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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에 모습 드러낸 가장 아름다운 ‘백제의 미소’

1907년 부여군 규암면에서 발견된 후 일본으로 건너갔던 백제 금동관음보살입상이 100년 만에 공개됐다. [사진 문화유산회복재단]

1907년 부여군 규암면에서 발견된 후 일본으로 건너갔던 백제 금동관음보살입상이 100년 만에 공개됐다. [사진 문화유산회복재단]

백제 7세기를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보살상’으로 불리는 금동관음보살입상이 100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문화유산회복재단(이사장 이상근)은 이 관음상을 소장해온 일본의 한 기업인이 지난해 12월 도쿄를 방문한 한국미술사학회 최응천 동국대 교수, 정은우 동아대 교수에게 불상을 공개했다고 4일 밝혔다.
 
정은우 교수가 불상을 실견한 뒤 쓴 의견서에 따르면 1907년 부여군 규암면에서 땅을 파다가 쇠솥이 발견됐다. 그 안에서 불상 두 구가 발견됐고, 곧 일제 헌병대에 의해 압수되었다고 한다. 발견된 금동보살입상 한 구는 1950년경 서울 국립박물관으로 귀속돼 현재 국보 293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번에 발견된 금동관음보살입상과 함께 발견됐던 국보 제293호 부여 규암리 금동관음보살입상. [사진 문화재청]

이번에 발견된 금동관음보살입상과 함께 발견됐던 국보 제293호 부여 규암리 금동관음보살입상. [사진 문화재청]

또 한 구는 1922년 대구의 일본인 의사 이치다 지로가 구입해 일본으로 건너가게 됐다. 이 보살상이 100년 만에 공개된 규암면 출토 금동관음보살입상이다.  
 
정 교수는 “부드럽게 늘어진 천의, 다리에 힘을 뺀 삼곡의 우아한 자세, 무엇보다도 미소를 머금은 자비로운 표정과 우아함은 비교할 대상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움의 정수를 보여 준다”고 평했다.  
 
1932년 일본학자 세키노 다다시가 펴낸 『조선미술사』에 실린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의 옛 흑백사진. [사진 문화유산회복재단]

1932년 일본학자 세키노 다다시가 펴낸 『조선미술사』에 실린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의 옛 흑백사진. [사진 문화유산회복재단]

이러한 특징 때문에 이 보살상은 사라진 지 100년이 지났고, 흑백 사진 한장만 남아 있었음에도 불교조각 개설서를 비롯한 전문서적에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재”로 언급됐다.  
 
최응천 동아대 교수는 "불상 앞가슴 부분이 옷에 두른 띠 장식(왼쪽)이 백제금동대향로의 장식무늬와 똑같다"고 분석했다. [사진 문화유산회복재단, 문화재청]

최응천 동아대 교수는 "불상 앞가슴 부분이 옷에 두른 띠 장식(왼쪽)이 백제금동대향로의 장식무늬와 똑같다"고 분석했다. [사진 문화유산회복재단, 문화재청]

최 교수는 불상 앞가슴 부분의 옷에 두른 띠 장식에서 구름 혹은 당초무늬가 연속해서 나타난 부분들이 보이는데, 이런 무늬는 백제금동대향로의 뚜껑과 받침대 사이에 있는 장식무늬와 똑같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규암리에서 발견된 백제 금동관음보살입상의 뒷면. [사진 문화유산회복재단]

규암리에서 발견된 백제 금동관음보살입상의 뒷면. [사진 문화유산회복재단]

또 불상 뒷면의 경우 다른 삼국시대 불상들은 대개 평면적이거나 거칠게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불상은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뒤태의 옷 주름 음영이나 몸체의 굴곡까지 세공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고 전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금동관음보살입상이 그동안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데는 이치다 지로의 유언이 바탕이 됐다.  
 
삼국시대의 금속 공예품, 도자기, 불상 등을 수집한 거물급 고미술 수장자였던 이치로는 한국전쟁 전에 많은 문화재를 대구에서 일본으로 가져갔다고 한다. 그는 생전 “소장한 모든 유물은 출품이나 매매가 가능하지만, 이 금동보살입상만은 안 된다”고 후손에게 유언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일본에 남아있는 한국의 불상 약 150여 구 가운데 국적 및 출토지, 이전 경위, 소장 내력이 정확하게 알려진 불상은 이 금동관음보살입상이 유일하다.  
 
이를 토대로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의 가치는 국보 금동반가사유상과 백제금동대향로의 전시 보험가액인 300억~500억 원대에 필적하는 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정 교수는 “현재 세월과 보관 장소 및 환경에 의한 부식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되도록 빠르게 환수해 보존 처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문화유산회복재단의 이상근 이사장은 “이번에 소장자가 고심 끝에 한국 학계에 공개한 만큼 불상이 돌아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마련된 셈”이라며 “재단에 관여하는 국회의원들, 불상 출토지인 충남도 등과 논의해 불상의 고국 귀환을 위한 협의체를 꾸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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