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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싱가포르 갔을 때 평양 컨트롤타워는 최용해

지난 4월 평양 여명거리 준공식에 참석한 김정은과 최용해. [중앙포토]

지난 4월 평양 여명거리 준공식에 참석한 김정은과 최용해.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서 두 번째로 파워풀한 사람(second most powerful man in North Korea)”이라고 부른 이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김영철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 이름이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듯 잠시 머뭇거리다 이런 표현을 썼다. 트럼프 대통령에겐 김영철이 북한의 2인자처럼 느껴질 법도 하다. 김영철은 올해 1월부터 이어진 남북, 북ㆍ미 회담 국면에서 전면에 등장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4ㆍ27, 5ㆍ26 정상회담에 모두 배석한 이도,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백악관을 방문한 이도 김영철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가져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보여주고 있다. [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가져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보여주고 있다. [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트위터]

 
그러나 김정은 체제에서 실질적 2인자로 꼽을만한 인물은 따로 있다. 바로 북ㆍ미 회담 국면에선 한발 물러서 있는 최용해다. 수차례 해임과 좌천을 겪으며 ‘오뚝이’라는 별명도 얻었지만, 현재 그는 직책상 김정은 다음에 있다. 통일부 2018 북한 주요 인사 인물정보에 따르면 가진 직함만 8개다. 
 
특히 최용해는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 중앙군사위 위원, 당 중앙위 부위원장,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등 당ㆍ정ㆍ군 내 요직을 두루 꿰차고 있다. 북한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당 조직지도부장 역할까지 하는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조직지도부장은 권력기구를 사찰할 수 있는 자리다. 또한 최용해는 김일성과 가까웠던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이다. 북한은 김일성이 최현 등과 함께 항일 빨치산 운동을 주도했다며 체제의 정통성을 주장한다. 최용해는 빨치산 혈통 금수저인 셈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12일 오전 9시(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싱가포르에서 마주 앉는다. 일정상 11일부터 평양을 비울 것으로 보인다. 회담 진행에 따라선 그의 부재는 사흘 이상도 점쳐진다. 이 기간에 김정은의 공백을 대신할 인물은 최용해일 가능성이 높다. 그가 평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거라는 전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최용해는 김정은의 부재중 군과 당은 물론 치안 등 행정까지 도맡는 상징적 리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현재 북ㆍ미 지도자들이 정보라인 심복을 통해 하향식 협의를 하고 있기에 김영철이 도드라져 보이지만 감춰진 실세는 최용해”라며 “김정은이 부재중 내치를 최용해에게 일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지난 11일 김정은 당과 국가의 최고수위 추대 6돌 중앙보고대회에서 보고를 하고 있다. [노동신문]

최용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지난 11일 김정은 당과 국가의 최고수위 추대 6돌 중앙보고대회에서 보고를 하고 있다. [노동신문]

 
북한도 공식 매체들을 통해 최용해의 모습을 부각하고 있다.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4일 최룡해가 황해북도를 방문해 농장 및 식료공장 등을 둘러봤다는 소식을 전했다. 지난달 28일엔 자동차공장과 식료품 공장을 방문했다고도 보도했다. 최용해가 외교·안보 전선에선 잠잠한 대신 내치를 챙기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단 북한 체제 특성상 김정은 위원장이 최용해에게 부재중 모든 전권을 넘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연준 당 검열위원장 등 다른 심복들과 상호 견제를 하도록 시스템을 짜놓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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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