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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1 야당 대표의 지원유세를 꺼리는 보수정치의 현실

6·13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원유세 중단을 선언한 것은 한국 보수정치의 참담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웃지 못할 코미디다. 홍 대표는 지방선거가 “‘문재인 대 홍준표’ 구도로 흐를 위험이 있다”고 이유를 대지만, 실상은 한국당 후보들이 홍 대표의 지원을 꺼리고 있어서라는 게 설득력 있게 들린다.
 
다른 곳은 말할 것도 없고 보수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영남권에서조차 ‘홍준표 패싱(배제)’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출마 때부터 홍 대표와 거리를 뒀던 김태호 경남도지사 후보는 그렇다 쳐도, 부산과 울산에서 서병수·김기현 시장 후보 역시 홍 대표의 지원유세 일정에 동행하지 않았다.
 
이는 홍 대표에 대한 유권자들의 거부반응 탓으로 보인다. 특히 홍 대표가 남북회담의 성과를 폄하하는 발언을 한 이후 여론이 급속히 안 좋아졌다. 실제로 부산에서는 홍 대표가 유세현장에서 마이크를 잡을 때 지나던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며 항의하는 사례까지 빚어졌다. 경적 소동은 서울 강남에까지 번졌다. 이렇다 보니 오히려 여당에서 홍 대표의 지원유세를 독려하는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한다.
 
홍 대표는 후보들이 자신과 거리를 두려는 이유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사실 한국당에서 이런 현상이 처음이 아님은 홍 대표 자신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새누리당 시절인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최고 실세’ 최경환 의원이 대구·경북의 지원유세에 나섰지만 어느 후보도 그를 반기지 않았다. ‘진박(진짜 친박근혜) 후보 감별사’라며 공천을 좌지우지한 탓에 지역 여론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었다.  
 
홍 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홍 대표는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으로 보수 정치권이 궤멸될 위기에 대표가 됐지만 당을 개혁·쇄신하고 보수를 바로 세울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고 오직 자신의 정치 자산만 신경 쓰는 모습으로 비쳤다. 이번 선거에서도 잠재적으로 자신의 경쟁상대가 될 만한 후보들은 배제한다는 인상을 줬다. 그러면서 막말만 일삼고 대안 없는 비판만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제1 야당의 대표가 이래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수 없다. 보수정치의 재건을 위해 자신을 버린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홍 대표도 페이스북에 “선거만 이길 수 있다면 내가 무엇인들 못 하겠느냐”고 쓰지 않았는가. 오로지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야 보수가 살고, 보수가 살아야 정치가 살며, 정치가 살아야 한국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돼야 홍 대표한테도 다시 한번 기회가 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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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