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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올인하는 삼성 … 인공지능 석학 ‘승·리 콤비’ 영입

삼성전자가 신성장 동력인 인공지능(AI) 역량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인 미국 프린스턴대 세바스찬 승(52) 교수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다니엘 리(49) 교수를 영입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1일 연구개발 조직인 삼성리서치(SR)에 부사장급으로 발령났고, 앞으로 인공지능 선행연구 역량 강화에 나선다.
 
승 교수와 리 교수는 1999년 인간의 뇌 신경 작용에서 영감을 얻어 인간의 지적 활동을 모방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세계 최초로 공동 개발했다. 승 교수는 뇌 신경 공학 기반 인공지능 분야에서 세계 최고 석학으로 손꼽힌다. 미국 하버드대 이론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벨연구소 연구원,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물리학과 교수 등을 역임했다. 승 교수는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전략 수립과 선행 연구 자문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는다.
 
AI 투자 속도 올리는 삼성전자

AI 투자 속도 올리는 삼성전자

인공지능 로보틱스 분야 권위자인 리 교수는 MIT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따고, 벨연구소를 거쳐 2001년부터 펜실베이니아대 전기공학과 교수로 재직해왔다. 인공지능 분야 학회인 신경정보처리시스템(NIPS)과 인공지능발전협회(AAAI) 의장이다. 리 교수는 삼성에서 차세대 기계학습 알고리즘과 로보틱스 관련 연구를 담당한다.
 
최근 삼성전자는 인공지능에 사실상 ‘올인’하고 있다. 인재 영입, 연구센터 확보, 스타트업 투자등 다각적인 방법을 통해서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1000명 이상의 인공지능 선행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600명, 해외에서 400명 정도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가정사업부문장)도 지난달 ‘삼성 홈 IoT&빅스비 미디어데이’에서 “1000명 이상 인공지능 전문 엔지니어를 확보해야 인공지능 발전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전문 인력이 많지 않아 얼마나 좋은 인력을 확보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승 교수와 리 교수 영입에 앞서 지난해 말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MS) 출신 머신러닝 전문가인 래리 헥 박사도 영입했다. 헥 박사는 현재 인공지능 분야 연구개발(R&D) 담당 전무로 재직 중이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 연구개발(R&D) 센터를 전 세계로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한국에 이어 1월 미국 실리콘밸리, 5월 영국 케임브리지·캐나다 토론토·러시아 모스크바에 인공지능센터를 신설했다. 지역마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곳이다. 향후 미국 동부 등 세계 곳곳에 지속해서 인공지능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 투자 행보도 빨라졌다. 지난달 영국 인공지능 기반 헬스케어 ‘바빌론’과 인공지능 의료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고, 인공지능 3D(차원) 아바타 기술을 보유한 미국 ‘룸.AI’에 300만 달러(약 32억원)를 투자했다. 4월엔 인공지능 음성인식 플랫폼인 이스라엘 ‘오디오버스트’, 인공지능 딥러닝 업체인 이스라엘 ‘알레그로’ 등에 투자했다.
 
그간엔 미국이나 이스라엘 업체에 관심을 쏟았다면 최근엔 유럽·캐나다 등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 투자에서 달라진 점이다. 연초 인공지능 기반 이미지·지도를 제작하는 스웨덴 ‘맵필러리’, 자율주행차 기술 업체인 헝가리 ‘AI 모티브’, 사물인터넷 업체인 벨기에 ‘센티안스’ 등에 투자 손길을 뻗었다.
 
삼성전자가 스타트업 투자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스타트업의 새로운 기술력은 물론 인재 확보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어서다. 김 사장도 “자체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제한적이어서 좋은 기술을 가진 회사들이 있다면 적극 살펴볼 계획”이라며 “상당히 많은 회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삼성전자의 광폭 행보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깔렸다. 지난 2월 출소 이후 이 부회장은 ‘삼성 창립 80주년’이나 ‘호암상 시상식’, 이사회 같은 중요한 행사에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출소후 첫 행보로 간 유럽·미주 출장에서 인공지능 관련 업체를 둘러봤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이 부회장 귀국 후 두 달간 삼성전자는 글로벌 인공지능센터 3곳 신설, 10여 곳의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 투자, 인재 영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스마트폰과 TV 시장 성장세가 꺾인 상황에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은 사활이 걸린 일”이라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미래 동력으로 정한 인공지능 투자가 더 속도를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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