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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연락사무소 17년째 … 이산가족 상봉 도울 것

페터 마우러 ICRC 회장이 4일 중앙일보와 만났다. ICRC는 평양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페터 마우러 ICRC 회장이 4일 중앙일보와 만났다. ICRC는 평양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인도주의 국제기구인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페터 마우러(62) 회장이 한국을 찾았다. 2013년 남북한을 동시 방문한 이후 처음이다. ICRC는 2002년 평양사무소를 설치한 후 계속 인도주의 사업을 펼쳐왔다. 대화 국면 속 대북 인도주의 사업의 변화, 그리고 급증하는 국제분쟁과 구호사업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이번 방한의 목적은?
“그간 한국 정부의 지원에 감사함을 표하고 남북한과 아시아 관련 사업 확대를 의논하는 것이 목적이다. 한국에 오기 전 중국에 사흘간 머물며 중국이 설립한 북한개발청 담당자와도 접촉했다. 서울에선 이틀 동안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총재와 이낙연 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그리고 ICRC를 지원해온 LG그룹 관계자를 만난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실종자 찾기는 ICRC 차원에서도 주요 과제다. ICRC는 이산가족의 심리상담과 실종자 찾기 분야에서 나름의 노하우가 있어 필요하면 언제라도 도울 수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 변화에 따라 대북 인도적 사업에서도 변화가 클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선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이미 보건·의료·식수·신체보호장구 지원과 지뢰 및 불발탄 제거 등 다양한 사업을 벌여왔다. 우선 북한의 인도주의적 지원 수요를 파악하고 어떤 사업이 필요한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새로운 것보다 기존에 해온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대북 지원 프로그램은 우리의 의지 때문이 아니라 프로그램 개발과 재정 여건의 제한 때문에 규모가 크지 않았다. 앞으로 확대되기를 희망한다.”
 
2013년 이후 북한을 방문하지 못했는데 방문 용의가 있나.
“나는 필요하면 언제라도 북한을 찾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원칙이다. 첫째, 제재 완화는 인도주의 활동 확대의 계기가 돼야 한다. 둘째, 제재 완화는 주민의 삶에 영향 끼치는 것부터 먼저 해야 한다. 셋째, 제재 해제 이후에는 중립적이고 비정치적인 기관이 대북 지원에 앞장서서 사업을 탄력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넷째, 북한 당국도 더욱 유연하게 나서야 한다. 앞으로 한반도에서 이런 일들이 가능해지기를 희망한다.”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재정도 많이 필요할 것이다. 이에 대처하는 전략은 무엇인가.
“실제로 인도주의적 지원 수요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재정 사이에 격차가 있다. 이를 줄이기 위해 우선 필요한 것이 인도적 사업의 기술적인 혁신이다. 새로운 재정 확보 방안을 찾는 일도 포함된다. 둘째가 자립 강조다. 요컨대 ‘물고기를 주는 대신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격언을 생각하면 된다. 자립 능력 강화는 공동체의 회생 능력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이는 북한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셋째는 유연성을 늘리는 일이다. 수요가 변화하면 지원도 거기에 맞춰야 한다. 대북 인도주의 지원도 여기에 맞출 것이다.”
 
최근 시리아 등에서 인도주의 활동을 펼치는 단체와 의료진이 공격을 받았다. 이에 대한 ICRC 차원의 대처는.
"분쟁지역 의료기관 요원 앰뷸런스 보호는 기관으로서 우리의 우선 안건이다. 이를 위해 무력분쟁 당사자에 국제인도법 준수를 촉구하고 당사자들과 대화를 추구하고 있다. 분쟁 지역에서 전투 요원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인도법 교육도 하고 있다. 의료요원을 대상으로 예방조치도 교육한다.” 
 
◆ICRC
1863년 스위스 사회사업가 앙리 뒤낭(1828~1910)이 설립한 중립적인 민간국제기구다. 분쟁지역의 포로·난민 보호 등이 주 업무다.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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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