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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공채는 체력 … 체대 입시 과외 받고 금지약물 도핑도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지난 3월 시작된 광주지방경찰청의 올 상반기 경찰(순경) 채용시험의 체력검사 도핑 테스트에서 부정행위자가 나왔다. 2015년 경찰 채용시험에 도핑테스트가 도입된 이후 첫 사례다. 응시자 A씨(26)의 소변에서 금지약물인 ‘메틸헥산아민’ 성분이 검출됐다. 운동 능력을 높이는 흥분제로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금지하는 약물이다.
 
A씨는 건강관리를 위해 평소 먹는 약에서 해당 성분이 나왔을 가능성을 주장했다. 의사들로 꾸려진 치료목적사용면책위원회의 판단은 달랐다. A씨가 먹는 약과 연관성이 없다고 봤다. 5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필기시험에 이어 체력검사까지 통과한 A씨는 부정행위자로 간주돼 최근 불합격 처리됐다.
 
취업난 속에 경찰공무원 응시자가 몰리는 가운데 체력검사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사상 처음으로 금지약물 복용 응시자까지 나오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자 경찰도 채용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순경 채용시험은 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필기시험, 신체·적성·체력 검사, 응시자격 등 심사, 면접시험 순으로 4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일반 행정직 공무원과 달리 체력 검사까지 준비해야 하지만 올 상반기 전국 일반순경 채용에 남자의 경우 1299명을 뽑는 데 3만9326명(경쟁률 30대 1), 여자의 경우 230명 채용에 1만3594명(59대 1)이 몰릴 만큼 치열하다. 광주 여경 채용 경쟁률은 116대 1로 전국 최고였다.
 
전형별 점수 비율은 필기시험 50%, 체력검사 25%, 면접시험 25% 등이다. 체력검사는 100m 달리기, 1000m 달리기, 윗몸일으키기, 악력, 팔굽혀펴기 등 5개 항목이다. 성과에 따라 항목별로 1점부터 10점까지 받는다. 한 항목이라도 1점을 받으면 불합격 처리된다. 체력검사는 필기시험 후 승부수를 띄워야 할 전형이라는 게 수험생들의 이야기다. 경찰 시험을 준비 중인 박모(29)씨는 “바늘구멍 같은 필기시험을 통과한 뒤 점수를 가늠할 수 없는 면접시험 전에 체력검사에서 최대한 점수를 확보하고 싶은 게 수험생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공부와 함께 짬짬이 운동하며 체력검사에 대비하는 경찰 수험생들은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체대 입시학원에 몰려가 ‘지옥훈련’을 받는다. 이 과정에 인대가 손상되는 등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 링거까지 맞아가며 훈련에 몰두하는 수험생도 있다. 학원들은 하루 몇 시간씩, 단 몇 주간 체력훈련을 도와주고 수십만원을 챙긴다. 상당수 학원이 체력검사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요령’을 가르친다. 측정 규정을 아슬아슬하게 통과할 수도 있지만 자칫 무효 처리 가능성도 있는 요령이다.  
 
경찰은 ‘요령’과 ‘부정행위’의 기준을 명확하게 가리려고 별도의 훈련까지 하며 체력검사 일정에 대비한다. 일부 지방경찰청은 ‘최신 부정행위 동작 적발’을 위한 예행연습까지 해본다고 한다.
 
실제 체력검사장은 말 그대로 전쟁터다. 부모나 연인·친구가 응원 오고 입시학원도 수강생 지도와 홍보를 위해 출동한다. 일부 수험생은 경쟁 상대인 다른 응시자에 대한 평가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예민한 모습도 보인다. 경찰처럼 체력검사가 필수인 소방공무원·해경 수험생의 체력검사장 모습도 마찬가지다.
 
도핑테스트는 체력검사가 끝나고 이뤄진다. 소변 시료를 채취해 공무원임용시험령상 금지되는 마약류나 흥분제 등 성분이 검출되는지 분석한다. 익명을 원한 순경 계급 경찰관은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되면 향후 5년간 공무원 시험을 치를 수 없다는 점을 알면서도 취업난 속에 절박한 심정으로 유혹에 흔들리는 수험생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도핑테스트는 현재 경찰·해경·소방·교정 등 채용 때 체력검사를 하는 일부 특수 공무원직에 한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인력 한계 등으로 전수검사가 아닌 일부 응시자에 대한 검사만 이뤄진다. 보통 대상자의 5~10% 수준이다. 경찰시험에서는 체력검사 통과자 가운데 5%가량 도핑테스트를 받는다. 논란이 된 올 상반기 광주경찰청에서는 32명 중 2명이 도핑테스트를 받았는데 한 명이 적발됐다. 전국적으로 금지약물 복용 사례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세종 조선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소방관 등에게 체력은 매우 중요하다”며 “기본 자질 확인 및 공무원 시험의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라도 도핑테스트 대상자 수를 지금보다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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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