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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채용 투명해진다 … 성별·학교 차별없게 ‘블라인드 평가’

은행권이 신입 직원을 채용할 때 임직원 추천을 받은 지원자를 우대하는 제도를 폐지한다. 채용 과정에서 대학을 차별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앞으로 은행원이 되기 위해선 자기소개서와 필기시험 성적이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은행연합회는 5일 이런 내용의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은행연합회는 회원사 의견 수렴과 내부 검토 과정을 거친 뒤 이달 중 이사회 의결로 모범규준을 확정하기로 했다.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을 비롯한 19개 은행은 연합회 모범규준을 은행 내규에 반영해 정규직 신입사원 공채에 적용할 계획이다.
 
모범규준안에 따르면 성별·연령·출신학교·출신지역에 따른 차별은 금지된다. 면접관이나 평가자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도 않는다. 대학 캠퍼스 안에 은행 점포가 있으면 해당 대학 추천자를 우대하는 관행도 사라진다.
 
국민은행의 경우 2015~2016년 채용 때 여성 지원자를 차별한 혐의(남녀고용평등법 위반)로 전직 담당 부행장이 구속기소됐다. 하나은행도 비슷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원자의 출신 대학을 5개 등급으로 구분해 점수를 차별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성상택 은행연합회 기획조사부 과장은 “앞으로 성별·출신학교 등에 상관없이 모든 지원자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된다”며 “이미 공공기관에서 실시 중인 블라인드 채용과 비슷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 은행의 판단으로 자격증 보유자나 어학시험 상위 득점자 등은 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고시’로 불리는 필기시험은 대폭 확대된다. 성 과장은 “필기시험은 선택사항이지만 채용의 공정성을 위해 대부분의 은행이 도입할 것”이라며 “시험의 형식과 난이도는 은행별로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 은행은 이미 올 상반기 공채부터 필기시험을 도입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28일 필기시험을 치렀고, 신한은행은 오는 9일 실시할 예정이다.
 
피해자 구제 방안도 모범규준안에 담겼다. 부정한 입사자는 채용을 취소하고, 최종 면접에서 부당하게 탈락한 피해자에게 입사 기회를 준다. 필기전형에서 탈락했다면 다음번 채용 과정에서 면접시험 응시 기회를 부여한다.  
 
부정합격자 발생에 따른 결원을 채우기 위해 예비합격자 명단도 관리한다.
 
특정 지역에 근무하는 지역인재 채용은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사전에 선발 기준을 정하고 채용 분야를 구분해 별도의 인원을 편성하는 경우다.
 
내부 통제는 강화된다. 감사 담당 부서가 참여해 채용 절차와 원칙을 지키는지 점검하고, 부정행위가 의심되는 경우 즉시 신고해 처리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된다.
 
채용 절차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가의 참여는 의무화된다.  
 
서류·필기·면접 전형 중 한 가지 이상에 외부 전문가를 평가자로 참여시키거나, 은행 내 채용자문위원회에 외부 전문가를 포함해야 한다.
 
채용 절차 모범규준은 보험·증권·신용카드 등 제2금융권에도 순차적으로 도입될 전망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일 생명·손해보험과 금융투자·여신금융·저축은행 등 6개 금융협회장과의 간담회에서 “금융권의 채용 관행은 달라진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기 위해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며 “다른 금융권에도 채용절차 모범규준이 확산하도록 관심과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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