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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고래 뱃속에 비닐 80장···내일 플라스틱 없는 하루

 플라스틱 캔 포장재에 끼는 바람에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한 북미 민물거북(Terrapin). 2012년 7월에 촬영된 사진이다. [사진 그린피스]

플라스틱 캔 포장재에 끼는 바람에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한 북미 민물거북(Terrapin). 2012년 7월에 촬영된 사진이다. [사진 그린피스]

 작은 해마가 쓰레기 속 면봉을 잡고 있다. 사진작가 저스틴 호프만이 2016년 인도네시아 숨바와 섬 해안에서 스노클링을 하면서 촬영했다. [사진 저스틴 호프만]

작은 해마가 쓰레기 속 면봉을 잡고 있다. 사진작가 저스틴 호프만이 2016년 인도네시아 숨바와 섬 해안에서 스노클링을 하면서 촬영했다. [사진 저스틴 호프만]

플라스틱 쓰레기로 오염된 천혜의 산호섬 헨더슨 섬. [사진 제니퍼 샌더슨]

플라스틱 쓰레기로 오염된 천혜의 산호섬 헨더슨 섬. [사진 제니퍼 샌더슨]

지난달 28일 태국에서 구조된 돌고래는 4일 만에 폐사했다. 뱃속에서는 80장의 비닐봉지가 발견됐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28일 태국에서 구조된 돌고래는 4일 만에 폐사했다. 뱃속에서는 80장의 비닐봉지가 발견됐다. [EPA=연합뉴스]

"우리 행성은 지금 플라스틱 폐기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비닐봉지를 뒤집어쓴 황새, 면봉을 꼬리에 감은 해마,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키고 죽은 고래 사체, 식탁 안전을 위협하는 미세플라스틱….
플라스틱 오염이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전 세계가 문제의 심각성을 공감하고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1월 이집트 마르사 알람에 위치한 와디 엘 가말 국립공원 해안에 물고기들이 플라스틱 쓰레기 사이를 헤엄치고 있다. [그린피스]

지난 1월 이집트 마르사 알람에 위치한 와디 엘 가말 국립공원 해안에 물고기들이 플라스틱 쓰레기 사이를 헤엄치고 있다. [그린피스]

'환경의 날'인 5일. 유엔 환경계획(UNEP, UN Environment)은 올해 주제를 '플라스틱 오염 퇴치(Beat Plastic pollution)'로 정했고, 한국 정부도 '플라스틱 없는 하루'를 주제로 정했다. 환경의 날을 맞아 전 세계 플라스틱 오염 실태와 해결 노력에 대해 살펴본다.
 
플라스틱 오염: 생산량의 60%는 땅이나 바다로
아프리카 아이보리 코스트의 플라스틱 쓰레기 오염 현장 [EPA=연합뉴스]

아프리카 아이보리 코스트의 플라스틱 쓰레기 오염 현장 [EPA=연합뉴스]

지난달 28일 태국 해변에서 구조돼 치료를 받다 숨진 돌고래의 뱃속에서는 비닐봉지가 무려 80여장이나 나왔다. 전 세계 바다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여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유엔 환경계획은 환경의 날 특별 홈페이지에 플라스틱 오염의 실상을 소개했다.
연도별 전세계 플라스틱 생산량. 최근에는 연간 생산량이 4억t이 넘는다. (가로축은 100만t/년) [자료 유엔환경계획]

연도별 전세계 플라스틱 생산량. 최근에는 연간 생산량이 4억t이 넘는다. (가로축은 100만t/년) [자료 유엔환경계획]

전문가들에 따르면 195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83억t 이상의 플라스틱이 생산됐고, 이 중 75%인 약 63억t이 쓰레기 형태로 배출됐다.
쓰레기로 배출된 플라스틱의 79%, 즉 전체 생산량의 60%인 약 50억t은 매립장으로 가 땅속에 묻히거나, 해양 등 자연계로 배출됐다.
전 세계에서는 연간 5조(兆)장의 비닐봉지가 사용되고 있고, 전체 플라스틱의 9%만 재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9월 14일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오염의 심각성을 알리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그린피스]

지난해 9월 14일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오염의 심각성을 알리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그린피스]

 지난해 5월 플라스틱 쓰레기로 오염된 필리핀 마닐라 해안에서 한 소년이 수영하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사진 그린피스]

지난해 5월 플라스틱 쓰레기로 오염된 필리핀 마닐라 해안에서 한 소년이 수영하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사진 그린피스]

전 세계적으로 1분마다 100만개의 플라스틱 생수병이 판매되고 있고, 매년 100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들어가고 있다.
영국 정부의 과학청은 전 세계 바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2015년 5000만t에서 2025년에는 3배인 1억5000만t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육지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모여 만들어진 북태평양의 '거대 쓰레기 섬'은 면적이 한반도 7배에 이르는 155만㎢에 7만9000t의 쓰레기가 모여 있다. 1조8000억 개의 쓰레기 조각이 모여 섬을 이룬 것이다.
 
유엔 환경계획 홈페이지에는 영화 '터미네이터'에 출연했던 배우이자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플라스틱 숟가락을 부러뜨리고 대신 스테인리스 스푼을 자랑스럽게 내보이는 사진도 등장한다.
또 영국의 러브러브 필름은 유엔환경과 함께 플라스틱 오염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단편 애니메이션 “플라스틱병 섬(Bottle Island)”을 제작 공개했다.
 
한국도 심각한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국
압축해서 쌓아놓은 플라스틱 음료수병. 전 세계에서는 1분에 100만 개의 플라스틱 생수가 팔린다. [중앙포토]

압축해서 쌓아놓은 플라스틱 음료수병. 전 세계에서는 1분에 100만 개의 플라스틱 생수가 팔린다. [중앙포토]

2015년 기준으로 한국의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연간 132.7㎏으로 미국 93.8㎏이나 일본 65.8㎏보다 많다. 그만큼 많이 버린다는 얘기도 된다.
중앙일보가 환경부 폐기물 통계를 바탕으로 국내 플라스틱·합성수지 쓰레기 발생량을 재산정한 결과, 2016년 기준으로 하루 약 2만t, 연간 715만t으로 나왔다.
 
가정·상가에서 배출되는 것이 하루 5488t, 사업장의 생활계 폐기물 가운데 플라스틱류가 1784t, 건설폐기물에 포함된 것이 1420t, 사업장 산업폐기물 중 합성수지와 플라스틱이 1만894t이다.
이 가운데 매립되는 것이 5.1%, 소각되는 것이 33.9%, 재활용되는 것이 61%였다. 재활용되는 가운데서도 상당 부분은 태워서 에너지를 얻는 방법으로 재활용된다. 제대로 된 재활용이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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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6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재활용쓰레기 센터에 폐비닐이 수북히 쌓여 있다. [중앙포토]

지난 4월 6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재활용쓰레기 센터에 폐비닐이 수북히 쌓여 있다. [중앙포토]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녹색환경지원센터연합회(연합회장 최계운) 주최로 열린 환경의 날 기념 심포지엄 '순환사회 시대의 재활용'에서도 이 문제가 다뤄졌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생산-소비-폐기-재활용-생산 등 플라스틱 소비·재활용과 관련된 원이 닫혀야 한다"며 "재활용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시민들도 재활용품 분리 배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라스틱 재활용품의 테이프나 라벨 같은 이물질을 제거하고, 용기 내용물을 비우고, 오염물질을 세척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 안간힘
프랑스의 대형 할인점 매장. 프랑스에서는 2016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규제에 나섰다. [사진 유엔환경계획]

프랑스의 대형 할인점 매장. 프랑스에서는 2016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규제에 나섰다. [사진 유엔환경계획]

각국은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유럽연합(EU)은 대부분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기 위하는 제안을 내놓았다.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현행 30%에서 2030년까지 55%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네덜란드의 경우는 한국의 종량제와 비슷하게 재활용되지 않는 플라스틱을 버릴 때는 돈을 내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환경선진국인 북미 국가 중에서도 노르웨이에서는 '거꾸로 돈 주는 자판기(reverse vending machine)'가 있다. 재활용품을 모아들이기 위해 슈퍼마켓이나 학교, 공공장소 주변에 전국적인 병을 수집하는 자판기를 설치, 병을 넣으면 슈퍼마켓 바우처나 현금을 돌려준다. 덕분에 97%의 병이 재활용된다.
재활용품을 수집하기 위해 설치한 노르웨이의 '거꾸로 자판기' [사진 유엔환경계획]

재활용품을 수집하기 위해 설치한 노르웨이의 '거꾸로 자판기' [사진 유엔환경계획]

 
이탈리아에서는 아드리아 해(海)의 트레미티 섬(Isole Tremiti)을 '플라스틱 없는 섬'으로 지정, 지난달부터 이곳에서는 모든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을 금지했다. 위반 시에는 500유로(약 62만5000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아일랜드에서는 비닐봉지에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다. 아일랜드 시민들은 지구의 날(4월 22일) 하루 전인 지난 4월 21일 토요일 자발적으로 전국적인 "숍 앤 드롭(shop and drop)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쇼핑객들은 플라스틱 포장재를 벗겨 슈퍼마켓에 남겨 쌓아두는 행사였다. 이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불필요한 플라스틱을 없애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프랑스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금지 관련 법을 2016년 9월에 제정했다. 분해가 안 되는 플라스틱 컵·접시·포크·스푼·나이프 등을 2020년까지 4년에 걸쳐 퇴출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이미 2014년에 비닐 쇼핑백을 금지해 대부분의 가게에서는 종이나 재사용 가능한 봉투를 제공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 시의회는 내년 6월부터 식당·술집에서 일회용 빨대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영국과 스위스 일부 도시, 미국 뉴욕·샌프란시스코·시애틀 등지에서도 식당과 카페에서 플라스틱 빨대나 커피 스틱을 금지하는 방안이 검토되거나 추진되고 있다.
 
플라스틱 대체 제품 개발도 활발
농업폐기물에 버섯(곰팡이)를 길러 만든 완충재 마이코폼. [사진 유엔환경계획]

농업폐기물에 버섯(곰팡이)를 길러 만든 완충재 마이코폼. [사진 유엔환경계획]

세계 각국의 기업들은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도 열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곰팡이 완충재와 파인애플 모조 피혁 등이다.
 
식품이나 전자제품 완충재로 사용하는 발포 폴리스티렌(EPS) 대용품으로 에코베이티브(Ecovative)라는 회사가 만든 마이코폼(Mycofoam)이 있다. 모형 틀에 농업폐기물과 곰팡이 균사를 섞어 두면 곰팡이가 자라는데, 그 균사체를 말려서 포장재로 사용한다.
전통적인 EPS처럼 충격으로부터 물건을 보호하면서 고객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생분해성인 데다 폐기물로 만들었다는 장점도 있다. 델 컴퓨터 등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다. 
수숫가루로 만든 먹는 숟가락. [사진 유엔환경계획]

수숫가루로 만든 먹는 숟가락. [사진 유엔환경계획]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어내너스 애넘(Ananas Anam)'이 만든 피냐텍스(Piñatex)는 파인애플 잎으로 만든 친환경적이고 내구성 있는 가죽 대체품이다. 파인애플 농장에서는 많은 잎이 남게 되고, 다른 원료가 필요 없기 때문에 전체 공정은 지속 가능하다. 농가는 추가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다.
 
필리핀에서는 파인애플 수확 뒤에 버려진 잎을 모아서 섬유를 추출, 스페인에 있는 공장으로 보내 재료를 생산한다. 디자이너와 공장에서는 이를 활용해 신발과 가방, 소파 등을 만든다.
 
인도의 베이키스(Bakeys)라는 회사는 수숫가루로 먹을 수 있는 스푼 등을 보급하고 있다. 내구성도 있고, 먹기도 쉽다.
독일 ‘리프 리퍼블릭(Leaf Republic)’이란 회사는 전통적인 인도 접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포장재를 개발했다. 나뭇잎을 서로 꿰맨 뒤 압축하고 건조하는 과정을 거쳐 만든다.
 
서울 마포 '문화비축기지'에서 환경의 날 기념식
올해 환경의 날 포스터. 올해 주제는 '플라스틱 없는 하루'다. [자료 환경부]

올해 환경의 날 포스터. 올해 주제는 '플라스틱 없는 하루'다. [자료 환경부]

환경의 날은 오염과 개발로 훼손된 지구 생태계를 되돌아보고 해결 방안을 생각해보는 날이다.
유엔은 1973년부터 환경의 날을 기념해오고 있고, 한국도 96년부터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
 
지난 4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폐비닐 수거 거부 사태를 경험한 한국에서도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와 재활용이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는 올해 주제에 맞게 기념식을 5일 오후 2시 대표적인 도시재생공간인 서울 마포 문화비축기지에서 연다. 40여년간 석유비축기지로 일반인들 접근을 통제하던 곳을 재활용한 생태·문화공간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그간 환경보전에 공로가 큰 시민단체·기업·학교 등 사회 각 분야의 유공자 38명에게 정부 포상을 수여한다. 박경조 녹색연합 부설 녹색사회연구소 이사장과 김진홍 중앙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임종한 인하대 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가 훈장을 받는다.
 
행사장에서는 시민단체와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구성된 '플라스틱 줄이기 실천협의회' 발대식과 함께 다양한 부대 행사도 열린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친환경 화분 만들기 행사를 주관하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에코백 만들기를,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업사이클링 놀이터(컵홀더 만들기)를, 환경교육센터는 우유갑 동전 지갑 만들기 행사를 진행한다.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과 낙동강생물자원관 등 환경부 산하 생태탐방시설에서는 5일 하루 입장료를 50% 할인해준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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