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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생일 두 달 차이로 임금피크제 지원금 지급 거부는 부당"

고용노동부 건물 전경. [뉴스1]

고용노동부 건물 전경. [뉴스1]

 
A은행은 2005년 만 55세를 정점으로 임금을 줄여나가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당시 기준이 되는 ‘만 55세란 정확히 언제인가’를 두고 이 은행은 노사합의를 통해 통해 상반기 출생자는 55세가 되는 년도의 3월 1일부터, 하반기 출생자는 9월 1일부터 임금을 깎기 시작하는 걸로 정했다. 이렇게 따지면 3월ㆍ9월로부터 생일이 늦을수록 다소 손해인 셈이긴 하지만 근로자 측이 양보해 줬다.
 
하지만 직원들은 몇 달 빨리 임금감액이 시작되는 정도인 줄만 알았지 정부에서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에게 주는 지원금도 못 받는 것인 줄은 몰랐다. 1959년 5월생인 하모씨와 김모씨는 2014년 3월부터 임금감액 대상자가 됐다. 이에 노동청에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신청했는데 ‘대상자가 아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임금피크제 보전수당은 임금피크제로 깎인 임금의 일부를 지원해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 2005년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 함께 도입됐다. 처음에는 몇 살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든 상관 없이 지원금을 줬는데 2010년부터는 ‘50세 이후부터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3년 부터는 ‘55세 이후 임금을 줄이는 경우’로 조건이 좁아졌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 하씨와 김씨에게 지원금을 못 주겠다고 한 것은 이 고용보험법 시행령을 문자 그대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하씨와 김씨는 생일로 정확히 따지자면 55세 ‘이후’ 임금이 줄어든 게 아니라 55세 ‘이전’에 임금이 줄어들었다.
 
서울행정법원. [사진 다음 로드뷰]

서울행정법원. [사진 다음 로드뷰]

 
서울행정법원 11부(부장 박형순)는 지난달 18일 이런 노동청의 처분은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시행령을 문언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해 하씨와 김씨 같은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지원금 지원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것은 궁극적으로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임금피크제 지원금 제도의 취지나 목적에 맞지 않다”면서 노동청이 두 사람에게 지원금을 줄 것을 주문했다.  
 
재판부는 “하씨와 김씨는 만 55세가 되기 두달 전부터 임금이 감액됐다”면서 “이들처럼 만 55세 되기 전에 임금피크제 적용 받는 근로자들은 임금이 조기에 감액되는 불이익과 함께 임금피크제지원금 혜택까지 받지 못하게 되는 이중의 불이익을 받는다”고 봤다. 이런 이들에게 “해석을 달리 해 지원금 지급을 거절하는 것은 불이익을 오로지 근로자들에게만 전가하는 것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또 “(노동청의 논리대로라면) 기업 입장에서는 임금피크제 운영을 위해 개별 근로자별로 날짜를 각각 달리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는데 그러면 제도 운용을 위한 과도한 행정적 비용의 지출을 피할 수 없어 상당한 비효율이 초래된다”고도 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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