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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8000만원으로 1명보다 2명 뽑는게 광주의 시대정신"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폐쇄된 군산 GM공장을 떠올렸습니다. 광주에 완성차공장 설립이 가시화된 것은 간절한 한국 젊은이들의 부름에 현대차가 응답한 것입니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4일 광주광역시 청사에서 광주 완성차공장 설립과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추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4일 광주광역시 청사에서 광주 완성차공장 설립과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추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윤장현(69) 광주광역시장은 현대차가 최근 광주 완성차공장 사업에 대한 참여 의향을 밝힌 것에 대해 “한국형 미래먹거리 모델의 첫 단추가 꿰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시장은 2014년 7월 취임 이후 젊은이들의 일자리 창출과 ‘친환경 자동차산업’에 공을 들여왔다.
 
광주 완성차 공장은 윤 시장이 추진해온 ‘광주형 일자리’의 첫 사례로 꼽힌다. 현대차가 지난 1일 광주시 측에 ‘완성차공장 사업 참여 의향서’를 내면서 일자리 창출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주 차공장은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이 합작으로 법인을 설립해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첫 케이스다. 투자가 현실화될 경우 2020∼2021년께 1만2000여개의 광주형 일자리가 탄생하게 된다. 윤 시장을 만나 현대차의 완성차공장 투자 유치 과정과 향후 자동차공장 조성 계획 등을 들어봤다.
지난 4일 광주 빛그린국가산업단지를 찾은 현대자동차 실무진들이 완성차 공장 부지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광주 빛그린국가산업단지를 찾은 현대자동차 실무진들이 완성차 공장 부지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형 일자리의 정확한 개념은.
“‘노·사·민·정’의 사회적 타협을 통해 근로자 연봉을 낮춤으로써 고용을 늘리는 정책이다. 예컨대 대기업 직원들의 평균 임금이 8000만 원대라면 4000만 원대의 일자리를 30%~40%가량 더 만들어 청년들에게 주겠다는 게 목표다. 광주에 완성차공장이 설립되면 현재 국내 완성차업체의 정규직 근로자 임금의 절반 수준인 4000여만 원에 차량 생산이 가능해진다.”
 
완성차공장 설립이 가시화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
“크고 작은 걸림돌이 있을 때마다 군산 GM공장을 떠올렸다. 지난 2월 공장 폐쇄 결정 며칠 후 군산을 홀로 찾았는데 참혹함 그 자체였다. 근로자들로 넘쳐났던 상가나 식당, 원룸촌 등이 활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20여 년 전 IMF(국제통화기금) 환란 당시 광주에서 기아차가 부도났을 때의 공포가 그대로 느껴졌다. 당시 시민들과 정·관계가 힘을 합쳐 2000여 명의 대량 실직사태의 충격을 최소화한 경험도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의지를 북돋웠다.”
 
현대 측과 투자 논의를 하는 상황에서 금호타이어의 해외매각 논란이 있었는데.
“혹시라도 극단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을까 밤잠을 설쳤다. 노·사·민·정의 대타협 아래 자동차공장을 유치한다면서 지역 사회 스스로 신뢰를 깨뜨려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노조원들과 최후 30시간을 남기고 막판 협상을 성사시킨 것도 절박함이 큰 역할을 했다. 향후 광주형 일자리가 제대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라도 노사의 상생과 협력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4일 광주광역시 청사에서 광주 완성차공장 설립과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추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4일 광주광역시 청사에서 광주 완성차공장 설립과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추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최근 현대차 관계자들이 빛그린산단을 방문한 것으로 아는데.
“현대차 실무자 9명이 지난 4일 빛그린산단을 찾아 현지 실사작업을 벌였다. 광주 완성차공장의 유력 후보지인 빛그린산단은 전체 면적 407만㎡(123만평) 중 1단계 사업부지 264만4000㎡(80만평)가 조성 중이다. 현재 65% 수준인 공정률을 최대한 끌어올림으로써 공장 설립이 가시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동안 광주 안팎에서는 “광주형 일자리는 실체가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시행 3년이 넘도록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지 않아서다. 그동안의 노력은 광주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토대를 구축한 기간으로 보면 된다. 히말라야를 등반하려면 반드시 베이스캠프부터 꾸려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완성차공장에 출연할 돈 문제나 노조 측과의 불협화음 등 지적도 나온다.
“IMF 당시 기아차가 회생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현재 추진 중인 완성차공장이나 광주형 일자리는 새로운 경제의 출발점으로 봐야 한다. 지자체와 기업체가 힘을 합쳐 만든 완성차공장은 미래형 4차산업의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정부의 예산지원이나 정치적인 논리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산업발전의 모델을 노·사·민·정의 상생에서 찾아야 한다. 5·18민주화운동으로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이뤘던 광주에서 새로운 경제민주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현대차 국내 공장 생산 차종 현황. 중앙포토

현대차 국내 공장 생산 차종 현황. 중앙포토

임금을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는 점에서 노조 측의 희생만을 강요한다는 말도 있다.
“합리적인 임금체계나 노동시간 조정은 시대정신이다. 기존의 자본력과 기술력 못지않게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적정 시간을 일하고 정당한 임금을 받는 젊은 일자리를 늘리자는 게 광주형 일자리의 목표다. 평균 임금이 다소 낮아지더라도 중앙 및 지방정부가 주거나 보육·의료복지를 확충한다면 삶의 수준은 떨어지지 않는다. 독일의 슈투트가르트나 미국의 디트로이트 등은 이를 잘 증명하는 도시다.”
 
임기 4년여 동안 유독 청년 사업을 많이 강조해왔는데.
“청년들이 취업할 일자리와 미래형 산업 없이는 광주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일자리가 없어 고향을 떠나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미래 먹거리산업의 기반을 닦아야 한다고 수없이 다짐했다. 지난 3월 청년들에게 4개월간의 단기 일자리를 제공하는 ‘드림사업’ 면접에 1000여 명이 몰렸다. 시청사 1층을 가득 메운 청년들의 사연을 직접 들으면서 젊은 일자리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이번 6·13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는데. 향후 계획은
“남은 임기 동안 현재의 ‘투자의향서’를 ‘투자협약’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임기가 끝난 후로는 광주 자동차산업과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역할을 하겠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지난 1일 윤장현 광주시장이 시청 브리핑룸에서 현대차가 보낸 사업 참여 의향서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윤장현 광주시장이 시청 브리핑룸에서 현대차가 보낸 사업 참여 의향서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 빛그린산단 위치도. 중앙포토

광주 빛그린산단 위치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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