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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 아! 서든데스였다면 …

US여자오픈에서 4홀 연장 끝에 준우승을 차지한 김효주는 시즌 최고 성적을 거두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USA TODAY=연합뉴스]

US여자오픈에서 4홀 연장 끝에 준우승을 차지한 김효주는 시즌 최고 성적을 거두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USA TODAY=연합뉴스]

김효주(23)가 살아났다. 특히 마지막 4라운드에서 보여준 그의 샷은 완벽에 가까웠다. 드라이브샷은 안정된 편이었고, 아이언샷도 정교했다. 더구나 찬스 때마다 클러치 퍼트 능력이 돋보였다. 4라운드에서 그는 보기는 한 개도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냈다. 72개홀을 마쳤을 때 그의 스코어는 합계 11언더파. 3라운드 선두였던 에리야 주타누간(23)과 함께 공동선두였다.
 
4일 미국 앨라배마 주 버밍엄 인근에 자리 잡은 쇼울 크릭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여자오픈에선 김효주와 주타누간이 연장 4번째 홀까지는 명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마지막날 5타를 줄이면서 역전 우승을 노렸던 김효주는 연장 4번째 홀에서 통한의 보기를 범해 아깝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4라운드 전반 9홀을 마쳤을 때만 해도 김효주는 주타누간에 7타차로 뒤진 상태였다. 그러나 주타누간이 10번 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하면서 승부의 추는 요동치기 시작했다. 전반 9홀에서 버디 3개를 잡아낸 김효주는 후반 9홀에서도 버디 2개를 추가하며 착실하게 스코어를 줄였다. 반면 주타누간은 17,18번홀에서 잇따라 보기를 범하며 김효주에게 동타를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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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 첫번째 홀 경기. 김효주는 10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우승을 눈앞에 뒀다. 만약 US여자오픈 연장전이 일반 대회처럼 서든데스 방식이었다면 김효주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주최 측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미리 정해놓은 2개 홀(14,18번 홀)의 스코어를 합산한 뒤 그래도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서든데스 연장전을 펼치는 것으로 규정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김효주는 18번홀(파4)에서 연장 두번째 홀 경기를 벌여야 했다. 파세이브만 해도 우승할 수 있었지만 이 홀에서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2개 홀에서 각각 파세이브를 한 주타누간과 서든데스의 연장전까지 벌여야 했다.
 
김효주는 4라운드에서 한 개의 보기도 범하지 않는 완벽한 경기운영을 했지만 정작 연장전에선 보기 2개를 범했다. 반면 4라운드 막판 연속 보기를 하며 걷잡을 수 없이 흔들렸던 주타누간은 연장전 4개 홀을 모두 파로 막았다. 결국 우승에 대한 중압감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능력이 승부를 가른 셈이다. 주타누간은 2016년 브리티시 여자 오픈에 이어 메이저 대회 통산 2승을 거뒀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활짝 웃는 주타누간. [AFP=연합뉴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활짝 웃는 주타누간. [AFP=연합뉴스]

우승을 차지하진 못했지만 김효주의 표정은 밝았다. 김효주는 “준우승을 차지해서 행복하다. 역사에 남을 만한 날이었다”고 말했다.
 
19세였던 2014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이듬해인 2015년 LPGA투어에 데뷔한 김효주는 데뷔 첫 해 1승을 거두면서 미국 무대에서 활약을 예고했다. 그러나 2016년 1월 바하마 클래식에서 우승한 이후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1년에 25개 넘는 대회에 출전하는 강행군이 이어지면서 체력이 달린다는 지적을 받았다. 60㎏이 넘던 몸무게가 40㎏대로 빠지면서 장기인 아이언샷도 흔들렸다. 한 때 세계 4위까지 올랐던 랭킹은 67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김효주는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지난 겨울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육량을 불렸고, 체중도 60㎏대로 끌어올렸다. 아이언샷이 좋아지면서 마지막 날엔 정교한 퍼트 실력까지 되살아났다. 이날 김효주의 퍼트 수는 25개. 최종 라운드에 나선 63명 중 퍼트 수가 가장 적었다.
 
김효주는 지난해까지 뒷바라지를 맡았던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올시즌부터 홀로서기를 시도하고 있다. 언니와 함께 투어 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PGA투어 안병훈도 연장전 끝 준우승= 안병훈(27)은 이날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합계 15언더파로 브라이슨 디솀보(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2차 연장 끝에 준우승했다. 탁구 스타 안재형-자오즈민의 아들인 안병훈은 2016년 PGA 투어에 뛰어들었지만 우승 경력은 없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공동 23위(9언더파)에 올랐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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