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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프리즘] 미리 준비하는 유언, 어떤 방법이 좋을까

VVIPB 이재철의 부자 따라잡기
유언장은 정확한 날짜와 주소, 이름을 쓰고 날인해야 효력이 있다. 유언자가 손으로 직접 쓰지 않고 구술했다면 증인이 필요하다. [일러스트 강일구]

유언장은 정확한 날짜와 주소, 이름을 쓰고 날인해야 효력이 있다. 유언자가 손으로 직접 쓰지 않고 구술했다면 증인이 필요하다. [일러스트 강일구]

사업을 정리한 후 노년을 편안하게 보내려고 배우자와 함께 시니어타운에 입주한 A씨는 요즘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도 만나고 시니어타운에서 만난 몇몇 사람과 부부 동반 여행 계획을 짜다 보면 하루가 저물어 간다.  
 
이렇게 바쁜 가운데에서도 A씨는 마음 한쪽에 무거운 짐이 하나 들어차 있어 필자와 상담을 요청했다. 출가한 세 자녀와 배우자를 동반하지 않은 채 PB센터를 방문했다. 80대 초반인 A씨는 보유한 재산을 미리 자녀와 배우자한테 증여하지 못했다. A씨 명의로 된 조그만 상가와 아파트를 가지고 있고 은행에 넣어둔 금융자산도 일부 있다. A씨는 자신이 죽고 난 후에도 남은 배우자가 좀 더 편안하게 여생을 보내길 바란다. 이후 남은 재산을 세 자녀한테 물려주고 싶어 한다. 그래서 필자와 상담 후 재산을 정리할 가장 좋은 유언 방법을 선택해 준비하기로 했다.
 
유언은 민법에서 정한 엄격한 방식과 절차를 따르지 않으면 그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현재 유언의 방식으로 인정되고 있는 방법은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의 5가지로 한정돼 있다.  
 
유언은 유언자의 의지대로 상속 재산을 피상속인 간에 다툼이 없이 잘 정리가 되기를 바라는 의지 표명이다. 상속인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개인적인 채권이나 채무, 부동산 등의 권리관계를 상세하게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또한 예정 상속인이 생전에 미리 증여한 내용을 잘 파악하도록 해 사후에 상속인 간 유류분 다툼의 여지를 두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언장 종류별 특징

유언장 종류별 특징

5가지 유언방법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먼저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이다. 자필증서 유언은 유언자가 직접 유언할 내용을 작성하는 것이다. 유언 내용, 유언장을 작성한 연월일, 유언자의 주소, 유언자의 성명이 모두 포함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작성자의 날인이 돼야 한다. 유언장을 작성한 후에도 내용 수정이 가능하다. 유언장을 다시 작성하거나 기존 유언 내용을 수정한다면 유언자가 직접 쓰고 날인을 해야 한다. 본인이 직접 수정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간혹 컴퓨터로 출력한 유언 내용에 나머지 충족 요건(연월일과 유언자 주소, 성명)을 구비해 유언장으로써 효력이 있는지 검토해 달라는 고객이 있다. 이는 유언장으로써의 효력이 없다. 자필증서의 유언은 유언자 본인의 자필 수기로 작성돼야 하기 때문이다. 컴퓨터 워드, 복사한 사본 등은 정당한 유언장으로써 인정받을 수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자필 유언증서의 연월일은 이를 작성한 날로서 유언 능력의 유무를 판단하거나 다른 유언증서와 사이에 유언 성립의 선후를 결정하는 기준일이 된다. 작성일을 특정할 수 있게 기재해야 한다. 따라서 연월만 기재하고 일(날짜)의 기재가 없는 자필 유언증서는 그 작성일을 특정할 수 없어 효력이 없다고 판결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날인이나 인장은 본인의 것이면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인정이 된다.
 
녹음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유언의 취지와 내용, 그 성명과 녹음한 연월일을 구술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녹음에 참여한 증인도 그 유언의 정확함과 그 성명을 구술해 녹음해야 한다. 본인이 직접 작성한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 외에는 유언 성립 요건으로 증인이 요구된다. 민법에서 미성년자, 피성년후견인과 피한정후견인, 유언으로 이익을 받을 이해 상충관계에 있는 사람, 유언자의 배우자와 직계혈족은 증인으로서 인정을 받을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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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2명의 증인이 참여한 공증인의 면전에서 유언의 취지와 내용을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작성된다. 공증인이 이를 필기하고 낭독해 유언자와 증인이 그 유언의 정확함을 승인한 후 각자 서명 또는 기명 날인해야 한다.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작성 시 공증을 받았기 때문에 정당한 문서로 간주한다. 유언의 내용과 관련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입증이 쉽다. 다른 유언의 방법과 달리 유언의 검인 절차를 별도로 거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바로 효력이 발휘된다. 또한 공증인이 유언을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훼손과 멸실, 위변조의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필자의 성명을 기재한 증서를 엄봉날인(단단히 봉하고 도장을 찍음)하고 이를 2인 이상의 증인에게 직접 제출하는 방식으로 쓰인다. 자기의 유언임을 표시한 그 봉서 겉면에 제출한 연월일을 기재하고 유언자와 증인이 각자 서명 또는 기명 날인해야 한다. 기명 날인한 유언 봉서는 그 표면에 기재된 날로부터 5일 이내에 공증인 또는 법원 서기에게 제출해 그 봉인상에 확정일자 도장을 받아야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은 질병 같은 급박한 이유로 다른 유언의 방식이 어려울 경우 허용되는 것이다. 유언자가 2명 이상의 증인의 참여한다. 그중 1명에게 유언의 취지를 말로 전하고(구수) 그 내용을 전달받은 사람이 이를 적고 낭독해 유언자의 증인이 그 정확함을 승인하고 각자 서명 또는 기명 날인해야 한다. 이러한 방식의 유언은 그 증인 또는 이해관계인이 급박한 사유가 종료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법원에 그 검인을 신청해야 한다.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은 말처럼 간단하고 쉽지 않다. 엄격히 정하고 있는 기준에 맞지 않거나 법적인 흠결이 발견되면 유언장의 기능을 잃게 된다. 또한 유언장은 피상속인의 자산 정리 의지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상속인들 간 이해충돌로 그대로 실현될지를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금융사의 변호사와 세무사, PB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신탁계약에 의한 유언서를 작성하고 사후에 상속 집행까지 이어지는 생전유언신탁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유언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현실에서는 엄격하게 정해진 방식에 따라 유언장을 작성하기는 쉽지 않다.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 보고 다양한 방법 중 가장 효율적이고 적합한 방법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이재철 KEB하나은행 Club 1 PB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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