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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타봤습니다] K9, 3초 만에 차량의 완성도를 확인하다

기아자동차 신형 K9 5.0 GDI 퀀텀 전면. [사진 기아차]

기아자동차 신형 K9 5.0 GDI 퀀텀 전면. [사진 기아차]

 
‘기술을 넘어 감성으로(Technology to Emotion).’
기아차 대형 세단 K9의 개발 철학이다. 시승을 위해 운전석 문을 여는 순간부터 신형 K9 5.0 GDI 퀀텀 모델은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한다.
 
가죽 천연의 결이 살아있으면서도 부드러운 K9의 시트. [사진 기아차]

가죽 천연의 결이 살아있으면서도 부드러운 K9의 시트. [사진 기아차]

 
운전석에 앉으려고 좌석을 만지는 순간 촉감부터 달랐다. 평범한 차량용 의자는 오염·물기 방지 등을 위해 가죽을 광택 처리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다소 뻣뻣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다. K9 좌석은 가죽 천연의 결이 살아있으면서도 부드럽다. 가죽 자체가 좋거나 아니면 가죽 표면을 코팅할 때 섬세하게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색다른 착좌감을 느끼면서 고개를 들면 가죽 처리한 대시보드 상단에 바느질한 자국(스티치)이 눈에 들어온다. 수입차에서나 볼 수 있었던 섬세한 스티치다. 정교하게 일일이 손으로 박음질한 스티치가 세심하게 이어진 모습을 보면 K9이 플래그십(flagship·브랜드 최상위 세단)이라는 사실이 새삼 떠오른다.
 
K9은 가죽처리한 대시보드 상단에 바느질한 자국이 섬세하고 정교하다. [사진 기아차]

K9은 가죽처리한 대시보드 상단에 바느질한 자국이 섬세하고 정교하다. [사진 기아차]

 
양팔을 들어 운전대를 잡았다. 이번엔 손바닥에 닿는 감촉이 편안함을 준다. 손가락을 파지하자 운전대에 살짝 들어간 홈에 자연스럽게 걸린다. 움켜쥐는 동작을 고려해 운전대를 설계했기 때문이다.
 
사이드미러를 펼치면서 시선을 반대편으로 돌렸다. 센터페시아 정중앙서 스위스 시계 브랜드 '모리스 라크로와(Maurice Lacroix)'가 디자인한 시계가 눈에 들어온다. 로마자 숫자에 둘러싸인 동그란 시계가 은색 금속 마감재 사이에서 반짝인다. 은색 금속 소재를 적용한 손잡이·스위치 디자인과 통일감을 준다.
 
K9 센터페시아 정가운데 위치한 '모리스 라크로와'가 디자인한 시계. [사진 기아차]

K9 센터페시아 정가운데 위치한 '모리스 라크로와'가 디자인한 시계. [사진 기아차]

 
시야를 넓히면 대시보드·센터페시아에서 플라스틱으로 마감한 부위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가죽과 메탈, 아니면 고급스러운 나무 재질만 눈에 띈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켜기 전까지 3초 동안 K9의 개발 철학을 느꼈다면 과장일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The Devil is in the details)는 속담처럼 인테리어 완성도도 디테일에서 비롯한다.
 
시동 버튼을 누르는 순간 크래쉬패드(계기판 등이 붙어 있는 전방 선반 부분) 하단과 도어트림(문 안쪽 내장재) 하단, 스피커 그릴에서 은은한 빛이 흘러나온다. 글로벌 색상 컨설팅 기관인 팬톤색채연구소가 골랐다는 7가지 색상 중 하나다. 조도가 생각보다 강하진 않다. 운전자 시선을 빼앗지 않으려는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기아자동차 신형 K9 5.0 GDI 퀀텀. [사진 기아차]

기아자동차 신형 K9 5.0 GDI 퀀텀. [사진 기아차]

 
1일 차고지인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 비트360에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주산성까지 왕복 55km 구간을 달렸다. 가장 인상적인 건 역시 정숙성이다. 흡음 기술 덕분에 100km/h 이상 고속주행을 하더라도 소음이 50데시벨(db) 안팎이다. 주행 중인 차량이 가정집 수준으로 조용하다는 뜻이다.
충격흡수장치(서스펜션)는 렉서스의 대형 세단 LS시리즈보다 더 부드럽게 설정했다. 플래그십 세단을 주로 사장님들이 애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필연적인 선택이다. 다만 스티어링휠을 급히 돌리거나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는 다소 자세를 잡아주는 느낌이다.
 
승차감이 부드럽다고 주행 성능까지 부드러울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스티어링휠 양쪽에 장착한 기어 변속 패들(패들시프트)을 조작할 때마다 변속기가 빠르게 반응한다. 변속기 응답성은 웬만한 고성능 차량보다도 반 박자 빠르다. 차체 무게(2015㎏)를 고려하면 인상적인 응답성이다. K9 개발철학이 왜 ‘기술’을 강조했는지 알 수 있었다.
 
기아자동차 신형 K9 5.0 GDI 퀀텀. [사진 기아차]

기아자동차 신형 K9 5.0 GDI 퀀텀. [사진 기아차]

 
배기량(5038cc)만큼이나 가속력도 좋았다. 차체(512*191.5*149cm)가 큰 차량이라 추월할 때 다소 부담이 될법했는데, 강한 힘(425마력) 덕분에 부담이 없다. 추월을 위해서 순간 가속하면 단단하고 빠르게 차체가 뻗어 나가는 느낌이다. K9은 앞바퀴(24.5cm)보다 뒷바퀴(27.5cm)가 3cm 크다. 더 큰 뒷바퀴가 가속할 때 힘차게 밀어주고, 선회할 때 안정성을 높여준다.  
또 추월하기 위해 방향지시등을 켜면 옮기고자 하는 차선 후면 상황이 계기판에 나타난다. 계기판에서 보여주는 후측방 카메라의 시야각이 워낙 넓은 덕분에 굳이 사이드미러로 사각지대를 확인하지 않고도 차선을 바꿀 수 있다. 이런 기술을 적용한 건 K9이 세계 최초다.
 
물론 신나게 달리는 동안 노면의 충격은 운전자에게 거의 전달되지 않는다. 사무실에서 중역들이 흔히 사용하는 푹신한 의자에 앉아서 달리는 느낌이다. 스포츠모드로 행주산성 방향 편도 주행 시 연비는 8.1km/L였고, 에코모드로 차고지로 되돌아올 때 연비는 10.8km/L였다.  
고양=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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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