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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연상, 남성이 연하 많은 콜라텍 세계

기자
정하임 사진 정하임
[더,오래] 정하임의 콜라텍 사용설명서(4)
엘리베이터 탑승을 기다리는 모습. [사진 정하임]

엘리베이터 탑승을 기다리는 모습. [사진 정하임]

 
콜라텍 황금시간. 엘리베이터 앞은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사람이 붐빈다. 한순간 우르르 몰려오는 모습이 마치 큰 세일을 앞둔 백화점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입장하는 사람들 같다.
 
성격이 급한 사람은 빨리 승차하려고 엘리베이터를 이쪽저쪽 번갈아 쳐다보며 움직임이 부산해진다. 콜라텍에 가면 낯선 사람을 처음 만나는 공간이 엘리베이터 앞이다.
 
한 평 정도의 엘리베이터 안에 목적지가 같은 낯선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적막감이 흐를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20여초 안에 다양한 풍경이 연출된다. 전생에 무슨 인연이 있었길래 지금 이 시각에 좁은 공간에서 서로 몸을 부비고  서 있는 것일까.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면서 탑승자들끼리 스캔이 시작된다. 성격이 활달하고 용감한 60대 남성 실버는 혼자 오는 여성 실버에게 눈빛을 보낸다. 인생의 행복은 ‘바로 지금 여기’라는 말이 있듯이 이 짧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한다. 그리고 거침없이 작업에 들어간다.
 
커플 없이 혼자 올라가는 여성에게 “혼자 오세요?” 하며 새끼손가락으로 짝이 있냐고 묻기도 하고 혹은 혼자냐는 뜻의 검지를 펴 보이기도 한다. “같이 추실래요?” 여성 실버는 상대가 마음에 들면 웃음을 보인다든지 말대꾸로 호감을 표현한다.
 
파트너 있는 여성에게 춤추자고 하는 건 결례 
엘리베이터를 타는 모습. [사진 정하임]

엘리베이터를 타는 모습. [사진 정하임]

 
파트너가 있는 사람에게 춤을 제안하는 일은 큰 결례이기에 남성 실버는 우선 혼자인지 아닌지를 순발력을 발휘해 판단해야 한다. 때로는 커플이지만 좀 거리를 두고 가다 보면 혼자로 착각해 팔을 잡아당기기도 하고 말을 걸기도 해 불편한 일이 벌어진다.
 
나는 사람들 얼굴을 바라보며 스캔한다. ‘저 아주머니는 예쁘네. 영계에 속하네’ ‘저 남자 실버는 머리 염색 좀 하면 좋을 텐데. 누가 손이나 잡아줄까?’ ‘얼굴은 나이에 비해 곱상한 편인데 어깨가 유난히 굽었어. 파트너까지 있는 게 대단해’ ‘저 아저씨는 옷의 컬러가 맞지 않네’ ‘파마한 엘비스 프레슬리 머리 같고 주홍색 바지에 백구두를 신었어. 옛날 영화에 나오는 패션이네’…. 나름으로 열심히 멋을 내고 오는 실버들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더 젊게 보이려 노력하는 태도가 보기 좋았다.
 
이 세계는 여자가 연상이고 남자가 연하인 커플이 많다. 그런 커플은 연상인 여자가 모성애 본능으로 남자를 챙겨준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여자실버가 급하게 핸드백을 열어 2000원을 남자 손에 쥐여주는 모습을 보았다. 이 커플도 여성이 연상인 커플이다. 남자의 자존심을 세워 주려고 입장료를 여자가 내지 않고 남자에게 건네준  것이다.
 
연상연하 커플 많은 콜라텍 세계 
어느 용감한 70대 여성은 거울을 보면서 화장을 고치고 진하게 립스틱을 바르기도 한다. [중앙포토]

어느 용감한 70대 여성은 거울을 보면서 화장을 고치고 진하게 립스틱을 바르기도 한다. [중앙포토]

 
70대의 어느 용감한 여성은 거울을 보면서 화장을 고치고 진하게 립스틱을 바른다. ‘여자는 나이가 70이 넘어도 여자구나.’ 자신의 얼굴에 관심을 가지고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번개같이 립스틱을 바르는 모습이 재밌다.
 
이곳에서 여자들은 춤을 추는 동안 립스틱이나 용돈을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아 브래지어 속이나 스타킹 속에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 화장실에서는 여성실버들이 화장을 고치고 립스틱을 바르고 갖은 멋을 낸다.
 
간혹 아주 무례한 사람도 있다. 좁은 공간에서 소리 내며 껌을 씹는 남성 실버와 여성 실버 그리고 아는 사람끼리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 사람 등 각양각색이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런저런 일이 벌어지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50대 초반의 여성 두 명이 부끄러운 듯이 조용히 구석에 서 있다. 마치 초등학교에 입학한 신입생 같다. 조금은 두려움이 있어 보이고 호기심에 찬 눈빛이 콜라텍에 처음 입문하는 것 같다. 콜라텍이 요즘 인기라고 하니 구경 온 모양새다. 새로운 얼굴이라 남성들의 시선을 끌 것이란 느낌이 든다.
 
정하임 서울시 초등학교 교감·콜라텍 코치 chi9909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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