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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일부 대법관, 김명수에게 유감 표명 … 재판 거래 의혹에 불쾌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한 김명수 대법원장의 최근 언급을 두고 일부 대법관들이 유감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산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이 지난달 25일 이른바 ‘3차 조사결과’를 발표한 뒤 대법관들이 의견을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복수의 대법원 관계자는 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대법관 여러 명이 최근 김 대법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본인들의 판결이 ‘청와대 거래용’으로 조작된 것처럼 인식되게 하고 검찰 수사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지난 1일 대법관 여러 명과 비공식적인 만남을 갖고 대화를 나눴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이날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해 유감 표명과 반박성 기자회견을 하고 난 직후였다. 대법원장의 공식 일정이나 약속된 회의 자리는 아니었다고 한다. 
 
이들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최근 특별조사단이 발표한 ‘재판 거래 의혹’으로 옮겨갔다. 앞서 특조단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숙원사업이었던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박근혜 정부와 협상 전략을 모색하는 문건을 임종헌 전 차장 등의 컴퓨터에서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상고법원 입법 추진을 위한 BH 설득방안’과 ‘상고법원 관련 BH 대응 전략’ 등이다. 
 
이 문건에는 ▶KTX 승무원의 복직 불허 ▶전교조 시국선언 교사 벌금형 원심 확정 ▶키코 불공정 계약 사건 등 대법원 판결(15건)을 포함한 총 16건의 판결문이 적혀 있었다. 그중 6건은 대법관 전원이 참여해 판결한 전원합의체 사건이었다.
 
일부 대법관들은 김 대법원장에게 ‘양 전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의 개입으로 우리가 내린 이들 판결이 부당한 결론에 이르게 된 것처럼 알려지고 있어 불쾌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한다. 김 대법원장은 이같은 의견을 듣고 대법관들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특별한 의견은 내지 않았다고 한다. 박진웅 대법원 공보관은 “대법원장과 대법관의 비공식적인 만남이나 대화 내용은 구체적으로 파악해 알려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국 법원에선 ‘재판 거래 의혹’을 둘러싸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법원별·직급별 회의를 잇따라 열어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가정법원이 4일, 국민과 함께 하는 사법발전위원회가 5일, 전국법원장간담회가 7일, 전국법관대표회의가 11일로 예정돼있다. 전국 고등법원의 부장들도 회의를 열기 위한 의견을 수렴 중이다.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의 4일 회의와 7일의 전국법원장 간담회는 이번 사태가 검찰 수사로 가느냐, 내부 봉합 국면으로 가느냐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배석판사는 “재판 거래 의혹이 사실인지에 대해선 의문이 있지만 판사들의 판결을 이용해 청와대와 대화를 하려했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견해가 있다”고 말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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