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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공사 벌점 1점도 아파트 선분양 제한

지난해 9월 입주를 시작한 경기도 구리시 갈매지구 S아파트 주민들은 지난겨울 빨래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한파에 세탁실과 수도관이 툭하면 얼었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는 세탁실 결빙 등 피해 사례가 800여 건 접수됐다. 입주민 김준철씨는 “세탁기가 얼어 고장 나고 수도관이 동파하는 등 단지 내 대부분 집이 피해를 보았는데도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에야 단열 보수공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대형 건설사인 H사가 지은 경기도 김포 I아파트의 부실공사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있다. 청원에는 아파트 입주민의 절반인 600여 명이 참여했다. 이 아파트 단지는 4월 말 입주를 시작했다. 하지만 비가 내리면 지하 주차장 벽면에 결로현상이 생기고 천장에서 물이 샌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국토교통부 산하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쟁조정위)에 따르면 아파트 부실·하자를 심사해 달라는 신청이 지난해에만 4087건 접수됐다. 2016년(3880건)보다 5.3% 증가했다.
 
2011년 이후 아파트 부실공사의 책임을 가려 달라고 분쟁조정위에 접수된 신청 건수는 1만7000건이 넘는다. 이 중 공사에 하자가 있다고 판정된 것만 8500여 건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1511건이 하자 판정을 받았다.
 
주택 부실공사 논란이 끊이지 않자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부실공사를 한 건설업체는 착공 전에 입주자를 모집하는 선분양을 하지 못하도록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주택법 시행규칙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5일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부실공사로 2년 평균 벌점이 1점을 넘으면 선분양이 일부 제한된다. 평균 벌점은 한 건설사가 받은 벌점을 점검받은 모든 공사 현장 수로 나눈 값이다. 5곳 중 1곳에서 벌점 1점을 받으면 평균 벌점은 0.2점이 된다. 벌점은 인허가 기관 등에서 19개 항목을 평가해 1~3점을 매긴다. 콘크리트면에 균열이 발생했는데 보수·보강을 하지 않거나, 배수구 관리가 불량한 경우, 방수 불량으로 누수가 발생한 경우 1점을 부과한다. 사안이 중하면 2~3점을 매길 수 있다. 개정안에 따라 평균 벌점이 1~3점이면 골조공사를 3분의 1 마친 후에만 입주자를 모집할 수 있다. 평균 벌점이 10점 이상이면 100% 후분양제 적용을 받는다.
 
선분양을 못하면 건설사는 자체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사업을 계속하고 싶으면 부실 없이 주택을 잘 지으라는 경고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국토부 벌점조회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이후 건설 시공업체가 벌점을 받은 것은 819건이다. 웬만한 대형 건설사가 대부분 포함됐다. 본지 취재 결과 이 중 현재 평균 벌점이 1점 이상인 건설업체는 116곳이다.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업체에 대한 제재도 더욱 강화됐다. 기존에는 영업정지를 당하면 처분 기간과 무관하게 전체 층수의 50% 이상 골조공사가 완성된 후에 입주자를 모집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가 6개월 이상 영업정지를 받으면 공정률 100%가 된 이후에만 분양할 수 있다. 아파트를 다 짓고 품질이 확인된 후에 후분양으로 입주자를 모집하라는 얘기다.  
 
영업정지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일 때는 전체 골조공사 완료(공정률 70~80%) 후에만 입주자를 모집할 수 있다. 영업정지는 고의 또는 과실로 공사를 잘못해 입주민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안전점검과 품질검사를 하지 않은 경우에 내려진다. 과실로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5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기준 이하의 불량 자재를 사용해도 영업정지를 당할 수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기존에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업체 중 개정안이 시행되는 9월까지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지 2년이 지나지 않아 선분양 제한을 받을 수 있는 업체는 현재 45곳이다. 이번 개정안은 소급적용은 하지 않고 9월 14일 이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는 시행사와 실제 건설을 하는 시공사부터 적용된다.
 
하지만 주택업계에선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실공사를 제도적으로 막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이를 선분양과 연계하는 것은 억지”라며 “건설 현장이 많은 대형 건설사는 상대적으로 벌점 관리가 잘 돼 영향이 작을 수 있지만 중소 건설업체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윤·이상재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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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