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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꼬리 내렸던 두테르테, '수리온' 앉아 미사일 살펴본 이유는?

 가죽 재킷에 가죽 부츠 차림의 ‘터프가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방한 목적이 2박 3일 일정의 마지막 날인 5일 확인됐다. 국방부로 날아온 국산 헬기 ‘수리온’을 직접 둘러보면서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붉은 원)이 5일 국방부 연병장에 착륙한 수리온 헬기 조종석에 앉아 헬기와 관련된 질문을 하고 있다. 이철재 기자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붉은 원)이 5일 국방부 연병장에 착륙한 수리온 헬기 조종석에 앉아 헬기와 관련된 질문을 하고 있다. 이철재 기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30분쯤 국방부를 방문했다.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앞 연병장에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오전 9시 45분 수리온 헬기 1대가 미리 착륙해 기다리고 있었다. 주한미군 기지 헬기장도 아닌 국방부에, 그것도 훈련이 아닌 상황에서 연병장에 헬기가 등장한 건 이례적이다. 수리온의 긴급 공수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요청 때문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방한 전 ‘수리온 헬기를 직접 보고 싶다’고 했다"며 “수리온 점검이 두테르테 대통령 방한의 주요 목적 중 하나"라고 했다. 군 관계자도 “두테르테 대통령이 원할 경우 연병장에서 실제 수리온 가동을 할 준비까지 했다”며 “하지만 사전에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탑승 의사를 물었더니 ‘내가 나이가 들고 최근 헬기를 많이 타서 머리가 아프다’고 답한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5일 오전 연병장에 수리온 헬기를 착륙시켰다. 방한 중인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요청에 따른 조치다. 필리핀은 수리온 헬기의 수출 후보국가로 꼽힌다. 이철재 기자

국방부는 5일 오전 연병장에 수리온 헬기를 착륙시켰다. 방한 중인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요청에 따른 조치다. 필리핀은 수리온 헬기의 수출 후보국가로 꼽힌다. 이철재 기자

수리온 헬기를 본 두테르테 대통령은 곧바로 조종석에 올랐다. 전원 스위치도 직접 켰다고 한다. 
 
10분 가까이 조종석 앉아 수리온 헬기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 여러가지 질문을 했다. 설명은 베트남 출장 중인 송영무 국방장관을 대신해 서주석 차관이 맡았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입국장에 직접 영접을 나갔던 전제국 방위사업청장과 수리온 제조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김조원 사장도 참석했다.
 
특히 서 차관은 외부 일정을 수행하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바나나 등 필리핀 상품 전시관 방문 일정을 예정보다 일찍 마쳤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국방부로 복귀했다.
 
수리온 헬기 주변에는 헬기의 제원을 적은 상황판과 상륙·해경·의무·소방·산림·경찰 등 임무에 따라 개조된 헬기의 모형도 전시됐다. 수리온 헬기에 탑재할 수 있는 국산 무기도 함께 배치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특히 대함(對艦) 미사일 '해성'을 오랫동안 만져보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2500t급 경기함에서 함대함 미사일 해성-1을 발사하는 모습. [사진제공=해군]

2500t급 경기함에서 함대함 미사일 해성-1을 발사하는 모습. [사진제공=해군]

군 관계자는 "이날 전시된 탑재용 총기는 대터러 진압 등에 주로 사용되지만, 해성 미사일은 함대 등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라며 "현재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지역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즉각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초 전날 있었던 정상회담에서는 한ㆍ필리핀 간 방산협력 관련 논의가 주를 이룰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은 정상회담 공개 발언은 물론, 회담 뒤 공동 발표에서도 “양자 관계에 있어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서 논의했다”며 “정치 경제적 협력, 국방 및 안보, 교역 및 투자, 인프라, 정보 및 스마트기술, 농업, 국민 보호, 환경 보호 등을 포함한다”고만 밝혔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5일 국방부에서 수리온을 둘러본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철재 기자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5일 국방부에서 수리온을 둘러본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철재 기자

 
 그리고는 방한 마지막 날 국방부에 수리온 헬기를 불러줄 것을 요청한 뒤 수리온과 국산 무기를 직접 확인했다.
필리핀은 현재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지만, 1992년 미군이 철수한 이후 중국에 대해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독설가’로 불리는 두테르테 대통령마저 중국이 분쟁 지역에서 전투기 훈련을 실시한 상황에 대해서도 “중국이 주둔한 것은 아니지 않으냐”며 미온적 대처를 할 수밖에 없는 굴욕적 상황을 맞고 있다.
 
이 때문에 필리핀은 2013년부터 2027년까지 3단계 5개년 계획을 통해 국방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이미 한국에서 TA-50 경공격기 12대를 비롯해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 10억 달러에 달하는 무기를 구입했다. 이날 수리온 헬기를 둘러본 것도 수리온 수입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수리온(KUH-1) 항공기가 편대비행을 하고 있다. [뉴스1]

수리온(KUH-1) 항공기가 편대비행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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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는 2013년부터 수리온 수출을 위해 여러 나라와 협상을 벌여왔다. 필리핀 역시 주요 수출 후보지로 꼽혔다. 수리온은 1조3000억원을 투입해 2013년 완성한 최초의 국산 헬기다. 2015년 말 이뤄진 1차 체계 결빙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비행 안전성과 관련한 논란이 있었지만, 두테르테 대통령 방한 직전인 지난 1일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열린 감항인증 심의위원회에서 체계 결빙과 인증을 받은 상태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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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