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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90분’ 짧아진 북·미 판문점 접촉 … 백악관 “중대 진전”

북·미 정상회담 프레스센터가 마련된 싱가포르 F1 핏 빌딩 전경. 이 빌딩은 회담 개최지로 거론되는 샹그릴라 호텔과 약 4.7㎞ 떨어져 있다. [뉴시스]

북·미 정상회담 프레스센터가 마련된 싱가포르 F1 핏 빌딩 전경. 이 빌딩은 회담 개최지로 거론되는 샹그릴라 호텔과 약 4.7㎞ 떨어져 있다. [뉴시스]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일주일 앞두고 백악관이 ‘긍정’과 ‘진전’을 언급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DMZ에서 미 대표단이 북측 대표단과 외교 협상을 계속하고 있는데 긍정적 논의와 중대한 진전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기자들이 질문도 하기 전에 한 발표다.
 

간극 좁혀가는 성 김-최선희 라인
1·2차 협의 때까지만 해도 이견 커
트럼프, 친서 받은 뒤 협상 급진전
미 “후임 행정부가 못바꿀 조약 추진”
싱가포르 회담까진 기싸움 계속될 듯

샌더스 대변인의 발언은 성 김 주필리핀 미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5차 실무협상을 마친 뒤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북·미는 4일(한국시간) 판문점에서 다섯 번째 실무협상을 했다. 1~4차 협상이 통상 4~5시간 정도 이뤄진 데 비해 5차 협상은 약 90분 만에 끝났다.
 
양측은 지난 5월 27일과 30일에 만났고, 김영철 북한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현지시간 1일) 직후인 지난 2일부터 사흘 연속 만났다. 샌더스 대변인의 발언과 연관시켜 보면 협상의 속도가 빨라지고 시간이 짧아지는 것은 긍정적 신호로 볼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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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사와 최선희의 1·2차 협의에서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보여 주는 차원에서 일부 핵무기의 반출 등 되돌릴 수 없는 수준의 초기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북한은 핵무기가 반출될 경우 남북 간 군사력 균형이 깨진다며 8월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포커스프리덤 훈련(UFG)과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중단을 주장했다고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북·미는 비핵화를 전제로 북·미 외교관계 수립에 착수하고 대북제재 해제, 북한 비핵화를 담은 내용을 조약 형태로 서명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한다. 이후 실무협상에서 구체적인 부분에서 간극을 좁혀 나갔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친서를 통해 비핵화와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확인한 것이 실무협상을 급진전시키는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을 만난 뒤 통상 비핵화의 마지막 단계에서 대북 보상으로 거론됐던 종전선언 문제를 당장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하겠다고 공식화한 것은 북한이 원했던 체제 안전 보장 측면에서 일종의 성의 표시를 한 셈이다.
 
미 상원 외교위 소속 짐 리시 공화당 의원이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모두 북한과 이뤄낼 어떤 합의든 조약(treaty)의 형태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북한은 후임 행정부가 뒤집을 수 있는 행정 협정이나 약정이 아니라는 점을 믿을 수 있다”고 말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다만 분위기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싱가포르까지 가는 길은 아직 멀고 험하다는 게 외교가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을 만나 북한이 구체적인 CVID 달성 방법, 즉 트럼프식 해법에 동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김영철로부터 이를 전달받은 김정은은 아직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결정적인 합의는 북·미 정상회담 직전까지 이루지 못하고 양측이 기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트럼프식 해법의 핵심은 초기적재(front loaded) 방식으로, 과거 비핵화 프로세스가 ‘신고-검증-폐기’ 순서였다면 이번에는 북한의 핵 관련 신고 이후 바로 핵무기와 핵물질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신고-핵심 부분 폐기-검증-기타 부분 폐기’로 순서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가 판문점에서 트럼프식 해법을 놓고 일부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 북·미 정상회담 성공 여부는 두 정상이 만나봐야 알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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