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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소득 감소에 ‘화들짝’…Q&A로 풀어본 최저임금 논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분배지표 악화에 놀란 청와대가 진화에 나섰지만 통계를 왜곡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만 더 커졌다. 인상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Q&A로 정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월 29일 오후 청와대 여민1관 소회의실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경제 관련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계소득 동향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5월 29일 오후 청와대 여민1관 소회의실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경제 관련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계소득 동향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왜 지금 최저임금이 논란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실제로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됐다. 역대 두 번째로 증가 폭이 컸다. 최저임금을 높여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리고, 소비를 확대하는 건 현 정부가 내세운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이다. 하지만 현장에선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저소득층이 오히려 노동시장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다 1분기 소득분배 지표가 나빠졌다는 통계청의 발표가 나오면서 애초에 방향 설정이 잘못됐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소득분배 얼마나 나빠졌나?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장 소득이 적은 계층인 1분위(소득 하위 20%) 가계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128만6700원이다. 지난해 1분기보다 8.0% 줄었는데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감소 폭이 가장 크다. 2분위(소득 하위 20∼40%)의 월평균 소득도 272만26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0% 줄었다. 반면 소득이 가장 많은 5분위(소득 상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9.3%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1000만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대표적 분배지표인 5분위 배율은 5.95배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5분위 평균소득을 1분위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클수록 소득분배가 균등하지 않다는 의미다.”  
 
이게 최저임금과 무슨 관련이 있나?
“지난해 4분기 가계동향조사 발표 때만 해도 최저임금 인상은 효과가 있는 듯 보였다. 1·2분위 모두 소득이 1년 전보다 늘었고, 7분기 연속 악화했던 5분위 배율도 개선됐다. 그러나 1분기 지표가 나오자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최저임금을 올렸으면 적어도 저소득층의 소득은 늘어야 한다. 그런데 도리어 줄고, 분배 격차까지 커진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어디선가 균열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29일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에서 “1분위 가구소득이 많이 감소한 것은 아픈 대목”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이것이 소득주도성장의 실패라거나 최저임금의 급격한 증가 때문이라는 진단은 성급하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임금 근로자 쪽의 임금이 크게 늘었고, 긍정적인 효과가 90%”라고 말했다.”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야당에선 ‘90%의 긍정적 효과는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는데?  
“홍장표 경제수석은 이에 대해 3일 “통계청 자료를 다시 분석해 보니 개인 근로소득이 하위 10%만 전년 동기 대비 1.8%포인트 하락했고 나머지 90%는 작년 대비 2.9%포인트에서 8.3%포인트 증가했다”고 말했다. 29일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근로자 가구에 한정해서 90%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거짓말이란 주장은 과하다. 다만 근로자 가구와 비근로자 가구를 분리해서 설명하는 게 타당한지는 따져볼 문제다.”
 
무슨 뜻인가?
“통계청 자료는 ‘근로자 가구’와 ‘비근로자 가구’를 합친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반면 대통령의 설명은 ‘근로자 가구’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근로자 가구는 가구주(실제로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가 정부·기업에서 월급을 받는 가구다. 비근로자 가구는 가구주가 자영업자거나 은퇴·실직 등으로 무직이 된 가구다. 즉 최저임금이 인상에 따라 기존에 일자리가 있는 사람의 소득만 늘었다는 의미다.”
 
일자리가 없는 사람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기존에 일자리가 있는 사람보단 시간제 근로를 하거나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에게 더 큰 부담을 준다. 그런데 청와대는 애초에 피해를 본 사람은 제외하고 이득을 본 사람만 따져 큰 피해가 없다고 설명한 셈이다. 그러면서 저소득층 중에 비근로자가 왜 증가했는지, 그들의 소득은 왜 줄었는지에 대해선 명확한 설명이 없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은 언급하지 않고, 통계를 너무 자의적으로 해석한다는 건 일리 있는 지적이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고용이 줄어드나?
“자연스러운 인상은 문제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급격히 올리면 비용을 아껴야 하는 영세업체, 자영업자는 고용을 줄이고, 신규 채용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인건비 비중이 높은 음식·숙박업 등이 큰 영향을 받는다. 실제로 음식·숙박업 취업자는 지난해 6월부터 11개월 연속 감소(전년 동기 대비)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국민소득 잠정치’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1.0% 증가했다. 하지만 음식·숙박업의 성장률이 ―2.8%로 고꾸라졌다. 2005년 1분기(―3.5%) 이후 13년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하는데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올 1분기에만 있었던 일이 아니다. “최저임금과는 무관하다”는 정부의 설명이 설득력을 얻기 힘든 이유다.”
 
최저임금 인상 폭은 어느 정도가 적정한가?
“최저임금제 무용론은 있어도 최저임금제를 쓰면서 동결하거나, 인상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 최저임금 인상과 급격한 인상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의미다. “그럼 올리지 말자는 것이냐”는 식의 감정적 대응은 생산적 논의에 도움이 안 된다. 전체 근로자 중 최저임금 적용 대상은 23% 정도지만 소득 하위 20% 이하 저소득층은 67%가 영향을 받는다. 선한 의도가 항상 선한 결과를 불러오는 건 아니다. 최저임금 역시 임금이 오르기 전에 아예 일자리에서 쫓겨나거나, 신규 유입이 어려워지는 부작용이 커지면 올리지 않은 것만 못하다는 게 다수의 의견이다. 본지가 지난 5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경제 전문가 40명은 지난 1년 간 가장 잘못된 경제 정책으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29%)을 꼽았다. 2019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6~8%가 적당하다는 평가가 가장 많았다. 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 평균 인상률(7.4%) 수준이다.”
5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최저임금 개악 저지 민주노총 수도권 총파업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향해 계란을 던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법 개정안의 즉각 폐기를 촉구하며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인 총파업 투쟁을 벌였다. [뉴스1]

5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최저임금 개악 저지 민주노총 수도권 총파업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향해 계란을 던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법 개정안의 즉각 폐기를 촉구하며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인 총파업 투쟁을 벌였다. [뉴스1]

 
내년 최저임금은 어떻게 되나?
“최저임금은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가 결정한다. 그러나 정기 상여금과 교통비·식사비 같은 매달 현금으로 지급되는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포함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통과된 데 반발해 노동계가 최임위 철수를 선언한 상태다. 최임위는 근로자 위원과 사용자 위원, 공익위원 각 9명씩 27명으로 꾸려진다. 각 진영에서 3분의 1 이상이 참석해야 회의를 열 수 있다. 노동계가 빠진 상태에서 최저임금을 논의하는 건 쉽지 않다. 최저임금 결정 시한은 다음 달 28일이다. 만약 최저임금 심의·의결이 아예 무산되면 2019년은 법정 최저임금이 없는 해가 될 수도 있다. 그나마 재직 근로자는 ‘근로 조건 저하 금지’ 원칙 때문에 최소한 동결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신규 근로자나 영세 자영업계는 얼마를 적용해도 처벌할 수 없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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