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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중앙일보 <2018년 5월 9일 30면>
문재인 정부 1주년, 이젠 협치와 통합에 매진해야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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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내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80%를 웃돌 만큼 긍정적인 반응이 압도적이다. 얼마 전까지의 위기 상황을 떠올리면 한반도 긴장 완화와 북핵 해결의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만으로도 후한 평가를 받을 만하다. 4강 외교도 빠르게 복원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분야별 조사에선 대북정책(83%)과 외교(74%)가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내치에 대한 평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서민 생활이 좀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부터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 경제 분야에서 ‘잘했다’는 평가는 47%에 불과한데 취임 100일 조사 때의 54%보다 긍정 반응이 떨어졌다. ‘일자리 정부’답지 않게 고용 상황은 나빠졌고, 수출 증가세마저 꺾여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인위적으로라도 일자리를 만들고 이를 통해 소득을 늘려 가면 경기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소득 주도 성장론이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앞날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청와대와 여당은 일방독주식 국정 운영을 거듭하고 야당은 무조건적 반대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야당의 협력 없이는 법안 하나도 처리하기 힘든 여소야대 정국에서 여권의 협치 의지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집권 2년 차를 맞은 지금은 문재인 정부나 대한민국 미래에 더없이 중요한 때다. 한반도에 평화의 새 시대를 열고 현 정부의 개혁 과제에 동력을 만들자면 야당과의 소통이 절대적이다. 가치관과 정책이 다르다고 특정 정치 세력을 외면하고 배제해선 안 된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신을 찍지 않은 사람들까지 포함해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게 성공하는 정권의 길이다. 높은 지지율만 믿고 과속했던 정권은 예외 없이 ‘2년 차 징크스’로 고생했던 역사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한겨레 <2018년 5월 9일 27면> 
촛불 실천한 문재인 정부1년, 경제도 성과내길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문재인 정부가 10일 출범 1년을 맞는다. 문 대통령은 8일 국무회의에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자 추운 겨울을 촛불로 녹였던 국민의 여망을 받들어 쉼 없이 달려온 1년이었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5월9일 대선에서 승리한 문 대통령 앞에 놓인 시대적 과제는 촛불정신 실천이었다. 연인원 1600만명이 석달 동안 전국에서 들어올린 촛불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상징되는 적폐를 청산하고 나라를 바로 세울 것을 요구했다.
 
인수위도 없이 선거 다음날 출범한 새 정부는 국민의 명령을 저버리지 않았다. 국정농단 주범과 종범들을 구속했다. 군사이버사령부 댓글 조작, 문화계 블랙리스트,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등을 단죄해 ‘음습한 권력의 민낯’을 드러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의 정치공작과 이 전 대통령 개인 비리를 파헤쳐, 부정한 권력은 반드시 심판받는다는 역사적 교훈을 남겼다.
 
위기의 한반도를 평화의 발신지로 전환한 건 가장 큰 성과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독일 쾨르버재단 연설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추진 구상’(베를린 구상)을 밝힌 뒤, 북한의 6차 핵실험 등 위기를 넘기며 평창겨울올림픽을 평화의 동력으로 만들었다.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을 끌어냈고, 북-미 정상회담의 길을 열었다. 중재자를 넘어 한반도의 운명을 개척해온 지난 1년 성과에 관한 한, 칭찬에 인색할 이유가 없다.
 
국민 소통도 돋보인다. 5·18 유가족과 진심 어린 포옹을 하고 세월호 가족에게 공식 사과하는 모습은 피해 당사자는 물론이고 국민들에게도 치유와 위안이 됐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취임 1년을 맞는 문 대통령 지지율이 80%를 넘어 취임 초에 근접한 것은, 국민이 이런 성과에 공감한 결과로 해석된다.
 
미진한 부분도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 검찰개혁은 여전히 논란만 무성하고 성과는 불확실하다. 각 부처 장관에 대한 국민 지지도 대통령에 비하면 매우 낮다. 내각은 분발해야 한다.
 
가장 기대에 못 미친 분야는 경제일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을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파격적인 정책을 강력히 추진했다. 재계와 보수 언론의 거센 반발로 논란이 컸지만, 올바른 방향이다. 앞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이들 정책이 안착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일자리 정부’를 자임하며 지난 1년간 역량을 쏟아부었지만, 고용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통계 수치로만 보면 되레 악화했다. 경제 분야에 대한 국민 평가가 다른 분야에 비해 낮은 이유다. 괜찮은 일자리가 늘어나지 못하면 소득주도 성장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 있다. 좀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고 정책 추진의 고삐를 강하게 죄어야 한다.
 
논리 vs 논리
“빨간 불 켜진 고용·수출 … 아쉬운 경제 정책” vs “한반도 평화 새 시대 열어” 
<단계1> 공통 주제의 의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후 취임 1주년을 맞아 청와대 출입 기자들이 상주하는 춘추관을 깜짝 방문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후 취임 1주년을 맞아 청와대 출입 기자들이 상주하는 춘추관을 깜짝 방문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지난 5월 10일로 출범 1주년을 맞았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이끈 ‘촛불시위’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난 1년의 평가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 문 대통령 취임 초기의 높은 지지율에 육박하는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중앙일보와 한겨레의 평가는 총론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지만 각론에서는 사뭇 다르다.
 
중앙은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80%를 웃돌 만큼(한국갤럽) 긍정적인 반응이 압도적인데 ‘얼마 전까지의 위기 상황을 떠올리면 한반도 긴장 완화와 북핵 해결의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만으로도 후한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말한다. 한겨레 역시 여러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 80%를 넘어 취임 초에 근접한 것은 국민들이 새 정부의 국정 운영 성과에 공감한 결과로 해석된다는 입장이다.  
 
두 신문 모두 새 정부 출범 1년의 성과에 대해 한 목소리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그 근거에 있어서는 서로 다른 입장차를 드러낸다. 중앙은 4강 외교가 빠르게 복원되는 등 대북정책과 외교 부문에서의 성과가 긍정적 평가의 주된 요인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한겨레는 국정농단으로 상징되는 적폐를 청산하고 나라를 바로 세울 것을 요구하는 이른바 ‘촛불민심’을 실천한 것을 보다 큰 성과로 내세운다.
 
<단계2> 문제접근의 시각차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그동안 아쉬웠거나 미진한 점을 지적하는 데서는 중앙과 한겨레가 입장차가 더욱 확연하다. 중앙은 대북정책이나 외교에 비해 내치는 아쉽다고 평가한다. 서민 생활이 좀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경제 정책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경제 분야만큼은 취임 100일 여론조사보다 긍정 반응이 떨어졌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한다. ‘일자리 정부’ 답지 않게 고용 상황은 나빠졌고 수출 증가세마저 꺾여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다. 인위적으로라도 일자리를 만들고 이를 통해 소득을 늘려 가면 경제가 활성화할 것이라는 ‘소득 주도 성장론’이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반면 한겨레는 검·경수사권 조정, 검찰개혁 등이 논란만 무성하고 성과는 불확실하다는 점, 또 각 부처 장관에 대한 국민 지지가 대통령에 비해 매우 낮다는 점을 들어 내각의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한겨레 역시 경제 분야를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분야로 들고 있지만 중앙과는 달리 재계와 보수 언론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소득주도 성장 정책’은 일단 올바른 방향이라고 주장한다. 다만 앞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이들 정책이 안착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일자리 정부를 자임하며 지난 1년간 역량을 쏟아부었지만 고용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고 통계 수치로만 보면 되레 악화했다는 점에서는 중앙과 문제의식이 같다.
 
<단계3> 시각차가 나온 배경
 
중앙은 청와대와 여당은 일방독주식 국정 운영을 거듭하고 있고 야당은 무조건적 반대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을 앞으로 국정 운영의 가장 큰 걱정거리로 꼽고 있다. 특히 야당의 협력 없이는 법안 하나 처리하기 힘든 여소야대 정국에서 여권의 협치 의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한반도에 평화의 새 시대를 열고 현 정부의 개혁 과제에 동력을 만들자면 야당과의 소통이 절대적인데도 말이다. 가치관과 정책이 다르다고 특정 정치 세력을 외면하고 배재해선 안되고 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포함해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던 점을 상기시키면서 그게 성공하는 정권의 길이라고 강조한다. 높은 지지율만 믿고 과속했던 정권은 예외 없이 ‘2년차 징크스’로 고생했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한겨레는 문재인 정부 출범 1주년의 의미 중 ‘적폐 청산’ 작업을 가장 중요하게 강조한다. 국정 농단 주범과 종범들을 구속했으며 군사이버사령부 댓글 조작, 문화계 블랙리스트,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등을 단죄해 ‘음습한 권력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의 정치공작과 이 전 대통령 개인 비리를 파헤쳐 부정한 권력은 반드시 심판받는다는 역사적 교훈을 남겼다는 점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위기의 한반도를 평화의 발신지로 전환한 것이 한겨레가 보는 가장 큰 성과다.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을 끌어냈고, 북미 정상회담의 길을 열었으며 중재자를 넘어 한반도의 운명을 개척해온 지난 1년 성과에 관한 한 칭찬에 인색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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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