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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구의장단 1000만원 긁은 '대궐집'…동료 식당이었다

[풀뿌리 가계부] 동료의원 식당서 1500만원 긁은 의회는?

-2014년 9월 18일 오후 9시 6분 대궐집 48만 6000원 '건설과 직원과의 간담회'
-2017년 2월 2일 동래삼계탕 29만 4000원 '민원 여권과 직원과의 간담회'
 
부산 동래구의회 의장단은 ‘대궐집’에서 3년 반동안 33회에 걸쳐 업무추진비 총 1064만 6000원을 썼다. ‘동래삼계탕’에서는 25회에 걸쳐 총 480만 4000원어치를 결제했다.  
 
대궐집은 당시 동래구의회 부의장이었던 백홍두 구의원이, 동래삼계탕은 현 사회도시위원장인 배종관 의원이 운영하는 식당이다. 배 의원의 경우 본인이 직접 결제한 적은 없다. 반면 백 의원은 부의장을 맡은 2년간 자신의 식당에서 의장단 업무추진비 카드를 17차례 590만 4000원어치 긁었다.
 
※디지털 스페셜 '탈탈 털어보자, 우리 동네 의회 살림' 에서 내가 사는 시·군·구 의회 씀씀이 내역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링크(https://news.joins.com/digitalspecial/298)를 클릭하거나, 주소창에 링크를 붙여넣어 주세요.
 
"우리가 남이가" 의원 식당에서 회식
기초의회 의장단이 자신이 경영하는 업소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금지 조항은 없다. 그러나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대통령령) 8조 1항은 “의원은 그 직위를 직접 이용하여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타인이 부당한 이익을 얻도록 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초의원은 내가 사는 곳의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정하는 이들이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이들의 살림과 씀씀이가 어떤지 잘 모른다. 그래서 중앙일보가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기초의회 226곳의 4년 치 가계부(예·결산서)를 들여다봤다. 출장비·옷값·배지값·의장협회비에 이은 다섯 번째는 의장단 업무추진비다.  
 
[풀뿌리 가계부] 시리즈
전국 기초의회 226곳에 2014년 7월1일부터 2017년 12월31일까지 의장단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정보공개청구했고, 그렇게 받은 37만2441건(3년 6개월 치)의 데이터를 상세 분석했다. 
 
 
골프복ㆍ면세품ㆍ화장품도 ‘의정활동’ 위해 구입
 
기초의회 의장단 업무추진비는 의회 공통경비와 별도로 의장ㆍ부의장ㆍ상임위원장만 쓸 수 있는 예산이다. 원래 ‘직무수행과 의정활동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가리킨다(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 행안부 규칙은 이재민 격려, 지역 홍보를 위한 기념품, 자치단체 체육선수에 대한 격려, 언론간담회, 각종 회의 후 식사 등을 그 예로 들었다. 하지만 실제 기초의회 의장단이 사용한 ‘업무추진비’의 범위는 이보다 훨씬 넓었다.
 
서울시 관악구의회 장현수 행정재경위원장은 2017년 8월 17일 SM면세점에서 업무추진비 카드로 20만9430원을 결제했다. 이 기간에는 의원 국외공무연수가 없었다. 장 의원은 해당 지출에 대해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공항에서 밥을 먹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당일 장 위원장은 인천공항 식당에서 업무추진비 4만4000원을 별도로 썼고, 결제한 면세점은 서울 중구에 있었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공항 내 식당에서 결제한 카드 영수증에 ‘면세점’이라고 찍히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경상북도 영주시의회 운영위원장·행정복지위원장·산업경제위원장은 2015년 12월 24일 골프의류 매장에서 각각 18만8000원, 34만원, 18만8000원을 업무추진비로 썼다. 취재 결과 의회사무국장 퇴직 선물을 사는 데 71만원6000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출은 1건이었지만 위원장 3명이 금액을 나눠 결제한 것이다.  

 
행안부 규칙에 따르면 의회 상근직원이 퇴직하면 의장단 업무추진비로 격려금품을 지급할 수 있다. 문제는 금액이다.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에 따르면 50만원 이상을 지출할 때는 지출품의서와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71만원 고액 지출을 3건으로 나눠 처리하면 이를 피할 수 있다. 영주시의회 담당자는 “우리가 잘못한 게 맞다”면서도 “직원이 퇴직하면 관행상 그렇게 해왔다”고 말했다.

 
부산광역시 북구의회의장단은 2014년 9월 1일 화장품 가게에서 업무추진비로 224만원을 결제했다. 의회 관계자는 “추석에 직원들 선물을 구입한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관내 식당이 어디? 모호한 공개 내역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모호하게 공개한 곳도 있다. 진주시의회는 업무추진비 사용 장소를 ‘관내 식당’이라고만 적었다. ‘관내 식당’에서 총 1884회에 걸쳐  2억5800만원을 지출했다. 식비로만 이 금액을 지출한 것이 맞는지 진주시의회에 다시 확인했다. 의회 담당자는 “의장단 업무추진비 중 식비로 총 2억5800만원이 지출된 게 맞다”며 “업무추진비 대부분이 식비로 쓰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업무추진비 사용 시간을 공개한 곳은 전체 226곳 의회 가운데 61곳 뿐이었다. 이들이 공개한 내역 중 밤 11시 이후 사용한 경우가 총 412건, 3616만원 어치였다. 업무추진비를 밤 11시 이후에 쓰는 것은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에 어긋난다. 그럼에도 의장·부의장·위원장이 실제 이 시간에 의정활동을 했다는 증빙은 첨부되지 않았다. 해당 시간에 지출한 곳의 상호는 ‘OO소주방’ ‘OO막창’ ‘OO참치’ ‘OO주먹구이’ 같은 곳들이었다.
 
- 2015년 5월 7일 AM 01:05 보물섬 3만9000원
- 2015년 5월 8일 PM 11:40 보물섬 4만3500원
 
김화덕 대구광역시 달서구의회 경제도시위원장의 2015년 업무추진비 카드 결제 내역 중 일부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데이터 중 가장 늦은 시간에 업무추진비를 쓴 경우다. 김 의원은 사용 목적을 ‘간담회 개최’라고 신고했다. 
 
심야에 ‘보물섬’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 김 의원은 통화에서 “전혀 기억에 나지 않는다”며 “선거운동 중이라 바쁘다”고 전화를 끊었다. 
 
낮은 공개율, 느슨한 규제
행정안전부는 기초의회 의장단 업무추진비 내역을 의회 홈페이지에 공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 하지만 실제 공개하고 있는 곳은 전국 226개 기초의회 중 112곳(49.6%)뿐이다. 지역별로는 경상북도와 전라남도 기초의회들의 공개율이 각각 13.1%, 13.7%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국민이라면 누구나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최대 20일의 시간이 걸린다. 중앙일보가 226곳 기초의회에 업무추진비 사용 상세 내역을 청구했지만, 전체의 70% 이상이 시간과 장소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비공개 의회들은 “우리 지역에 관련 조례가 없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까지 공개할 의무는 없다”고 답했다.
 
실제로 기초의회의 구체적 운영은 기초단체별 조례를 통해 이루어진다. 의회 업무추진비 사용 역시 마찬가지다. 의원의 업무추진비를 규제하는 조례를 기초의원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시 도봉구의회·강북구의회, 청주시의회, 광주광역시 남구의회 등은 의회 업무추진비 사용 및 공개에 대한 조례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외 대부분의 의회에는 아직 관련 조례가 없다.
 
관련 규제나 처벌 조항도 미비하다.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에는 “의원은 여비, 업무추진비 등을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돼있지만 강제성이 없다. 행안부의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도 사용 가능한 경우를 규정했을 뿐 사용 불가능한 시간·장소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있다. 행안부 담당자는 “주민 감시를 통해 지방의원 업무추진비 사용을 자체 정화하는 문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여운 데이터분석가 bae.yeowoon@joongang.co.kr
자료 조사=유채영 인턴
디자인=임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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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