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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오타니, 하뉴보다 더 부러운 것

서승욱 일본지사장

서승욱 일본지사장

초등학교 4~5학년 때로 기억된다. 할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휴일마다 야구장에 갔다. 동대문의 ‘서울운동장 야구장’. 아침 8시부터 밤늦게까지 고교야구 네다섯 경기를 모두 봤다. 300원쯤이던 야구장 햄버거(햄 비슷한 것이 들어 있었다)와 당시 유명했던 음료 ‘삼강사와’로 세끼를 때웠다. 서울운동장은 연일 만원이었다. 매일 프로야구 스코어를 확인하며 일희일비하는 지금의 습관은 그 시절의 추억과 무관치 않으리라.
 
일본은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8월의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벌써 들썩댄다. ‘봄의 고시엔’(선발고교야구대회)과 함께 고교 선수들에겐 ‘꿈의 무대’다.
 
예선도 시작하기 전이지만 대회를 주최하는 아사히신문 사회면엔 ‘나와 고교야구’라는 명사들의 추억담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다. 인터뷰에 인색한 ‘일본 정치의 아이돌’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37) 자민당 의원도 지난달 30일자에 등장해 “고교 때 2루수와 부주장을 맡아 가나가와현 예선 8강에 진출했다. 시합을 치를수록 성장하는 게 고교야구의 매력”이라고 했다.
 
'100회 특별대회'로 편성된 올해 본선엔 56개교가 참가한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효고(兵庫)현 니시노미야(西宮)시 고시엔 구장을 밟을 수 있는 학교는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 예선을 통과한 49개교(도쿄도·홋카이도만 2개) 뿐이다. 
 
6월 중순 시작되는 예선엔 4000개 안팎의 학교가 참가한다. 바늘구멍을 통과한 선수들에겐 본선 참가 자체가 영광이다. 시합에 진 뒤엔 눈물을 쏟으며 고향으로 가져갈 고시엔의 흙을 퍼담는다. 옛날의 서울운동장처럼 세월이 흘러도 고시엔은 여전히 만원이다. NHK가 모든 경기를 하루종일 생중계하고 나라 전체가 열풍에 휩싸인다. 세계적 스타가 된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도, 양키스의 기둥인 다나카 마사히로(田中将大)도 고시엔이 낳은 스타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건 없다. 아마추어 토대 없는 프로 스포츠는 모래 위의 성이다.
 
지난달 초 스웨덴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탁구 남북 단일팀도 화제였지만 기자가 시선을 빼앗긴 건 일본 대표팀의 운동복이었다. 선수들의 트레이닝복엔 그들을 후원하는 스폰서 기업의 로고가 6개 넘게 붙어 있었다. 일본 탁구의 성장 역시 하늘에서 떨어진 건 아니었다.
 
하뉴 유즈루(羽生結弦)와 아사다 마오(浅田真央) 없이도 피겨 경기장은 꽉꽉 들어찬다.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일본 선수들끼리의 대결에 수영·체조 경기장도 만원이다. 평창올림픽 폐막 4개월이 지났지만 여자 컬링·스케이트 선수들은 구름 팬을 몰고 다닌다. 텅 빈 경기장에서 고독과도 싸워야 하는 우리 선수들에겐 아마 꿈같은 얘기일 것이다.
 
서승욱 일본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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