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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대구 폭행 영상' 원본 보니…말다툼이 쌍방 폭행으로

지난 4월 10일 대구 동구 불로동 한 도로가에서 20~30대 청년들과 50대 남녀가 서로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TV 영상 캡쳐. [사진 대구경찰청]

지난 4월 10일 대구 동구 불로동 한 도로가에서 20~30대 청년들과 50대 남녀가 서로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TV 영상 캡쳐. [사진 대구경찰청]

 
대구에서 20~30대 청년들과 50대 남녀가 서로 폭행한 사건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1분 안팎으로 편집된 영상에 50대 남녀가 청년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담겨 있어서다. 
 
폭행을 당한 50대 남녀 측이 경찰의 은폐·축소 시도가 있었다는 주장까지 제기하면서 경찰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해당 사건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5일 오후 4시30분 현재 2만8500여 명이 참여했다.
 
5일 중앙일보는 편집된 영상 외에 폭행 사건의 시작부터 담긴 폐쇄회로TV(CCTV) 원본 영상을 확인했다. 원본 영상은 2종류로 각기 다른 방향을 비추고 있다. 첫 번째 영상은 청년들과 50대 남녀가 만나 말다툼을 벌이고 폭행을 시작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두 번째 영상은 양측이 폭행을 주고 받는 약 5분 동안의 과정이 녹화돼 있다. (※제보자의 동의를 구하지 못해 원본 동영상 게재는 못함)
 
사건은 지난 4월 10일 오후 10시33분쯤 대구 동구 불로동 한 노래방 앞에서 일어났다. 포르쉐 차량 한 대가 길가에 주차하자 한 청년이 차량 운전석 쪽으로 다가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운전자가 차량에서 내려 청년과 대화를 나눈다. 
지난 4월 10일 대구 동구 불로동 한 도로에서 20~30대 청년과 50대 남녀간 벌어진 폭행 사건이 담긴 폐쇄회로TV 영상 캡쳐. [사진 대구경찰청]

지난 4월 10일 대구 동구 불로동 한 도로에서 20~30대 청년과 50대 남녀간 벌어진 폭행 사건이 담긴 폐쇄회로TV 영상 캡쳐. [사진 대구경찰청]

 
그때 50대 남녀가 이들을 스쳐 지나간다. 그러면서 무언가 이야기를 주고받는 장면이 보인다. 길을 가던 50대 남녀는 방향을 돌려 청년들 쪽으로 다가오고 실랑이를 벌인다. 청년 2명 정도가 더 등장한다. 이들은 3분가량 말다툼을 벌이고 중간중간 서로의 몸을 밀치기도 한다. 차량 전조등을 비춘 데 대한 불만 표시가 싸움으로 번진 것이다.
 
그러다 약 3분 뒤인 10시36분쯤 50대 여성이 청년 한 명의 뺨을 때린다. 뺨을 맞은 청년은 즉시 여성의 몸을 밀어 넘어뜨린다. 주변 청년들이 그를 말리지만 이 장면을 지켜본 50대 남성이 달려들어 청년에게 주먹을 휘두른다. 이 장면까지가 첫 번째 CCTV 영상이다.
 
두 번째 CCTV 영상은 붉은 모자를 쓴 청년이 여성을 뒤로 밀어붙여 여성이 뒤로 넘어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청년은 넘어진 여성의 오른팔을 잡아 질질 끌고 가 길가에 눕힌다. 그 와중에 이 장면을 지켜본 누군가가 싸움을 말리려고 한다. 여성이 바닥에 누워 있는 동안 잠시 소강상태가 이어졌지만 1분쯤 뒤에 50대 남성이 다시 청년에게 주먹을 휘둘러 싸움이 이어진다. 
 
주변 사람들이 이들을 말려 잠시 싸움이 중단됐지만 누워 있던 여성이 일어나 휴대전화를 만지다 갑자기 청년 한 명의 뺨을 때린다. 뺨을 맞은 청년은 여성의 머리채를 잡아 넘어뜨렸고 다시 남성이 청년에게 주먹을 휘두른다. 이를 본 다른 청년이 남성을 때려눕히지만 이때까지 무차별 집단폭행은 일어나지 않았다.
 
50대 남녀가 바닥에 쓰러져 있는 동안 청년들은 주변을 서성인다. 주변 사람들이 50대 남녀를 일으켜 세우면서 진정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여성이 다시 청년의 뺨을 때린다. 뺨을 맞은 청년은 대응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다. 여성은 다시 바닥에 드러누웠고 화가 난 청년은 누워 있는 여성에게 무언가 말을 하고 자리를 떠난다. 이때 누워 있던 여성이 일어나 청년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 청년들이 다시 돌아와 여성의 목을 잡은 채 싸움을 벌인다. 그 상황에서 순찰차 한 대가 도착한다. 두 번째 영상은 여기까지다.
 
언론에 공개된 영상은 순찰차가 도착한 후다. 이 영상에서 청년들은 50대 남녀를 계속해서 밀어뜨리고 얼굴을 가격하는 등 무차별 폭행을 가한다. 한 청년은 이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한다. 여성의 두 손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장면도 보인다.
지난 4월 10일 대구 동구 불로동 한 길가에서 20~30대 청년들과 50대 남녀가 서로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TV 영상 캡쳐. [사진 영남일보]

지난 4월 10일 대구 동구 불로동 한 길가에서 20~30대 청년들과 50대 남녀가 서로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TV 영상 캡쳐. [사진 영남일보]

 
한편 경찰은 이날 해당 사건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폭행이 이어졌다'는 주장에 대해선 최초 출동한 경찰이 이들을 제지하는 증거 영상이 있다고 해명했다. '경찰이 CCTV 영상을 확보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선 '50대 여성의 딸이 4월 14일 CCTV 자료를 임의 제출했다'고 했다.
 
또 '양측에 같은 처분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청년들은 공동상해, 50대 남녀에 대해선 이보다 수위가 낮은 공동폭행 혐의를 적용했다'고 했다. '경찰이 언론에 알리지 말라고 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언론에 영상을 제보하겠다는 말에 상대방 얼굴 등이 있으니 신중하게 생각하라고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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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