객의 이름과 검사결과를 리스트로 만들어 관리하기도 했다. 제품 검사 결과가 공적인 규격이나 고객이 원하는 성능보다 떨어지더라도 과거의 기록들을 참고로 데이터를 조작했고, 이를 검사증명서에 기록했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또 다른 공장에선 검사 인원 부족을 이유로 실제로는 검사를 하지 않았으면서도 검사를 한 것처럼 위장해 데이터를 날조하기도 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될 수록 제조업 강국의 감춰진 이면이 더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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