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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부장판사 41명, 김명수 사법부에 반기 들다

서울고법 부장판사들 사법부 수사의뢰 반대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들이 5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당시 청와대와 ‘재판 거래’를 하려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형사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결의했다. 법원 내에서 차관급 예우를 받는 고법 부장판사들이 소장 판사들의 신속한 수사 주장에 제동을 건 것이다. 전국 직급별 판사회의에서 수사 반대 입장을 내놓은 건 전날 서울고법 판사회의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서울고법 부장판사 회의에는 41명이 참석(서면 참석자 4명 포함)해 오후 4시부터 3시간여 진행됐다. 한 참석자는 “의결사항에 대한 이견이 없었다. 압도적인 숫자로 ‘고발은 안 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은 20년 이상 경력을 지닌 법관들이다. 이들의 의결사항은 총 세 가지다. 핵심은 “우리는 대법원장, 법원행정처, 전국법원장회의, 전국법관대표회의 등 사법행정을 담당하거나 자문하는 기구가 형사고발, 수사의뢰, 수사촉구 등을 할 경우 향후 관련 재판을 담당하게 될 법관에게 압박을 주거나 영향을 미침으로써 법관과 재판의 독립이 침해될 수 있음을 깊이 우려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 ▶사법부 신뢰 훼손에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특별조사단 조사 결과 존중과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내용도 의결했다.
 
형사조치 반대 이유에 대해 회의에 참석했던 한 고법 부장판사는 “고발은 처벌해 달라는 의사표시다. 대법원장이 형사고발하는 순간 판사의 중립성은 사라진다”고 말했다. 다른 고법 부장판사도 “영장 심사 단계에서부터 본 재판에 이르기까지 독립적일 수 없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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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의 의결을 계기로 사법부는 둘로 쪼개지는 모양새다. 젊은 판사들(단독·배석판사)은 대체로 검찰 수사를 통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반면 부장판사급 이상 법관들 태도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날도 서울·수원·부산·광주·울산·대전지법 등에서 열린 단독·배석판사 회의에선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인천지법 부장판사회의도 “수사의뢰 등 법이 정하는 바에 따른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회의는 의사정족수 미달로 입장문을 내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머릿수로 수사 촉구를 압박해 관철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그가 “여론 수렴 후 형사조치를 할지 결론을 내리겠다”고 했지만 형사조치를 놓고 두 개의 여론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어떤 결론을 내리든 후유증은 클 전망이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판사들이 대법원 판결도 못 믿겠다고 하고, 자체 조사 결과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작금의 현상은 사법의 비극이자 위기”라며 “혹여 국민들에게 정권 교체와 맞물려 재판까지 보복성으로 다 뒤엎으려 한다는 인상을 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일훈·문현경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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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