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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대입 개편 공론화의 함정

성시윤 교육팀장

성시윤 교육팀장

문재인 정부에서 많이 듣는 용어가 ‘공론화’다. 올 8월 나올 대입개편안 마련에도 적용 중이다.
 
‘특정 정책이 초래하는, 혹은 초래할 사회적 갈등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전문가·일반시민 등 다양한 의견을 민주적으로 수렴해 공론을 형성하는 것’. 지난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밝힌 공론화의 정의다.
 
이해관계자·전문가뿐 아니라 시민 의견도 경청한다는 점에서 공론화는 매우 ‘민주적’ 의견 수렴으로 인식된다. 피상적 태도를 묻는 여론조사와 달리 학습·토론 등에서 나타난 태도 변화까지 반영하는 장점도 있다.
 
공론화는 ‘정책 결정에 앞서 행하는 의견 수렴’이다. 하지만 공론화 결과물을 100% 그대로 정책 결정에 반영하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시민들이 결정했다’는 명분을 살릴 수 있으나 틀린 결정에 대해 시민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난달 31일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가 대입개편 공론화 범위를 발표했다. 대입전형 중 학생부종합전형·학생부교과전형·수능위주전형 간의 ‘적정’ 비율 제시도 포함됐다. 토론회, 시민참여형 조사 등을 거쳐 이들 전형 간의 ‘적정한’ 비율을 권고하겠다고 한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현재 고교 3학년이 치르는 2019학년도 대입에서 전국 4년제 대학의 전형별 평균 비중은 학생부종합전형이 24.9%, 학생부교과전형이 41.6%, 정시전형이 24%를 차지한다.
 
그런데 대학별로 들여다보면 천차만별이다.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신입생 전원을 뽑는 대학(포스텍)이 있는가 하면 이 전형으론 신입생 중 1.3%만 뽑는 곳도 있다. 정시전형에서 전체 신입생 중 74.8%를 뽑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신입생의 1.6%만 뽑는 곳도 있다.
 
이렇게 차이가 큰 이유는 대학마다 뽑고자 하는 인재, 대학이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고등교육법에서 개별 대학에 대학전형의 자율권을 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학마다 전형이 다르다 보니 학부모나 수험생에겐 대입전형이 매우 복잡하고 난해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대입 간소화’에 대한 지지 의견도 높다. 그렇다고 공론화 결과물이 그리스 신화 속의 ‘프로크루스테스 침대’가 돼선 안 된다. 프로크루스테스가 행인을 잡아 자기 침대에 눕히고, 침대보다 키가 크면 몸을 자르고, 작으면 늘렸다고 하는, 신화 속 침대 말이다.
 
대학에 관계없이 전형별 비중이 각각 몇%여야 한다고 일률적으로 기준을 정하는 게 과연 맞을까. 대입이 간소화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만큼 대학의 다양성은 줄어들고 경쟁력은 약해질 수 있다.
 
성시윤 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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