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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휴식법’ 시행했지만 … 아직도 운전자 절반 “졸음운전”

 지난달 29일 오후 1시 30분쯤 영동고속도로 이목 졸음쉼터(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에서는 차량 30여 대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운전자들은 차 안에서 잠시 잠을 청하거나, 밖으로 나와 바람을 쐬기도 했다. 
 
 이곳 쉼터에는 드물게 음료수에 토스트 같은 간단한 요깃거리를 파는 푸드트럭도 영업 중이었다. 전국 고속도로에는 졸음쉼터가 220곳가량 있다. 그런데 쉼터를 이용 중인 차량 중 대형 화물차는 단 한 대에 불과했다. 쉼터 옆 고속도로에는 대형 화물차들이 쉴새 없이 지나가고 있었다.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 장안구의 이목 졸음쉼터. 대형 화물차는 한대 뿐이었다. [장진영 기자]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 장안구의 이목 졸음쉼터. 대형 화물차는 한대 뿐이었다. [장진영 기자]

 
 이목 졸음 쉼터에서 차로 한 시간 가량 떨어져 있는 경부고속도로 입장휴게소도 상황은 비슷했다. 전국 21개의 화물차 휴게소 중 한 곳으로 대형 화물차 150대가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지만, 빈자리가 많았다. 휴게소 2층에 마련된 화물차 운전자용 '무료 휴게텔'에서는 2~3명만이 샤워를 하고 있었다. 방이현 입장휴게소 소장은 "하루 평균 150명가량이 휴게텔을 이용한다"며 "주로 밤 시간대에 많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시 부근 입장휴게소에 있는 화물차 운전자용 무료 휴게텔 입구. [장진영 기자]

충남 천안시 부근 입장휴게소에 있는 화물차 운전자용 무료 휴게텔 입구. [장진영 기자]

 교통안전공단의 조사결과(2016년)에 따르면 고속도로에서 화물차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새벽 시간대(오전 4시~6시)와 점심 시간대(낮 12시~14시)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낮 시간대 졸음 쉼터나 휴게소를 이용하는 대형 화물차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이처럼 화물차 운전자가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않고 운행을 계속할 경우 '졸음운전'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졸음운전은 운전자 과실 사고 중에서도 특히 치사율이 높다.   
 
 4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13~2017년 고속도로에서 화물차 운전자 과실로 발생한 사고는 모두 4379건에 사망자는 539명(치사율 12.3%)이었다. 이 가운데 졸음운전은 1074건에 사망자 213명으로 치사율이 19.8%로 단연 높다. 같은 기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전체 사고의 치사율(10.4%)에 비하면 2배 가까운 수치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실제로 지난달 21일 경부고속도로 비룡분기점 부근에서는 50대 운전자가 몰던 화물차가 공사 현장에서 안전조치를 하던 도공 소속 순찰차를 들이받아 순찰대원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운전자는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해 10월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도 화물차 등 차량 3대가 추돌해 1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 역시 졸음운전이 원인이었다. 
 
지난해 10월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졸음운전 사고 현장.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졸음운전 사고 현장. [연합뉴스]

 하지만 화물차의 졸음운전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이 2015년 말에 실시한 ‘졸음운전’ 설문조사에서는 화물차 운전자의 51%가 "최근 일주일간 졸음운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화물차 운전자 9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약 70%가 "수면시간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지난해 화물차 운전자가 4시간 이상 연속으로 운전하면 최소 30분을 반드시 쉬도록 법을 개정해 시행에 들어갔다. 이를 위반한 운송사업자는 위반 횟수에 따라 사업 일부 정지 30일ㆍ60일ㆍ90일 또는 과징금 60만∼180만원의 행정처분을 받는다.
지난달 21일 경부고속도로 비룡분기점 부근에서 일어난 졸음운전 사고 현장. [사진 한국도로공사]

지난달 21일 경부고속도로 비룡분기점 부근에서 일어난 졸음운전 사고 현장. [사진 한국도로공사]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화물차 운전자는 "화물차 간에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한 데다 운송단가도 표준화돼있지 않아 어느 정도 수입을 올리기 위해서는 제대로 쉬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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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황배 남서울대 교수는 "휴게시설을 보다 확충하고 휴게시간 준수를 위해 화물차 운행기록계 제출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근본적으로는 공차운행을 줄이기 위한 화물 운송정보 공유체계를 갖추고, 표준운임제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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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